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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여행

25. 공항에서 시간이 너무 남아 둘러본 산케이엔 해가 뜨기 전 숙소를 떠나 눈이 내리는 하늘을 보고 조금 불안해하며 이른 아침을 먹으러 이번에도 마츠야로 갑니다. 이번에도 규동과 순두부, 미니 김치찌개로 아침을 먹고 나오니 살짝 해가 뜨고 있네요. 히로시마역 신칸센구치로 가서 7시에 출발하는 공항리무진 버스에 승차. 눈이 내리는 창밖을 보니 참 적절한 때에 일본을 떠나네요.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한 뒤 공항 근처에 있는 산케이엔이라는 정원을 갈지 말지 고민하다 아직 문을 열 시간이 아니라서 일단 체크인을 하려고 했는데 제주항공 카운터로 이동해보니 아직 문을 열려면 1시간이나 남았네요. 히로시마 시내에서 공항까지 한참 걸려서 일부러 여유 있게 왔건만... 그래서 시간을 때울만한 거리를 찾다 가챠 샵이 있어서 한번 구경해 보니 정말 인기가 대단한 건지 니케..
24. 지난 히로시마 여행 때 미룬 숙제를 처리하는 밤 게스트하우스 바로 앞에 있는 엔코바시쵸역에서 노면전차를 타는데 출퇴근시간도 아닌데 전차 안이 승객들로 바글바글합니다. 한참을 고통받다 혼도리에 내려 다이소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고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구석진 곳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잠시 들릅니다. 지난 6월 히로시마 여행 때 평화기념공원에 들렀지만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들르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거든요. 다시 히로시마에 왔으니 시간을 내 짧게 묵념을 하고 공원을 떠납니다. 지난 여행 때 미룬 숙제가 하나 더 있는데요. 내장 튀김을 먹었던 아키쨩에 다시 왔습니다. 호르몬 텐푸라를 이번에도 먹을 거긴 한데 지난번에 그냥 지나친 이 오뎅이 너무나도 먹고 싶었거든요. 두부와 곤약, 고기 꼬치를 퍼서 접시에 담아 먹는 동안 주문한 호르몬 텐..
1. 배를 타고 간 마츠야마 늦은 시간에 공항철도 직통열차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해 지난달에는 100원에 식사를 해결했던 플레이팅에 들러 이번에는 김치찌개로 배를 채웁니다. 히로시마행 제주항공 비행기가 이른 시간에 있어 늦은 밤 공항에 도착한 뒤 노숙을 선택했는데 겨울철 인천공항이 얼마나 추울지 전혀 고려하지 못해 추위에 벌벌 떨며 제대로 자지 못했네요. 공항에서 못 잔 잠을 비행기에서 자고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 지방에 있는 작은 공항들은 입국 심사는 쉬운데 이상하게 세관 통과가 빡센 편이거든요. 입국 심사는 1분도 안 돼 끝났는데 세관에서 이런저런 질문 공세에 시달렸네요. 정작 짐검사는 안 하고. 히로시마 공항은 히로시마현에 있는 공항이지 히로시마시에 있는 공항이 아니라서 공항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보통은 매표소에서 할인 ..
산요 산인 패스 JR 서일본에서 발매하는 산요 산인 패스는 산요 신칸센 전구간을 포함해 칸사이, 산요, 산인, 시코쿠 북부 등 상당히 넓은 지역에서 쓸 수 있는 패스입니다. 저는 오래전에 패스를 써서 팸플릿 형태로 가지고 있는데 지금 발행 중인 패스는 승차권 용지에 인쇄만 해서 자동개찰기를 통과할 수 있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후쿠오카(하카타역)부터 키타큐슈, 시모노세키, 히로시마, 오카야마, 타카마츠, 요나고, 톳토리, 히메지, 코베, 오사카, 교토, 나라 등 외국인에게 잘 알려진 여러 도시 여행을 산요 산인 패스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데 이용 범위가 넓고 사용기간도 7일인 만큼 가격도 그에 걸맞게 만만치 않아 23,000엔을 받고 있으니 여러 지역을 오래 다닐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산요 산인 패스를 가지고 있으면 신오..
