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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여행

14. 짧은 여행 후 아쉬운 귀국 전날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신주쿠 워싱턴 호텔 3층에 있는 식당으로 와서 간단하게 빵 몇 조각으로 배를 채우고 공항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탑니다. 호텔 맞은편에 있는 도쿄도청사를 지나는 동안 한국에 입국할 때 필요한 Q코드 안내를 듣습니다. PCR이나 신속항원검사 등의 코로나 검사 결과를 등록하는 웹페이지인데 일본 입국 시 설치해야 하는 MySOS와는 다르게 사실 한국에 도착해서 작성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분명히 고속도로지만 평일이든 주말이든 가리지 않고 막히는 수도고속도로 신주쿠선을 달리면서 여행 때 한 번도 타보지 못한 전철을 괜히 찍어본다거나 벤케이보리(弁慶濠)라는 인공 해자 위에서 유유자적하게 낚시를 즐기는 일본 강태공을 보기도 하고 도쿄역으로 향하는 신칸센도 보고 이번 여행 때 가보지는 않았지만..
13. 야키니쿠 타베호다이 저녁 식사를 하러 이케부쿠로에 왔습니다. 선샤인시티 근처에 있는 아마타로(甘太郎)라는 식당인데 대놓고 야키니쿠 타베호다이(焼肉食べ放題)라고 적어두면서 가게를 홍보하고 있네요. 야키니쿠는 재일교포들이 먹던 한국식 고기 구이 문화가 일본인에게 퍼지면서 일본식으로 변화한 고기 구이인데 고기를 불 위에 직접 구워 먹는다는 개념은 같으면서도 고기를 타레(タレ)라고 부르는 소스에 찍어먹는다던지 한 식당에서 파는 고기 부위가 좀 더 다양하다던지 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의 무한리필에 해당하는 타베호다이 가게라서 고기가 담긴 접시를 테이블에서 골라 가져온 뒤 마저 굽는데 고기를 굽는 자리가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이다 보니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모를 미묘한 기분이 드네요. 고기를 찍어먹는 타레는 데리야키에 쓰이는 그..
12. 일본 요괴 이야기 대신 영국 소녀 이야기 요코하마 일정을 마치고 도쿄로 돌아와 도쿄타워 근처를 지나 롯폰기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롯폰기 힐스 모리 타워로 갑니다. 일본의 부동산 개발 기업인 모리 빌딩 컴퍼니 주도로 지은 빌딩인데 보통 위에 있는 전망대나 모리미술관을 보러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죠. 저도 도쿄에 올 때마다 여기를 와봐서 이번 방문이 3번째입니다.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와 여행 가이드가 단체 표를 구매하기를 기다리면서 어떤 전시가 열리고 있는지 잠깐 보니 '특별전 앨리스'라는 전시가 괜히 궁금한데 이 전시는 모리 아트 센터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라서 아쉽게도 이번 패키지에 포함된 전망대 티켓으로는 보지 못하는 전시네요. 일단 52층으로 올라와서 실내 전망대 도쿄 시티 뷰로 들어갑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도쿄 타워지만 하늘이..
11.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에서의 딴짓 한국에서는 LPG 자동차가 비교적 많이 돌아다니는 편이지만 일본에서는 택시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 보니 의외로 LPG 충전소를 보기 힘든 편입니다. 그나마 택시들이 모이는 도심 지역에는 한두 곳 있긴 한데 한국에서도 신경 안 쓰면 그냥 지나가는 충전소를 해외 나가서 찾아갈 이유는 없겠죠. 하지만 제가 모는 차가 하필이면 LPG 자동차라서 별다른 폴사인도 없는 LPG 충전소가 눈에 들어와 사진을 찍어봅니다. 그 충전소 건너편에 이날의 목적지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이 있는데요. 인천 차이나타운이 한반도에서 가까운 산둥반도에서 온 화교들이 모여 만들어진 곳이라면 요코하마를 비롯해 일본에 있는 차이나타운은 주로 일본의 식민지였던 타이완 섬에서 건너온 화교들이 모인 곳입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는 건지 지파이를 파는 ..
