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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7.10.25 타이베이 당일치기

6.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의 악몽



인천 - 타이베이 노선을 운행하는 한국 저가항공사는 시간대가 몰려있어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저녁에 출발하는 저가항공사는 없습니다.


스쿠트는 싱가포르에서 타이베이를 거쳐 인천으로 가기에


한국 저가항공사 비행편과는 시간대가 정반대로


인천에서는 야간에 출발하고 타이베이에서는 저녁에 출발합니다.


선택의 여지없이 스쿠트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대만에서는 에바항공 계열 지상조업사 EGAS가 스쿠트 업무를 대신하네요.


싱가포르에서는 아마 싱가포르항공 계열 지상조업사 직원이 담당하겠죠.





체크인을 하고 보딩패스를 받았는데, 한국 항공사에 비해 보딩패스가 좀 심심하네요.





저녁을 먹긴 이르지만 비행기 안에서 무료 기내식을 따로 주지 않으니


배를 채우러 공항 내 식당을 찾았습니다.


할로윈을 맞아 나름대로 식당을 꾸며놨네요.





영어 메뉴를 보고 주문했는데,


버미첼리가 면이라는 것은 메뉴를 받아보고서야 알게 됐습니다.


구글 번역기를 돌려보니 신주식 완자 쌀국수 세트(新竹貢丸米粉湯套餐)네요.





맑은 국물이 눈에 띕니다. 향신료 냄새도 나지 않네요.


젓가락으로 열심히 면을 푸니 투명한 면발이 드러납니다.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무난한 맛입니다.





비행기를 타러 B6 게이트로 이동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날아온 비행기가 보딩 브리지에 연결됐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온 승객들이 내리는 가운데


스쿠트 승무원들은 탑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쿠트는 저가항공사 답지 않게(?) 광동체 비행기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항속거리 제한을 받지 않고 다양한 노선을 운영하면서 승객을 최대한 많이 태울 수 있는데,


300석이나 되는 비행기 좌석을 모두 태우기는 힘든 건지 중간 기착 노선이 제법 많습니다.





특이하게 기장이 안전 수칙을 읽어주고 승무원이 행동을 보여주네요.



비행기가 5시 55분에 출발했어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도 문을 닫을 생각을 안 하더니 작업복을 입은 직원이 왔다 갔다 합니다.


처음에는 서류 문제로 20분 지연된다고 했는데.......





한 시간 뒤 비행기가 고장 나서 출발을 못한다는 기장의 안내방송이 나왔습니다.


하염없는 기다림이 시작됐죠.





일단 B1R 게이트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두 시간이 지나니 밀 바우처를 제공해줍니다.


밥을 먹을 생각은 없었지만 뭐라도 먹어야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식당을 찾아 이동합니다.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와 밀푀유를 주문했는데,


그마저도 소화가 안돼 절반 이상을 남겼습니다.





카페에서 비행기가 결항될 경우에 대비해 급하게 내일 출발하는 편도 비행기를 예매했습니다.


만일 비행기가 고쳐져 오늘 출발한다면 당일 예매 취소 수수료는 무료니 말이죠.


급하게 내일 항공편을 예매해서 가격이 비싸지만 별 수 있나요.......





밀푀유를 먹은 뒤 나오니


다른 식당은 이미 만석이라 에스프레사멘테 일리에 줄이 길게 나있습니다.





카페에서 나와 다시 B1R 게이트로 향하니


FIDS에 인천행 비행기가 10시 30분에 출발한다는 안내가 떴습니다.


오늘 안에 출발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네요.





이날 EGAS 직원들이 참 많이 고생했습니다.


말이 안 통하는 한국인 여행객에게 상황을 설명하려 애썼죠.





예매했던 비행편을 취소한 뒤 조금 더 기다리니 탑승 수속을 시작합니다.





리모트 게이트라 보딩 브리지 대신 버스를 탄 뒤





비행기 앞에서 내려 계단을 타고 비행기로 올라갑니다.





저녁에 출발해야 했던 비행기는 깜깜한 밤이 돼서야 대만을 떠납니다.





이전에 안전 수칙을 설명했지만 다시 한 번 이륙 전 안전 수칙을 설명합니다.





스쿠트는 저가항공사지만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와이파이를 통해 AVOD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죠.


하지만 유료기도 하고, 비행기 지연 때문에 지쳐 인터넷을 할 여력도 없어


와이파이를 구매하지 않고 잤습니다.





오랜 지연 끝에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고생 끝에 귀국하니 한국어가 반갑네요.





2시 30분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인천 공항을 빠져나오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동안 일본 당일치기를 여러 번 한 것이 세관원의 의심을 산 건지 세관으로 가게 됐죠.


짐 검사를 하려니 캐리어는커녕 백팩에 파일 하나 보조 배터리 하나 들고 다니는 게 전부라


이게 아닌데 하는 표정을 짓는 세관원에게 당일치기 여행을 좋아한다는 설명을 한 뒤 세관을 빠져나왔습니다.





공항에 도착은 했는데,


수원으로 가는 리무진버스는 진작에 막차가 떠났고,


첫차를 기다리자니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이리저리 궁리를 하다 서울역으로 가는 심야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서울역으로 향하는 심야버스 N6001번을 탔습니다.


지난 키타큐슈 여행 때 저를 물 먹인 버스이기도 하죠.





3시 44분에 공항을 출발한 버스는 한 시간 뒤 서울역에 도착했습니다.


맥도날드에 가서 맥모닝으로 이른 아침을 먹은 뒤


무궁화호 첫차를 타고 수원으로 내려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대만 당일치기 여행은 이것으로 끝.





ps.


스쿠트 규정에 의하면 비행기가 3시간 이상 지연됐을 경우


50 싱가포르 달러 상당의 바우처로 보상을 하게 돼있습니다.


스쿠트 홈페이지에서 보상을 요구한 뒤 이메일로 스쿠트 바우처를 받았습니다.


비행기가 지연됐을 당시에는 이래저래 화가 났지만


밀 바우처를 제공해주고, 비행기를 결항시키지 않고 끝까지 운행을 시키고,


여행 바우처로 보상도 해줘서 스쿠트 입장에서는 할 일을 다했으니 만족합니다.


앞으로 또 스쿠트를 이용할 생각이 있냐면 그건 다른 문제지만.


저 바우처는 양도가 가능해서 나중에 다른 사람한테 팔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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