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아키하바라에서 출발하는 카트
진보쵸역에서 한조몬선 열차를 타고
환승을 거쳐 아사쿠사에 도착한 뒤
이날의 숙소 호텔+호스텔 도쿄 아사쿠사2로 갑니다.
여행을 처음 계획할 때에는 숙소가 아니었는데
회사 일때문에 휴가를 미루는 바람에 숙소비가 전반적으로 올라서
도쿄 숙소는 최대한 돈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저야 두 다리 쭉 뻗고 잠만 자면 그만이긴 한데
언제까지 이렇게 여행을 다닐 수 있으려나...
숙소에 짐을 푼 뒤 다시 아키하바라로 이동하니
도로에 빨간 카트들이 보이네요.
이날의 마지막 여행 코스가
바로 저 빨간 '아키하바라 카트'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류의 카트 업체가 '마리카'라는 이름으로
누가 봐도 마리오 카트로 보이는 장사를 했었는데
닌텐도의 철퇴를 맞고 재판에서 배상 판결을 받는 바람에
지금도 인형옷을 입고 카트를 탈 수 있지만
닌텐도 캐릭터와 관련 있어 보이는 옷은 없네요.
위생은 둘째치고 날씨가 너무 더워서 저 옷을 입고 싶은 생각이 없지만.
생긴 건 작아도 일단은 운전면허가 필요한 자동차니
예약 내역을 보여주며 국제운전면허증을 확인하고
예약한 시간이 되어 주차장 밖으로 나갑니다.
건물 밖에 늘어선 카트 중에서
가이드 바로 뒤를 달리는 카트 앞에 서서
액셀과 브레이크, 깜빡이,
그리고 사이드 브레이크 조작법을 배운 뒤
스마트폰을 가슴에 맨 지지대에 꽂고
가이드를 따라 운전을 시작합니다.
아키하바라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대로를 따라 달려
우에노 동물원 동원과 서원을 가로지르는 길을 지난 뒤
주택가 사이 좁은 길을 지나
도쿄국립박물관 앞을 통과합니다.
우에노역 철길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지나니
저 멀리 도쿄 스카이트리가 보이고
아사쿠사의 번화가도 보입니다.
아사쿠사를 대표하는 센소지의 카미나리몬을 지나
아사히 맥주 본사 건물을 보며
도쿄 스카이트리 방향으로 달리다 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네요.
불이 들어온 도쿄 스카이트리를 지나
방향을 바꿔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대신 환한 조명이 길을 밝혀줍니다.
오래된 건물과 새로 짓는 건물이 함께 보이는 긴자 거리를 지나
고가 다리 옆을 쭉 달리다 보니 앞에 도쿄역이 보이네요.
늦은 시간에 도쿄역에 온 적은 많지만 밖에서 본 적은 거의 없어서
이렇게 보니 괜히 신기합니다.
정해진 시간까지 조금 더 달린 카트는
아키하바라로 돌아와 처음 출발해던 건물로 왔는데요.
일본 내에서는 안전과 관련해서 이래저래 말이 자주 나오는 서비스고
실제로 사전에 일본 운전 지식과 관련된 안내는 단 하나도 없는 등
이래도 괜찮나 싶은 점도 몇 가지 있었습니다.
그래도 2시간을 꽉 채워서 도쿄 시내를 달리는 경험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주행 중 가이드가 찍은 기념사진을 에어드롭으로 받은 뒤
아키하바라를 떠나러 전철역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