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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시어터에서 본 장관 (2024.04.06) 유토피아 전시를 보고 나서 워커힐 호텔로 이동하려는데 워커힐 호텔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참 애매한 곳에 있으니 강변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전시를 보러 갑니다. 길을 헤매는 동안 이런저런 자동차를 구경하고 지하로 내려가 목적지인 빛의 시어터에 도착했습니다. 매표소에서 CJ ONE 앱에 있는 쿠폰을 꺼내 40% 할인받은 가격으로 입장권을 산 뒤 안으로. 오래전 워커힐 시어터가 있던 자리에 빛의 시어터가 만들어졌기에 워커힐 시어터를 기리는 전시물을 가볍게 보고 영상을 보러 가보죠. 입장권에 적힌 대로 구스타프 클림트와 그의 제자 에곤 쉴레를 비롯한 분리파 화가와 스페인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에 대한 영상 작품을 시간대별로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전시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지만 우연히 할인..
전국 (시내)버스 일주 여행 오래전부터 해야지 해야지 하고 준비를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못한 전국 시내버스 일주 여행. 처음 계획을 짜고 난 뒤 시간이 많이 지나면서 사라진 버스 노선도 많고 시내버스에서 마을버스로 바뀌어버린 노선도 많습니다. 그래서 최초에 계획했던 시내버스 여행을 철저하게 따를 수는 없는 상황. 그러니 계획을 조금씩 수정해가면서 시내버스만 타는 여행에서 시외버스 빼고 다 타는 여행으로 바꿔 버스 노선 하나 당 글 하나를 목표로 서울역을 출발해 끝을 모를 여행을 시작합니다. 지도에 긋는 버스 노선 중 몇 가지 노선은 번호를 매기지 않고 번외 카테고리에 여행기를 쓸건데요. 여행 일정 상 이용하지 못한 버스를 나중에 다시 타보거나 시외버스로밖에 가지 못하는 여행지를 방문하기 위해 시내버스 여행길에서 잠시 이탈할 때 번..
전국 시내버스 일주 여행 계획 인터넷에서 시내버스 여행에 대해 검색해보면 대부분 A지역에서 B지역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당일치기로 이동하는 글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여행을 즐기는 방식이야 다양하니 저런 여행도 존중해야겠지만 저는 단순히 버스를 타기만 하면서 하루를 쓰는 것에 대해 좀 회의적입니다. 그래서 당일치기 완주보다는 볼거리, 먹거리에 초점을 맞춘 전국 시내버스 일주 여행을 계획했었습니다. (버스를 탄 뒤에는 계획에서 노선을 지우고 있습니다.) 서울역을 출발해 전국 곳곳을 시내버스(와 농어촌버스)로 다니면서 한번 정류장에 내리면 일단 주변을 둘러보고 정 볼 게 없으면 편의점에서 커피라도 하나 사서 마시고 다음 버스로 갈아타 최종적으로 다시 출발지인 서울역에 도착하는 코스를 짜 봤는데요. 수도권 전철 여행이 마무리되는 대로 새로운 ..
6. 스나바에서 커피를 사고 쿠라요시로 톳토리시에 있는 카페 중에 스나바 커피라는 카페가 있는데 이 카페가 생기게 된 계기가 상당히 골 때립니다. 톳토리현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됐다는 것을 상징하는 소재가 바로 스타벅스였는데요. 톳토리현에는 스타벅스 지점이 하나도 없던 상황에서 바로 옆 동네 시마네현에 스타벅스가 들어서자 히라이 신지 현지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스타바(스타벅스)는 없어도 스나바(모래사장)은 있다'는 말을 남겼는데 이 말이 상당히 화제가 되면서 톳토리 현지 기업에서 아예 스나바 커피를 차린 것이죠. 스나바 커피가 문을 열고 나서 1년 뒤인 2015년에 마침내 톳토리현에도 스타벅스 매장이 문을 열면서 더 이상 위의 말장난을 쓰지 못하게 됐지만 아무튼 스나바 커피는 지금도 톳토리에서 장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에피소드를 알고..
