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

볼거리가 넘쳤지만 실망도 컸던 ADEX 2023(2023.10.22)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모란역에 내려 사람들로 가득한 길을 걸어 탄천으로 걸어갑니다. 2년 만에 서울공항에서 서울 ADEX가 열렸는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나서 열린 행사인 데다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한답시고 상당히 큰 규모로 행사를 준비했는데 정작 관객 통제에 대한 준비는 전혀 하지 않은 것인지 21일 토요일에 온갖 혼란을 일으키다 현장 발권 및 온라인 예매를 중단시켜 버렸습니다. 그래서 전날보다는 빨리 들어가겠거니 했는데 제 생각이 짧았네요. 입구까지 늘어선 긴 줄에 움직이지 못한 채로 서서 하늘을 바라봅니다. 이번 ADEX는 비행 스케줄을 상당히 빽빽하게 채워서 조금만 한눈을 팔면 비행팀이 바뀌어버립니다. 다행히 제가 보려고 했던 비행 일정은 아직 시간 여유가 있어 지금까지 여러 번 봐서 레퍼토리도..
4. 부산에 왔으니 점심은 밀면 (2023.03.18) 부산근대역사관으로 쓰던 건물로 와보니 박물관을 부산근현대역사관으로 개편하면서 기존에 쓰던 건물을 별관으로 개칭해 도서관처럼 쓰고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와보니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으로부터 시작되는 건물의 역사를 짧게 다루고 있으니 간단하게 약력 정도만 훑어보고 별관에서 나와 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으로 탈바꿈 중인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을 지나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부산진역에 내려 도착한 곳은 수정밀면이라는 밀면집. 부산에 왔으니 한 끼 정도는 밀면으로 먹고 가야겠죠. 오이를 뺀 물밀면을 주문하고 먼저 나온 온육수를 마시다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밀면을 받았습니다. 돼지국밥이 가게마다 맛이 다르듯이 밀면도 가게마다 맛이 천양지차인데 이곳에서 만드는 밀면은 진한 한약 냄새에 비해 ..
3.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짧게 독서를 (2023.03.18) 남포역에서 다시 한 정거장 이동해 중앙역에 내린 뒤 역 주변을 잠시 배회하다 조금 멀리 걸어 보수동 책방골목에 도착했습니다. 책 구매를 온라인으로 하게 된 지 20년이 넘었고 중고책마저 알라딘을 위시한 온라인 유통망이 꽉 잡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여길 갈 이유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책을 직접 보면서 고를 수 있다는 재미는 오프라인이 아니면 제공하기 어려우니 가볍게 구경하면서 책을 찾아봅니다. 그러던 중 미술 전문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온 이 책. 북한의 유물 관리와 국립 역사박물관에 대해 제법 상세히 기술한 '북한의 박물관'이라는 책입니다. 책 제목과 주제에 괜히 꽂혀서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다 결국 지갑을 꺼내 20,000원을 지출. 살만한 다른 책이 있나 좀더 둘러봤지만 일단 이날..
2. 깡깡이 예술마을 (2023.03.18) 시장에서 아침을 먹고 남포역으로 이동해 국내 최초 도개교인 영도대교를 걸으면서 바다를 건너 영도에 도착. 도개교 영도대교 기념비를 비롯해서 영도의 과거와 관련된 이런저런 조형물을 보면서 큰길을 걷다 잠시 옆으로 빠져 폐 부품과 폐 어구가 뒤엉킨 부두 근처로 갑니다. 영도는 오래전부터 산업화가 진행된 덕에 이런저런 근대화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데 근대 영도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조선업입니다. 일제 강점기 영도에 조선소가 들어선 것을 계기로 조선과 관련된 여러 회사들이 모여들었고 거대한 조선소는 울산과 거제에 자리를 잡았지만 여전히 작은 어선이나 예인선 등에 들어가는 엔진을 납품하는 회사라던가 작은 배를 수리하는 공장은 영도에 남아 이곳 경제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시가 형성된 지 오래돼서 도시가 쇠..