히로시마 야마구치 패스 JR 서일본에서는 자사 운행 철도 노선을 지역별로 잘게 쪼갠 뒤 여러 지역을 조합해서 외국인에게 패스를 팔고 있는데 그중 히로시마 야마구치 패스는 히로시마현과 야마구치현의 JR 서일본 관할 노선 대다수와 산요 신칸센 하카타역 - 미하라역 구간을 5일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패스입니다. 가격은 어른 15,000엔, 어린이 7,500엔인데 예전처럼 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히로시마역까지 신칸센 왕복만 해도 이득이던 시절은 끝났지만 여전히 후쿠오카 공항이나 키타큐슈 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해 히로시마 여행을 할 때 쓰기 좋은 패스입니다. 인천에서 히로시마 공항까지 가는 직항편이 있긴 하지만 시간대가 다양하지 않고 히로시마 공항을 잇는 교통편이 죄다 버스라서 은근히 이용하기 불편하니 히로시마 여행을 고려한다..
히로시마 전철 1일 승차권 히로시마에 관광을 간다면 보통 오사카나 후쿠오카에서 신칸센을 타고 가거나 히로시마 공항을 통해 입국해 히로시마로 갈 텐데 히로시마 공항을 이용하는 분들이라면 보통 히로덴이라고 줄여 부르는 히로시마 전철 전 노선을 탈 수 있는 1일 승차권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예전에 히로시마 공항에서 팔던 비지트 히로시마 투어리스트 패스가 개악되면서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탈 수 있는 패스가 모조리 사라지는 바람에... 제가 가지고 있는 패스는 워낙 오래전에 쓰던 패스라서 가격이 600엔인데 지금은 1일권은 700엔, 미야지마 페리도 탈 수 있는 1일 승차승선권은 900엔에 팔고 있습니다. 히로시마 전철 운임은 시내 구간 220엔(하쿠시마선은 160엔)이고 미야지마선 구간인 니시히로시마 - 미야지마 구간을 이용하면 최대 2..
16. 시간이 남아 찾아간 슛케이엔 쿠레역 근처에 있는 두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다시 쿠레역으로 돌아갔는데 눈앞에서 열차를 놓치는 바람에 다음 열차까지 시간이 붕 떠서 간단히 배나 채우고 갈까 했거든요. 끌리는 식당은 못 찾았지만 대신 어디서 많이 본 컵라면을 파는 잡화점을 발견했습니다. 컵라면만 파는 정도가 아니라 마스크팩도 팔고 음료수도 팔고 서울우유는 아예 별도로 냉장고를 두고 팔고 있네요. 자위대 기지가 있어 다른 곳보다 보수세가 강한 도시에 이런 가게를 발견하니 괜히 신기합니다. 식사는 포기하고 쿠레역에 들어온 열차에 올라타 코스트코도 지나고 히로시마 토요 카프의 구장 마츠다 줌줌 스타디움 히로시마도 지나 히로시마역에 도착했습니다. 일본으로 오기 전 히로시마 여행은 해상자위대 쿠레사료관까지 보고 시모노세키로 넘어가는 일정으로 잡았..
15. 커다란 잠수함이 있는 해상자위대 쿠레사료관 야마토 뮤지엄 옆에는 커다란 잠수함 1척이 놓여있는데 이 잠수함이 있는 시설은 일본 해상자위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쿠레사료관입니다. 일본 제국 시절 쿠레에 해군 진수부가 있었기에 지금도 해상자위대 기지가 여럿 있어 이런 박물관을 쿠레시에 세운 것 같네요. 입장료는 무료니 바로 안으로 들어가 일본 제국 해군 시절까지 길게 잡은 해상자위대의 역사를 보는 둥 마는 둥 하며 2층으로 올라갑니다. 2층 전시실에서 다루는 주제는 소해활동이라는 상당히 생소한 말인데 소해에 쓰인 掃는 소탕하다 할 때 쓰는 한자 쓸 소입니다. 그러니 한자만 보면 바다에 있는 무언가를 쓸어버린다는 의미겠죠. 소해활동에서 쓸어버리는 대상은 바로 기뢰입니다. 바다에 있는 기뢰를 제거하는 작업인 minesweeping를 한자어로 번역하면서 sw..
