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기 전 숙소를 떠나
눈이 내리는 하늘을 보고 조금 불안해하며
이른 아침을 먹으러
이번에도 마츠야로 갑니다.
이번에도 규동과 순두부, 미니 김치찌개로 아침을 먹고 나오니
살짝 해가 뜨고 있네요.
히로시마역 신칸센구치로 가서
7시에 출발하는 공항리무진 버스에 승차.
눈이 내리는 창밖을 보니
참 적절한 때에 일본을 떠나네요.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한 뒤
공항 근처에 있는 산케이엔이라는 정원을 갈지 말지 고민하다
아직 문을 열 시간이 아니라서 일단 체크인을 하려고 했는데
제주항공 카운터로 이동해보니
아직 문을 열려면 1시간이나 남았네요.
히로시마 시내에서 공항까지 한참 걸려서 일부러 여유 있게 왔건만...
그래서 시간을 때울만한 거리를 찾다 가챠 샵이 있어서 한번 구경해 보니
정말 인기가 대단한 건지 니케 가챠도 보이고
읽을 수는 있는지 궁금한 정말 작은 라이트노벨도 보이고
일본 인터넷상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끈 사카밤바스피스도 보이네요.
가챠를 돌려볼까 했는데 지갑에 동전이 없어 포기하고
시간을 때울 다른 볼거리를 찾아 전망대에 왔는데 그다지 특이한 비행기는 없어서 바로 내려왔습니다.
국내선 에어리어로 넘어오니 공항 업무 뮤지엄이라는 게 있어서 들어가 봤는데
B747-400에서 뜯어온 기내 서랍장 같은 특이한 게 있긴 한데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공간이라
어른이가 오래 있을 만한 곳은 아닙니다.
시간을 때우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결국 있을만한 데는 라운지밖에 없는 것 같네요.
사전 좌석 지정을 위해 전날 모바일 체크인은 마쳐뒀기에
모바일 보딩 패스와 JCB 골드 카드를 들이밀고 안으로 들어가니
설문조사에 응모하면 모미지 만쥬를 선물로 준다고 해서
바로 작성해 만쥬를 받아 먹으며 휴식을 취합니다.
그렇게 쉬다 보니 슬슬 산케이엔이 문을 열 즈음이 된 것 같아
히로시마 공항을 떠나 산케이엔으로.
9시부터 문을 연다는 안내문을 다시 확인하고
살짝 눈이 쌓인 정원으로 가니
건물로 들어가는 다리애는 이미 다른 사람의 발자국이 남아 있지만
정원으로 들어가는 다리에 쌓인 눈은 제가 가장 먼저 밟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조금 일찍 문을 연 매표소에서 270엔을 내고 입장권을 받은 뒤
순을 사뿐히 밟으며
정원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히로시마 공항이 지금의 자리로 이전한 1993년에 만들어진 정원이라고 하는데
100년이 넘어가는 다른 정원들에 비하면 역사가 짧아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만들어진 지 30년이 넘어가니 결코 무시할만한 곳은 아니네요.
공항에 오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비행기 시간에 쫓겨
정원을 감상할 여유가 없을 것 같은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항에도 일찍 도착한 덕분에
잠시 정원을 둘러보는 행운을 얻게 됐네요.
조금만 눈이 더 많이 내렸다면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배부른 아쉬움을 생각해 보며
정원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슬슬 에어사이드로 들어갈 때가 돼서
산케이엔을 떠나
공항으로 돌아갑니다.
입국 심사 때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빠르게 출국 심사를 마치고
기념품으로 줄 로이즈 과자를 사고 나니
인천에서 날아온 제주항공 비행기가 이제 막 착륙했네요.
일본으로 온 사람들을 내리고 기내 청소를 마친 뒤 비행기에 타기 전
아직도 운행 중인 전일본공수의 스타워즈 특별 도장 비행기가 어렴풋이 보이길래 급하게 사진을 찍고
보딩 브리지 바로 옆에서 디아이싱 작업을 하는 모습도 보고
보딩 브리지를 떠나
히로시마 공항에서 이륙하는 모습도 지켜봅니다.
이륙 후 잠시 눈을 감고 졸다 일어나니
한반도 상공에 진입하긴 했는데
밖으로 보이는 것이라곤
눈 덮인 산 뿐이라서
어디 위를 날고 있는지 전혀 감이 안 잡히네요.
삐쭉삐쭉한 모습의 호수를 보고 나니 대충 대전 위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공항 활주로를 보고 여기는 청주겠구나 하고 추측해 봤는데 알고보니 충주라고 하네요.
화성 동탄신도시는
특유의 부채꼴 모양 건물 배치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때문에 바로 알아보겠네요.
시화호 위를 날며
초력발전소에서 뭔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니 슬슬 착륙할 때가 됐다 싶어
비행기 모드를 풀 준비를 하고 착륙.
오랜만에 해가 환하게 뜰 때 귀국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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