1. 얼큰한 선지국밥과 돼지껍데기 (2023.03.18) 충동적으로 부산 여행을 결정해서 버스도 기차도 예약하지 않고 차를 몰고 노포역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 노포역에서 여행을 시작합니다. 부산 도시철도에서 쓰는 승차권은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종이로 만든 마그네틱 승차권입니다. 서울 지하철이 프랑스 파리에서 쓰던 마그네틱 승차권을 그대로 도입했던 것을 부산에서도 받아들였는데 마그네틱 승차권은 재사용이 어려워서 다른 도시는 비용을 줄이려고 1회용 교통카드나 토큰형 승차권으로 바꾼 반면 부산 도시철도는 여전히 마그네틱 승차권을 고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토큰형 승차권을 쓰는 부산김해경전철이나 동해선 전철과는 승차권 호환이 되지 않아 서로 다른 노선끼리 환승하려면 교통카드를 써야 한다는 문제가 있네요. 1985년 부산 1호선 개통 이후 단 한 번도 승차권을 바..
38. 올드보이의 그 군만두(2021.09.26) 부산을 떠나기 전에 배를 채우러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으로 갑니다. 간판만 보면 중국집보다는 러시아 식당이 더 많아 보이는 착시(?)가 있긴 한데 아무튼 찾아보면 군만두를 주력으로 하는 중식당을 여럿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통은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왔던 신발원을 많이 가시던데 이번에는 장성향이라는 식당으로 갑니다. 건물 밖에 영화 올드보이의 한 장면이 붙어 있는데요. 오대수가 질리도록 먹은 군만두를 실제로 만든 곳이 여기라서 한 번쯤은 와보고 싶었는데 마침 시간이 돼서 찾아왔습니다. 동네 중국집에서 쉽게 접하는 공장제 군만두가 아닌 직접 빚어 튀기듯이 구워낸 군만두를 보면 일단 크기가 상당히 크네요. 만두소로 들어간 고기도 퍽퍽하지 않고 육즙이 흘러 군만두에 지불한 돈이 아깝지 않습니다. 군만두만 먹고 ..
37. 스팟과 아틀라스, 부산에서 만난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2021.09.26) 진해탑에서 출발해서 수많은 환승 끝에 부산에 진입해 반년도 안돼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을 다시 찾았습니다. 이곳을 방문했던 때에는 로봇과 관련된 Hello, Robot.이라는 제목의 전시가 열렸는데 로봇이라는 개념에서 여러 키워드와 질문을 뽑아내 대중문화에서 접하는 공상 같은 로봇부터 상상 속에서 떠올리던 인간과 닮은 로봇은 아니지만 이미 산업현장에서는 인간을 돕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인간을 대체하기 시작한 로봇을 둘러보고 아이를 대신 돌봐주거나 사람이 감정을 이입하게 만드는 조력자로서의 로봇도 만나고 마지막으로는 인간과 기계가 하나가 되는 사이보그적인 로봇을 만납니다. 이런저런 전시물과 질문을 통해 인간과 로봇 사이의 관계에 질문을 던지는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과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의도는 보스턴 다..
36. 모노레일을 타고 제황산을 올라 진해탑으로(2021.09.26) 토요코인에서 제공하는 조식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부산역에서 지하철을 타 사상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이날의 목적지는 진해라서 시외버스를 타러 왔는데 같은 창원시에 있는 마산터미널이나 창원터미널로 가는 시외버스와는 달리 진해터미널로 가는 이 버스는 고속도로를 전혀 경유하지 않는 데다 별의별 정류장에 다 서서 시간은 시간대로 오래 걸리고 요금은 2023년 1월 현재 기준 5,800원으로 더 멀리 가는 마산 노선(3,900원)보다 오히려 더 비쌉니다. 아무튼 종점 진해터미널에 도착한 뒤 북쪽으로 열심히 걸어 제황산이라는 작은 산을 오르는 모노레일을 타러 갑니다. 관광지에 있는 모노레일치고는 특이하게 점심시간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황당해하며 왕복 승차권을 사고 다른 곳에서도 많이 본 듯한 모습의 모노레일에 ..