5. 톳토리 사구에서 맞는 일출 다른 때보다 조금 여유 있게 일어나 토요코인 식당에서 주는 아침을 먹고 남들보다 조금 일찍 여행을 시작합니다. 톳토리를 대표하는 관광지는 단연 톳토리 사구인데 관광 루프 버스 기린사자(키린지시)도 톳토리 사구에 가지만 현재 시간은 아침 6시 50분. 관광 루프 버스가 움직이기엔 너무 이른 시간입니다. 그러니 다른 버스를 알아봐야겠죠. 사큐히가시구치(沙丘東口)로 가는 버스를 타고 사구까지 걸어가기로 합니다. 교통카드를 쓰지 못한다는 안내문을 확인하고 3번 승강장으로 이동해 7시에 출발하는 32번 버스에 탑니다. 톳토리역을 출발하고 20분쯤 지나 버스에서 내리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아직 해가 완전히 뜨지 않았네요. 지도를 따라 오르막길을 걸으니 모래의 미술관이 나오네요. 사구라는 이미지를 살려 모래로 온갖..
톳토리 마츠에 패스 톳토리 마츠에 패스는 산인 지방의 주요 도시인 톳토리, 요나고, 마츠에, 이즈모 등을 여행하는 외국인을 위해 만든 패스입니다. 처음 패스가 나왔을 때에는 팸플릿 형태로 나왔고 한국 여행사를 통해서만 판매가 됐는데 이런저런 개편을 거치면서 자동개찰기를 통과할 수 있는 승차권 규격으로 여행객에게 발매하지만 JR 서일본 매표소나 홈페이지에서 구입하지 못하고 여행사를 통해서만 살 수 있다는 점은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패스 이용범위는 상당히 단순한데 산인 본선 이즈모시 - 히가시야마 구간을 중심으로 이런저런 가지 노선이 있지만 이 패스를 사는 99%의 여행자는 산인 본선 이즈모시 - 톳토리 구간과 요나고 - 사카이미나토 구간을 제외하면 열차를 탈 일 자체가 없을 겁니다. 이외에 마츠에시와 톳토리시에서 운..
4. 기차만 타다 숙소로 비는 거의 그쳤지만 여전히 날씨는 안 좋다 보니 역에서 멀리까지 돌아다니긴 싫어서 요나고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중국집을 찾아갑니다. 가게 이름은 다이렌(大連). 여느 중국집처럼 라멘과 볶음밥을 파는데 라멘과 볶음밥을 같이 주는 세트가 800엔이길래 이걸 먹기로 합니다. 덤으로 야키교자도 주문. 작은 그릇(小盛り)이라길래 양은 크게 기대 안 했는데 받고 나서 보니 양이 결코 작지 않네요. 다닥다닥 붙여 구운 교자만두는 만두피가 너무 달라붙어 계속 찢어지는 게 아쉬웠지만 라멘이나 볶음밥은 꽤나 맛있네요. 식사를 마치고 카페에서 나와 다시 요나고역으로. 열차를 타러 승강장 안으로 들어오니 사카이미나토역으로 가는 승강장 안내판에 '게게게의 키타로'의 요괴 눈알 아버지가 그려져 있습니다. 게게게의 키타로를 그린..
3. 사라지기 전 탄 특급 야쿠모 파노라마석 5시간 동안 기차를 탔는데 제가 히로시마역에서 뽑은 승차권의 목적지는 니미역이 아닌 요나고역(米子駅)이라서 또 열차를 타고 한참을 이동합니다. 니미역에서 요나고역까지는 특급 요나고가 운행하고 있는데 국철 시절 만들었던 열차가 노후화돼서 2024년 4월부터 왼쪽에 있는 신차가 야쿠모에 투입될 예정이라 폐차되기 직전의 구형 열차를 타고 가기로 합니다. 시간대별로 운행하는 열차 사양이 제각각이라 열차가 몇량짜리인지, 타는 곳은 어디인지 알려주는 표가 따로 있네요. 제가 탈 야쿠모 17호는 그린샤에 파노라마석이 있는 편성이라서 어차피 교통패스 없이 제돈 다 주고 이동하고 있으니 그린샤 좌석을 질렀습니다. 그것도 열차 앞 경치가 바로 보이는 맨 앞자리. 오래된 열차인 만큼 좌석도 오래됐지만 대신 쿠션 하나는 기가..