10. 오산바시 위에서 바라본 미나토미라이 오산바시(大さん橋)는 요코하마 국제 여객선 터미널로 쓰고 있는 건물의 이름입니다. 이름에 다리(橋)가 들어가는데 원래는 요코하마항의 잔교(桟橋, pier)로 만들어진 시설이지만 항구 시설을 뜯어고치는 과정에서 잔교가 아닌 안벽(岸壁, wharf)으로 건축물 구조가 바뀌는 바람에 명칭도 大桟橋에서 桟을 히라가나로 표기한 大さん橋로 바꿨다고 하네요. 예전 같았으면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을 볼 수 있었겠지만 여전히 코로나가 득세하는 지금 크루즈선을 타고 일본으로 올 사람들이 많지 않으니 오산바시에 정박한 배는 보이지 않습니다. 배를 타러 온 사람도 없겠지만 대신 이런저런 이유로 오산바시에 놀러 온 사람들이 많이 보이네요. 일어일문학이 아닌 건축학을 전공했다는 여행 가이드가 오로지 건축 구조를 보기 위해 ..
9. 문 닫은 아카렌가 창고 일본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한국과는 다른 도로 환경이 종종 보이는데 가장 큰 차이는 역시 고속도로를 달리는 오토바이겠죠. 125cc를 넘는 오토바이는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고 일본의 하이패스인 ETC를 쓰기 위해 오토바이용 전용 단말기를 판매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1972년부터 오토바이 고속도로 진입이 금지됐으니 제가 탄 버스를 추월해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는 오토바이를 보니 괜히 신기합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버스는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에 진입해 다음 여행지로 갑니다. 미나토미라이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항구 재개발로 만들어진 신도시인데 정식 명칭은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이지만 여기로 들어오는 철도 노선명도 그렇고 역명도 그렇고 보통은 미나토미라이로 줄여서 부릅니다. 일본으로 떠..
8. 신요코하마 라멘박물관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 일대에 있는 컵누들 뮤지엄과는 다른 곳입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도쿄를 떠나 남쪽으로 가는 도중 대다수 관광객이라면 별생각 없이 지나갈 다이시분기점을 지나갑니다. 이 분기점에서 갈라지는 도로는 도쿄만을 해저로 통과하는 도쿄만 아쿠아라인이라는 도로인데요. 영화 신고지라에서 고지라가 처음 등장하는 장소로 나온다거나 만화 20세기 소년에서는 테러가 발생한다거나 하는 등 어째 미디어에서는 취급이 안 좋은 도로이지만 실제로는 도쿄와 요코하마라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대도시가 있는 도쿄만 서쪽과 치바현의 보소반도가 있는 도쿄만 동쪽을 한번에 이어줘서 보소반도 일대 교통에 큰 변화를 준 도로입니다. 일본에서 도쿄로 가는 교통편이 고속버스가 철도보다 빠른 몇 안 되는 지역이 도쿄만 아쿠아라인이 있는 ..
7. 여행 둘째날 아침 평소에 아침을 잘 안 먹는 탓인지 전날 일정이 힘들었던 탓인지 자고 일어나니 뭘 먹을 생각이 들지 않는데 숙소에서 조식을 무료로 제공하니 조금이라도 먹으러 방에서 나왔습니다. 신주쿠 워싱턴 호텔에는 조식 뷔페식당이 여럿 있는데 이날은 25층 식당을 선택. 입맛은 없지만 호텔 바로 앞에 펼쳐진 도쿄도청사 모습은 나름대로 멋지네요. 식사를 마치고 가방에 간단한 짐만 담아 호텔에서 나오고 버스를 타고 아침 일찍 한국 귀국을 위한 PCR 검사를 받으러 갑니다.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 등에서 몇 번 본 신주쿠역 철교를 지나 세이부신주쿠역과 이어진 상가 지하로 내려가 팀 메디컬 클리닉 신주쿠점에서 다시 한번 코를 찌릅니다. PCR이 아닌 신속항원검사를 하는 곳도 있던데 여행사에서 고른 이곳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코를 ..
