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오랜만에 경강선 전철을 타고 판교역에 내렸습니다.
4번 출구로 나와 71번 마을버스로 갈아타려고 하는데
어째 눈앞에 보이는 판교역 서편 정류장에는 노선안내도에 71번이 없네요.
다행히 71번 버스가 멈추길래 버스에 탔는데
알고보니 71번 마을버스를 타는 정류장은
4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 버스 정류장이 아니라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정류장입니다.
아무튼 71번 버스를 타고 성내미육교, 판교박물관 정류장에 내려
판교박물관으로 들어갑니다.
입장료는 무료지만 관람권이 있길래 하나 챙기고
상설전시장을 둘러봅니다.
판교박물관은 판교 택지개발 과정에서 발굴된 여러 유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선사시대에 쓰인 토기부터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청자와 청동불상,
조선시대에 쓰인 각종 백자들과
청동기로 만든 거울과 장신구 등이 있네요.
박물관 규모에 비해 상설전시실이 좁은 편인데
판교박물관의 묘미는 바로 이 지하에 있습니다.
판교 택지지구 공사 과정에서 발굴된 무덤을 박스에 담은 뒤
이곳 판교박물관으로 옮겨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해놓은 것이죠.
지하로 내려오면 각 무덤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무덤 앞에 노인 화면을 조작해 무덤 구조를 좀더 자세히 드러다볼 수도 있습니다.
판교박물관에 있는 무덤은 한성백제 시절 만들어진 무덤과
고구려가 한강으로 남하했을 때 만들어진 무덤 총 11기입니다.
(백제 무덤 2기는 박물관 바깥에 있습니다.)
무덤 양식은 굴식 돌방무덤(횡혈식 석실분)이라고 해서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 모두에서 나타나는 양식으로
납작한 돌을 가지고 시신을 둘러싼 방을 만든 뒤
방 한쪽에 외부로 향하는 통로를 만들고 흙으로 덮은 무덤입니다.
굴식 돌방무덤이 삼국 공통으로 나타나긴 해도
세세하게 따져보면 나라마다 양식이 조금 다르거나
무덤에서 발굴된 유물을 가지고 백제 무덤인지 고구려 무덤인지 구분했겠지만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보기에는 그게 그것같아
대체 어떻게 구분한건지 신기합니다.
무덤이 놓인 공간을 한바퀴 빙 돌고 나면 수장형 전시실이라는 곳이 나옵니다.
수장고는 전시 공간에 놓지 않은 유물을 보관하는 공간입니다.
유물 특성상 온도나 습도 변화에 취약하니 특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외부에 공개 자체를 하지 않는 곳인데
판교박물관은 특이하게 수장고 일부를 커다란 유리문을 통해 둘러볼 수 있게 해놨네요.
물론 수장고 내부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판교지구 조성 과정에서 발굴된 무덤은 총 11기이지만
박물관 내부로 이전한 무덤은 9기입니다.
박물관 자체를 무덤 옆에 지어놓고
옮기지 않은 무덤 2기는 원래 자리 그대로 둔 것이죠.
무덤을 흙으로 다시 덮은 뒤
무덤이 있던 자리를 요렇게 다른 돌로 표시해두고
무덤 일대를 판교역사공원으로 만들어놨습니다.
박물관 견학을 마치고 역사공원도 둘러봤으니 이제 판교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중간에 가볼 곳이 있어 판교역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낙생고가차도를 건너며 경부고속도로를 가로질러 도착한 곳은
예전에 한번 와본 적이 있는 나폴레옹 갤러리.
그때는 나폴레옹이 실제로 썼다는 이 이각모가 다른 전시 공개 때문에 없었기에
모자를 보지 못해 아쉬웠는데
판교에 온 김에 나폴레옹 갤러리를 다시 찾아 모자를 직접 보게 됐습니다.
모자를 보고 나오니 제3회 판교 자율주행모터쇼 행사 때문에 길을 막고 있네요.
넓은 길을 차지한 채로 계속 움직이는 자율주행차를 보면서
가던 길을 마저 걸어가
판교역에 도착,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D10. 청계산입구역 청계산 아래 청계다방 |
D11. 판교역 한국에서 만난 나폴레옹, 나폴레옹 갤러리 |
D12. 정자역 매일 메뉴가 바뀐다는 백반집 진수성찬 |
(종착역) | K410. 판교역 | K411. 이매역 성남아트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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