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교환하는 김에 애플 비전 프로 데모 체험

갑자기 에어팟 프로 뚜껑이 닫히지 않게 돼서
급하게 수리 예약을 잡은 뒤

애플 여의도에 방문했는데요.

예약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와서 체크인을 못 했기에 시간을 때워야 하는데
이게 눈에 들어옵니다.
무려 500만원에 달하는 애플 비전 프로.

워낙 비싼 몸이라서 그런지 자유롭게 끼워보지는 못하고
30분마다 진행되는 세션을 예약해서 애플 비전 프로 데모를 체험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기에
오후 7시 45분에 에어팟 프로 수리 체크인을 하고
8시에 데모를 체험하면 되겠다 싶어 바로 예약을 했습니다.

남은 시간은 IFC 몰을 적당히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애플 여의도로 돌아왔는데...

어째 아무리 기다려도 에어팟 프로 엔지니어가 나타나지 않아
부랴부랴 애플 비전 프로 데모 예약을 8시 30분으로 미루고
체크인 후 30분이 지나서야 나타난 엔지니어에게 증상을 설명합니다.

진단 결과는 힌지가 휘어서 그러니 케이스를 교체해야 한다.
애플 케어에 가입했기에 교체 비용은 40,000원밖에 하지 않네요.

아이폰과는 다르게 모든 부품을 접착제로 붙여 조립하는 에어팟은 수리라는 개념이 없이 모든 문제를 교체로 해결하기에
상당히 빠르게 결제까지 마쳤습니다.

에어팟 프로 문제는 해결했으니 이제 애플 비전 프로를 체험해 볼 차례죠.
얼굴을 인식해 나에게 맞는 밴드 사이즈를 측정한 뒤 조금 기다리면
스페셜리스트라고 불리는 직원이 애플 비전 프로를 가지고 옵니다.

내 마음대로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정해진 대로 체험하는 것이기에
어느 정도 편향된 경험이라는 것을 감안해야겠지만
처음 써보는 애플 비전 프로는 상당히 재미있는 기계였습니다.
내 눈이 바라보는 대로 움직이는 커서,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손가락 제스처 등을 보면
이게 미래에서 온 기계가 아니라 지금 시대의 기계가 맞다고? 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행하면서 많은 사진을 찍다 보니 평범한 사진을 공간 사진으로 변환하는 것에서 큰 충격을 받았는데
예전보다 더 실감나게 과거를 추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애플 TV+를 통해 본 전용 콘텐츠를 보면서는
팀 쿡이 애플 비전 프로를 달고 살았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사는 우리는 미국인보다 2년 가까이 늦게 애플 비전 프로를 만났고
애플 비전 프로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우리 모두 알고 있죠.
지나치게 비싼 가격, 거추장스러운 유선 배터리, 부족한 콘텐츠 등 한계가 명확한 기계이기에
지갑이 평범한 저로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기계.
하지만 이날 경험한 애플 비전 프로는 정말 마법 같은 기계였습니다.

체험을 마치면 이번 데모에 쓴 애플 비전 프로 모델과 밴드 사이즈를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는데요.
이날 이후 추가적으로 애플 비전 프로 데모 세션에 참여할 때 이 사이즈 기록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이날 체험한 데모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죠.
또 세션에 참여할지 아직 모르겠지만 미래는 모르는 일이니 일단 저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