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근처에 외국 음식 전문점이 있는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그게 튀니지 요리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질 겁니다.
게다가 서울도 아니고 수원 성대라서 더 놀랐네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따라
벨라튀니지에 들어왔습니다.
외국 음식점이라면 어지간하면 걸어두는 그 나라의 멋진 사진을 잠시 보고
자리를 잡은 뒤 메뉴판을 읽어봅니다.
외국 요리를 먹어본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경험한다는 것이지만
이걸 달리 말하면 이게 대체 무슨 요리인지 전혀 모른다는 것이죠.
메뉴판을 봐도 이게 대체 뭔 맛일지 감이 잘 안 잡힙니다.
여기에 오기 전에 간단히 검색을 하고 왔는데,
보통 쿠스쿠스나 오짜를 많이들 드시더군요.
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치킨 쿠스쿠스(Couscous, كُسْكُس)를,
저와 같이 간 친구는 오짜 대신 치킨 비리야니(Biryani, برياني)를 주문했습니다.
메뉴판에 적힌 대로 여기는 종업원도 없이 주인이 홀로 모든 일을 도맡아 하는 레스토랑이라
요리가 나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메뉴를 받고도 뭐가 뭔지 헷갈렸는데,
이게 쿠스쿠스고
이게 비리야니입니다.
서로 자신의 요리를 먹기 전에 간단히 한 숟갈 다른 요리를 떠먹어봅니다.
비리야니(बिरयानी)는 원래 인도에서 먹는 볶음밥입니다.
인도 무슬림들이 먹던 요리가 다른 아랍권에도 전파가 됐는지 여기서도 팔고 있네요.
여러 향신료를 조합한 마살라로 기다란 인디카(안남미)를 볶았는데
식감이 볶음밥을 씹는다기보다는 잘게 썬 국수를 씹는 느낌이 강합니다.
쿠스쿠스는 밀을 으깨서 나온 덩어리를 쪄서 먹는 요리입니다.
작은 알갱이를 씹는다는 점에서 좁쌀과 비슷한 식감이 나네요.
한편으로는 잘 익은 생선알을 씹어먹는 기분도 듭니다.
비리야니가 됐든 쿠스쿠스가 됐든 어째 둘 다 매워서 처음에는 당황했는데,
의외로 이 매운맛이 맛있습니다.
쿠스쿠스 위에 올라간 닭고기도 양념이 잘 배인 채로 구워져서 맛있고,
저 자잘한 알갱이도 은근히 매력 있네요.
친구는 비리야니가 별로라는데 일단 저는 이 쿠스쿠스가 마음에 듭니다.
처음 먹어본 음식을 맛있게 먹었고,
집에서 멀리 있는 곳도 아니니 다른 요리도 먹으러 자주 와봐야겠네요.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에서 나왔습니다.
● 이것저것 더 먹어본 벨라튀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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