KF-21을 직접 보러 간 2022 사천에어쇼(2022.10.22) 끝이 보이지 않는 고속도로를 새벽에 달리고 휴게소가 나올 때마다 쉬거나 차에서 자면서 시흥에서 한참 떨어진 사천에서 열린 에어쇼를 보러 갑니다. 워낙 집에서 일찍 나와서 휴게소에서 부실한 식사를 하는 등 여유를 부리고 갔는데 막상 셔틀버스 타는 곳에 오니 아직 행사 시작까지 시간이 남았는데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사천 에어쇼는 사천공항과 활주로를 같이 쓰는 사천비행장에서 열리는데 부대 정문 주차장이 턱없이 좁다 보니 비행장 주변 곳곳에 셔틀버스 정류장을 만들고 이곳에서 관람객을 버스로 태워 행사장으로 보내는데요. 차를 끌고 왔으니 공단주차장으로 왔는데 좀 더 빨리 올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듭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셔틀버스에 타고 KF-21 시험 비행 때 열리는 KAI와 제3훈련비행단 사이 통로로 ..
계룡대 활주로 위에서 열린 2022 계룡 세계 군 문화 엑스포(2022.10.15) 매년 10월 즈음이면 계룡대 활주로 일대에서 지상군 페스티벌이라는 행사가 열리는데 코로나로 2년 동안 열리지 못하다 올해 행사 이름을 세계 군 문화 엑스포로 바꿔 진행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9,000원이었는데 사전 예약으로 1,000원을 할인받아 구매했고 행사장에서 쓸 수 있는 2,000원짜리 쿠폰을 입장권과 같이 줬네요. 활주로 위에서 열린 행사다 보니 행사장 안내도를 보면 지금까지 다녀온 에어쇼와 거의 같아 보이지만 전통 무예 공연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무대 뒤 사람들을 지나 활주로 위를 걸어 메인 전시장으로 가면 에어쇼에서 보지 못한 수많은 육군 지상장비들이 보입니다. 이동기지국 장비처럼 전장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지원 장비가 여럿 있지만 여기 오기 직전 형제의 나라 폴란드에서..
35. 차 없이 가본 브라운핸즈 마산점(2021.09.25) 폐선된 임항선(마산항제1부두선) 부지에 만든 임항선 그린웨이를 짧게 걸으면서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해 27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가까운 고운초등학교 정류장에 내려 사람이 걸어가기엔 영 좋지 않은 길을 걸어갑니다. 저유소 옆을 걸어 도착한 곳은 얼핏 보면 여기가 카페일 것이라고 상상조차 못 할 브라운핸즈 마산점. 예전에는 창원시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마인버스라는 회사의 버스 차고지가 있던 곳인데 버스를 공영차고지로 이전하면서 버려지게 된 정비소 건물을 브라운핸즈에서 리모델링해 카페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워낙 특이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라 한번쯤 와보고 싶었는데 입지가 입지인지라 차 없이 오기엔 이런저런 고난을 겪어야 하는 곳이거든요. 그린카라도 빌릴까 하다가 그냥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서 걸어가 보자 하고 왔..
34. 마산 앞바다의 작은 섬 돝섬 (2021.09.25) 방문한 곳은 몇 곳 안되지만 새벽부터 돌아다녀서 힘들었던 사천 여행을 마무리하고 다음 여행지인 창원으로 넘어갑니다.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 내려 길을 건너고 27번 버스를 타 정부합동청사 정류장에 내린 뒤 이정표를 따라 걸어 발음하기도 힘든 돝섬으로 가는 배를 타러 갑니다. 돝섬은 마산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인데 이동하는 거리는 짧아도 일단은 배를 타고 들어가는 곳이라 다른 배를 탈 때처럼 승선 신고서를 작성하고 신분증을 제시해야 표를 살 수 있네요. 뱃삵 8,000원을 내면서 시간표를 확인한 뒤 승선권을 받고 돝섬에 대해 좀더 알아봅니다. 돼지가 누운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돼지의 옛 이름인 돝이 붙은 돝섬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해상유원지로서 제법 잘 나가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 등의 이유로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