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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3.06.09 히로시마, 키타큐슈

9. 소 내장을 튀겨 주는 아키쨩

 

 

여행 오기 전부터 미리 알아본 식당이 히로시마 전철 정거장 근처에 있고

 

파스피에 잔액이 넉넉하게 남아있어서

 

미야지마구치역에서 히로시마 전철 열차를 타고 갈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소요 시간이 2배 차이가 나니 바로 마음을 바꿔

 

JR 미야지마구치역으로 가서 빨간 열차를 탑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답게 여러 언어로 적어둔 열차 이용 안내문에

 

한국어가 미묘하게 번역이 잘못돼서 괜히 불편해하며

 

 

 

 

히로시마 방향으로 가는 열차에 타니

 

 

 

 

2023년 4월 1일부로 시모노세키까지 확대된 교통카드 서비스 구역 광고가 보입니다.

 

 

 

 

열차 내 노선도에도 넓어진 교통카드 사용 구역을 하늘색으로 표시해두고 있는데

 

저도 그렇고 다른 외국인 여행객도 그렇고

 

히로시마와 그 주변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교통패스를 사서 이동할 테니

 

여행객 입장에서는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2017년에 전국 호환 교통카드 에어리어를 설명하는 글을 작성한 뒤로 꾸준히 정보를 갱신하고 있지만

 

과연 이게 일본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인가 하는 고민이 계속 드는 이유입니다.

 

 

 

 

아무튼 다시 JR 니시히로시마역에 도착했는데요.

 

 

 

 

바로 앞에 있는 히로덴니시히로시마역으로 걸어가

 

 

 

 

전차에 탑승.

 

 

 

 

파스피를 찍고

 

 

 

 

고작 1정거장 이동해

 

 

 

 

후쿠시마쵸역에 내려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갑니다.

 

 

 

 

아키쨩(あきちゃん)이라는 식당인데

 

 

 

 

가게 외부에 적힌 대로 텐푸라(天ぷら)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입니다.

 

 

 

 

안으로 들어가 1인석으로 안내를 받고

 

 

 

 

의자 밑 바구니에 가방을 넣으며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는 게 아니라

 

 

 

 

메뉴판 옆에 붙은 이 사진에 집중.

 

이곳의 주력은 소 내장, 그러니까 호르몬을 튀긴 텐푸라인데요.

 

제공하는 부위는 사진 오른쪽부터 양, 벌집, 천엽, 막창, 대장, 비장입니다.

 

고기 옆에 한자나 카타카나로 이름이 적혀있긴 한데

 

이게 일본어 표준어가 아니라 히로시마 사투리라서

 

괄호에 있는 한자를 읽어야 이게 어느 부위인지 알 수 있겠네요.

 

 

 

고기를 먹는 법은 사진이 있어 쉽게 알 수 있지만

 

고기 부위는 읽기가 참 힘드니 유민상식 주문법을 쓰기로 하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점원에게 보여주고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전부 하나씩 달라고 했습니다.

 

 

 

 

튀김을 먹으면 절로 맥주가 땡길 텐데

 

저는 술을 안 마신 지 오래라 맥주 1잔만 마셔도 한방에 가버릴 것 같으니

 

논 알코올 맥주가 있는지 물어보니 키린 제로이치를 팔고 있다고 해서

 

 

 

 

이것도 같이 주문합니다.

 

 

 

 

정작 맥주잔은 아사히네요.

 

 

 

 

분식집에서 튀김을 주는 것처럼 나온 호르몬 텐푸라를 집게로 집어

 

 

 

 

자리마다 놓인 1인용 도마에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식초와 간장, 고춧가루, 시치미를 적당히 섞은 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가장 처음 먹은 고기는 양.

 

소의 1번째 위로 히로시마에서는 시로니쿠(白肉)라고 부르나 봅니다.

 

 

 

 

다음으로는 소의 2번째 위장인데

 

한국에서는 보통 벌집 또는 벌집양으로 부르죠.

 

메뉴판에 적힌 히로시마식 명칭은 하치노스(ハチノス).

 

 

 

 

소의 3번째 위장인 천엽은 히로시마에서도 센마이(センマイ, 千枚)라고 부르는지

 

카타카나 표기 없이 한자 표기만 적혀 있네요.

 

 

 

 

보통은 내장탕에 들어간 건더기로 먹거나

 

곱창구이집에서 생간과 함께 사이드 메뉴로 나오는 것을 먹는데

 

네모나게 눌러서 튀긴 다음 잘라 먹으니

 

오돌토돌하게 튀어나온 돌기가 마치 곱창 곱을 씹는듯한 식감이 납니다.

 

 

 

 

4번째로 먹은 부위는 홍창이라고도 부르는 소 막창인데

 

돼지 막창과는 달리 소 막창은 소의 4번째 위장입니다.

 

히로시마식 명칭은 비치(ビチ)인데... 발음 잘해야겠네요.

 

 

 

 

소 위를 순서대로 먹었으니 다음으로는 대장(오오뱌쿠, オオビャク)을 먹고

 

 

 

 

소의 비장으로 마무리.

 

히로시마에서 부르는 이름은 치기모(チギモ)인데

 

일본어 사전에서 이걸 검색하면 비장이 아닌 닭의 간이 나오거든요.

 

자리에 앉아서 검색했을 때에는 아무리 봐도 닭 간이라기엔 너무 커서 에이 아니겠지 했는데

 

카타카나 아래 적힌 한자(腓腸)가 맞았습니다.

 

지금까지 먹은 부위가 전부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부위였다면

 

비장은 스펀지처럼 상당히 부드러워서 금세 목 뒤로 넘어가네요.

 

 

 

 

내장 부위가 아무래도 기름진 부위가 많다 보니

 

이걸 튀겨 먹으면 더 느끼해지지 않을까 했는데

 

그다지 느끼하지 않고

 

바삭한 튀김옷 속에 있는 탄력 넘치는 고기가 참 맛있습니다.

 

 

 

 

고기를 전부 하나씩 맛봤으니

 

그중 또 먹고 싶은 부위로 벌집과 막창을 하나 더 주문해

 

 

 

 

모조리 입 안으로 넣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는데요.

 

 

 

 

바글바글 끓고 있는 어묵을 보니 이것도 주문할걸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아무튼 호르몬 텐푸라 8점에 논 알코올 맥주 1병을 합쳐서 1,650엔을 내고

 

식당에서 나와 숙소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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