14. 과학관의 탈을 쓴 야마토 뮤지엄 계속 타다 보니 이제는 좀 지겨운 레드윙 열차를 타고 실사로 보니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키키를 보며 이동해 히로시마로 들어가기 전 카이타이치역에 내려 또다시 쿠레선 열차에 탑니다. 히로역으로 가는 쾌속 아키지라이너를 타고 이동한 곳은 쿠레시의 중심 역 쿠레역. 동쪽 요코스카처럼 이곳도 해군 도시기에 일본제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와 관련된 관광지가 많은데 그중 하나가 야마토 뮤지엄입니다. 정식 명칭은 쿠레시해사역사과학관인데 정작 입장권을 사면 정식 명칭보다 별칭인 야마토 뮤지엄이 훨씬 크게 찍혀 있고 티켓에 담긴 사진도 일본제국 해군 전함 야마토 모형인 것을 보면 여기가 과학과 대체 무슨 관련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입장권을 사고 안으로 들어가 가장 먼저 1/10 사이즈 야마토 모형을 보고 본격적..
13. 폐선 전에 타본 스카이레일 타다노우미항에 돌아온 뒤 아까 걸어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갑니다. 철도 건널목을 건너면서 괜히 좌우를 살펴보고 타다노우미역에 도착. 여기서 쿠레선 열차를 타고 미하라역으로 다시 가야 하는데 열차 시간표를 보니 배차간격이 참 처참하네요. 파란색 숫자로 적힌 시간은 관광열차 성격의 etSETOra라서 논외로 치면 1시간에 1대 꼴로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 정도면 일본 지방 재래선 치고는 양호한 수준이니...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전날 호텔로 배송을 시킨 로이즈 초콜릿 한정판 복숭아맛 초콜릿을 꺼내 열심히 우걱우걱 먹어치우고 타다노우미역 근처에 있는 타케하라시 관광에 대한 소개문을 간단히 읽어봅니다. 옛 모습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풍경 보존 지구 같은 관광지가 있고 타다노우미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
12. 토끼로 가득한 섬 오쿠노시마 오쿠노시마에 도착하니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조금은 뜬금없게도 버스인데 시내버스는 아니고 큐카무라호텔(休暇村大久野島)까지 가는 무료 셔틀버스입니다. 버스 출발까지 조금 시간이 남아 주변을 둘러보니 별명이 토끼섬인 곳답게 어렵지 않게 토끼를 찾을 수 있네요. 출발 시간이 되어 버스를 탄 뒤 오쿠노시마를 떠난 배를 보고 바다가 보이는 캠핑장도 보고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이 보이는 토끼도 실컷 봅니다. 버스가 걷는 속도와 비견될 정도로 상당히 천천히 달려서 사진을 찍기에 전혀 문제가 없네요. 호텔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린 뒤 각양각색의 토끼를 찍어봅니다. 오쿠노시마는 오랫동안 군사시설로 써왔던 섬인데 일본이 막 개항하던 시절 유럽으로부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이곳에 포대를 두었고 섬을 지도에서 지워버리는 등 아무나 ..
11. 토끼섬으로 가는 길 일본 여행 와서 늦잠을 자는 게 소원이라면 소원인데 워낙 일정을 빽빽하게 짜는 버릇때문에 6시 49분 출발하는 신칸센을 타야 해서 결국 이날도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도 포기한 채 체크아웃을 마치고 히로시마역에 왔습니다. 히로시마에 본사를 둬서 그런지 히로시마역에 놓인 마쓰다의 CX-60 뒤에 있는 도토루에서 모닝 커피를 마시고 신오사카행 코다마를 타러 갑니다. 코다마로 운행하는 이 열차는 왕년에 히카리 레일스타라는 애칭을 붙여 산요 신칸센에서 운행했던 열차인데 지정석 좌석 배열을 3+2가 아닌 2+2로 하고 특별 좌석도 설치하는 등 JR 서일본에서 제법 공을 들였던 열차입니다. 하지만 큐슈 신칸센 전 구간이 완공되고 산요 신칸센과 노선을 합쳐 운행하게 되자 히카리 레일스타로 운행하던 열차는 히카리보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