6. 첫날 일정을 마치고 신주쿠에서 즐기는 자유시간 오다이바를 떠나 바다를 건너고 지하로 뚫린 수도고속도로를 달려 신주쿠에 있는 숙소로 갑니다. 이번 여행 때 묵을 숙소는 신주쿠 서쪽에 있는 신주쿠 워싱턴 호텔. 토요코인같은 비즈니스 호텔 체인보다는 약간 가격대가 높지만 그래도 일본에서는 비즈니스 호텔로 취급되는 곳입니다. 엘리베이터에 카드키를 인식해 11층으로 올라가 비즈니스 호텔답게 좁지만 그래도 잠을 자기엔 충분히 편한 1인실에 들어가 2박 3일동안 먹을 아침 식권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짐을 푼 뒤 샤워를 하고 일본 사는 친구를 만나러 나갑니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르면 신주쿠 주변에서 돌아다니는 정도는 가능하다고 해서 일단 신주쿠역 근처에 있는 블루보틀로 약속 장소를 잡았습니다. 한국에 블루보틀이 진출하기 전에는 여기에 그렇게 한국인 여행객이 많았다..
5. 오다이바에서 시간 때우기 아메요코를 떠나 다음 여행지인 오다이바로 이동하는 도중 아키하바라를 지나갑니다. 예전에는 수많은 가게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상가도 많이 비었고 사람들도 많지 않네요. 하필이면 방문 전날인 21일 아키하바라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영향도 있겠지만 동인상품 유통 체인인 토라노아나마저 아키하바라에서 가게를 빼는 상황을 보면 아키하바라라는 지역이 점점 쇠퇴해간다는 것이 크게 느껴집니다. 아키하바라를 지난 버스는 다시 수도고속도로에 진입해 분명 고속도로지만 시속 60km 제한이 걸린 길을 달립니다. 한국인에게도 제법 익숙할 지역을 지나다 보면 레인보우 브리지가 나오는데요. 레인보우 브리지는 인공섬인 오다이바와 육지를 잇는 다리인데 상부도로는 수도고속도로, 하부도로는 차도와 경전철인 유리카모메..
4. 아메요코 대신 우에노 구경 버스에 올라타 아사쿠사를 떠나고 우에노 근처 지하도에 내려 아메요코(アメ横)로 갑니다. 아메요코 상점가는 우에노역에서 오카치마치역 사이 철길 아래 늘어선 상점가인데 아메요코라는 이름이 붙게 된 이유에 대해 2가지 설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한국의 양키시장처럼 미국에서 온 물건들이 거래된다고 해서 아메리카의 아메가 붙었다는 설이 있고 다른 하나는 사탕을 파는 가게가 많아서 아메(飴)가 붙었다는 설이 있는데 두 이야기 모두 2차대전 이후 암시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생긴 유래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그래서 가이드의 안내에 따르면 아메요코 일대에는 독특한 옷을 파는 가게나 과자를 파는 가게들이 많다고 하는데 옷이 됐든 과자가 됐든 그다지 끌리는 품목은 아니네요. 물론 여기도 일반적인 시장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
3. 아사쿠사와 센소지 킨시쵸에서의 점심 식사를 마치고 스미다가와를 건너 아사쿠사에 진입하니 분명 시내 한복판이지만 관광지 느낌이 물씬 납니다. 도쿄에서 가장 높은 도쿄 스카이트리가 보이는 길에 내려 도착한 곳은 아사쿠사는 물론 도쿄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센소지의 정문 카미나리몬(雷門). 지명 아사쿠사(浅草)와 한자는 똑같지만 다르게 읽는 센소지(浅草寺)는 단순히 지어진 시기만 따지면 628년에 지어진 오래된 절이지만 서울이 임진왜란과 6.25 전쟁을 거치면서 오래된 건물이 별로 없듯이 도쿄 역시 관동 대지진과 도쿄 대공습을 거치면서 오래된 건물이 거의 안 남아 센소지도 여러 소실을 거쳐 현대에 재건한 절로 문화재적인 가치가 있는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문 카미나리몬에 걸린 이 커다란 등불을 비롯해 여러 요소가 전세계에서 관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