2. 게이비선 일주 - 미요시역에서 니미역까지 미요시역으로 돌아오니 미요시역을 지나는 게이비선과 후쿠엔선의 춘하추동 사진을 모은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정작 미요시역과 별 관련 없는 특급 야쿠모 사진도 잔뜩 붙어 있는데 게이비선이든 후쿠엔선이든 특급 야쿠모가 다니는 하쿠비선이든 산인 지방과 산요 지방을 연결하는 인요연락선이니 사진을 거는 기준을 좀 크게 잡은 걸까요? 빠르게 사진 구경을 마치고 이제 기차를 타러 갑니다. 미요시역에서는 히로시마역 방향, 빈고오치아이역 방향, 후츄역 방향 이렇게 세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거의 매 시간마다 1회씩 있는 히로시마 방향 기차에 비해 다른 두 방향 기차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게다가 잘 보면 빈고오치아이역이나 후츄역으로 가지 않고 그전에 멈추는 열차도 많네요. 그만큼 히로시마역 방향이 아닌 다른..
일본여행(기록용) 일본을 하도 자주 가는 바람에 블로그 카테고리가 좀 지저분해져서 일본 여행 목록을 간단하게 정리하는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고 본래의 카테고리는 맨 아래로 밀어버렸습니다. * 2024.03.29 요시노산, 코야산 * 2024.02.13 홋카이도 * 2024.01.10 산인 * 2023.12.14 서일본 * 2023.11.13 쿠루메, 히타 * 2023.10.13 토호쿠 * 2023.09.13 교토북부, 세토우치 * 2023.08.10 칸토 * 2023.06.29 오키나와 * 2023.06.09 히로시마, 키타큐슈 * 2023.05.24 후쿠오카 당일치기 * 2023.03.30 도쿄 * 2023.01.26 토호쿠 * 2022.11.24 칸사이 * 2022.07.22 도쿄(유비자) * 2019.12.20 오사카..
1. 게이비선 일주 - 히로시마역에서 미요시역까지 2월에 홋카이도 여행을 갈 예정이었기에 1월에는 일본 여행을 할 생각이 없었으나 지난 12월 여행 때 귀국 직전 히로시마 지역 교통카드 PASPY를 잃어버리는 대참사가 생겼습니다. 다른 카드라면 어쩔 수 없지만 나중에 다시 사야지 하고 참겠지만 PASPY는 조만간 단종될 예정이라 시간 여유가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때마침 제주항공이 히로시마 노선을 겨울 한정 2데일리로 증편했겠다 해서 급하게 여행 일정을 짰습니다. 12월에 인천 공항에서 노숙해보면서 그냥 자면 미칠 듯이 추워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 숙박비 내는 셈 치고 스카이 허브 라운지에 들어가 간단히 야식을 먹고 노숙보다 불편한 취침을 한 뒤 좀비처럼 게이트로 걸어가 비행기를 탔는데 인천공항 트래픽 이슈로 7시 45분 출발 예정이던 비행기가..
수원 XR버스 1795행 (2024.04.10) 휴일을 맞아 오랜만에 하기로 한 수원 나들이. 원래 가려고 했던 전망대가 휴일이라고 문을 안 열어 대신 플라잉 수원을 타러 왔는데 날씨가 너무 뿌예서 팔달산에 핀 벚꽃이 참 멋없게 보입니다. 벚꽃 보러 수원으로 온 것이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요? 이날의 목적지는 다름아닌 연무대 옆 주차장인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헬륨 기구에서 내리고 창룡문을 지나 건너편에 있는 로스 안데스라는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합니다. 안데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께나(Quena)와 삼뽀냐(Zampona)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고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 앞에 굳이 라틴을 붙인 특이한 메뉴판도 있네요. 커피를 마시는 동안 시간을 떄우기 위해 꺼낸 것은 지금 읽고 있는 책. '구름 관찰자를 위한 가이드'라는 책인데 하늘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