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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3.08.10 칸토

35. 에티오피아 항공 비행기를 타고 귀국 나리타공항역에 내려 공항 터미널로 가기 전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 대신 스타벅스 카드를 담을 머그컵을 하나 사고 공항 제1터미널로 갑니다. 제1터미널은 북쪽 윙과 남쪽 윙으로 시설을 구분하고 있는데 북쪽 윙에는 대한항공, 델타항공, 진에어 등 스카이팀 계열 항공사 카운터가 있고 남쪽 윙에는 아시아나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 전일본공수 등 스타얼라이언스 계열 항공사 카운터가 있습니다. 북쪽 윙과 남쪽 윙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 항공사 안내도가 붙어있지만 혹여나 잘못된 윙으로 찾아가더라도 북쪽 윙과 남쪽 윙 사이는 이어져 있으니 탑승 시간에 쫓기지만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인천행 항공기 체크인을 위해 남쪽 윙으로 왔는데 이번에 탈 항공사는 아시아나도 에어서울도 에어부산도 아닌 에티오피아 항공. ..
34. 도쿄역에서 시간을 때우고 공항행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야 하니 긴자역에서 마루노우치선 열차를 타고 도쿄역에 왔는데 공항으로 가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라서 도쿄 스테이션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를 잠시 보고 갑니다. 카이노 쇼타다오토(甲斐荘楠音)라는 화가이자 영화 의상 제작가의 작품을 다루는 회고전인데 전시실 내에서는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어 작품을 찍을 생각을 안 했지만 사진 촬영을 허락했더라도 블로그에는 올리지 못했을 것 같네요. 도쿄 스테이션 갤러리는 갤러리 역할뿐만 아니라 건물 그 자체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도쿄역 마루노우치역사(驛舍)에 대한 역사(歷史)를 다루고 있습니다. 도쿄역을 최초로 설계한 사람은 일본에 철도 건설 자문을 하던 독일인 프란츠 발처(Franz Baltzer)인데 그가 설계한 도쿄역은 일본 건축 외관을 닮은 역이었..
33. 긴자 한복판에서 열린 스파이 패밀리전 신바시역에서 긴자선 열차를 타고 긴자역 근처에 있는 마츠야 긴자로 갑니다. 이름만 보면 괜히 규동집 마츠야가 생각나지만 그곳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백화점인데 의외로 이런 곳에서도 애니메이션 전시가 자주 열리네요. 국내에서도 넷플릭스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린 스파이 패밀리전 전시가 이날이 마지막이라서 여행 마지막 날 뭘 할까 고민하다 여길 가보기로 했습니다. 당연히 당일권은 진작에 매진됐고 전시장 주변은 순번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한데 이럴 줄 알고 사전에 인터넷으로 입장권 예약을 했으니 입장 순서에 맞춰 주변에서 기다리다 안으로 들어갑니다. 입장하면서 키워드 미션지를 나눠주는데 벽에 걸린 다양한 전시물 사이에 키워드 미션의 힌트가 붙어 있고 그 힌트를 조합해 문장을 완성하면 이든 칼리지에서 시험을 잘..
32. 인생 첫 코미케 도쿄 빅 사이트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도쿄국제전시장에는 여러 행사가 열리지만 그중 여러 의미로 유명한 행사는 단연 코믹 마켓, 줄여서 코미케일 텐데요. 수도 없이 일본을 가봤지만 정작 코미케는 가볼 일도 없었고 가볼 생각도 안 했기에 그러려니 했다가 올해 여름 열리는 C102에 맞춰 여행 일정을 잡고 코미케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코미케에 참가하는 방법이 좀 많이 바뀌었는데요. 얼리 입장권을 추첨으로 판매하고 얼리 입장권 판매가 끝나면 동인샵을 통해 오전 입장권이 판매가 됩니다. 저도 당연히 얼리 입장권을 노리고 동관, 서관 입장권 모두 응모를 했는데 죄다 떨어지는 바람에 여유 있게 여행을 시작한 것이죠. 어떤 교통수단을 타고 오다이바에 들어왔든지 간에 도쿄 빅 사이트를 향해 걸어가다 보..
31. 느긋하게 버스 타고 오다이바로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 마츠리 준비가 한창인 동네 부스에 잠시 들러 축제 때 쓸 가마를 슬쩍 구경하고 보통열차만 서는 사메즈역으로 가서 케이큐 전철 열차를 타고 시나가와역에 내렸습니다. 도쿄에서 오다이바로 가는 일반적인 방법은 신바시역에서 유리카모메 열차를 타거나 오사키역, 오이마치역 등에서 연계되는 린카이선 열차를 타는 것인데 그렇게 가는 것은 너무 평범하기도 하고 여행 마지막 날이라 일정을 빽빽하게 잡지 않아 시간 여유가 있어서 시나가와역에서 오다이바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이날 탄 버스는 km버스에서 운행하는 오다이바 레인보우 버스. 시나가와역을 출발해 몇몇 정류장에 들렀다가 레인보우 브리지를 건너 오다이바로 진입하는 시내버스입니다. 도쿄 시내를 달리는 버스답게 버스 배차간격도 10분에서..
30. 고기 썰고 친구네 집으로 텐노즈아일역으로 다시 돌아가서 린카이선 열차를 타고 누마즈에 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러브라이브 시리즈 캐릭터가 지키고 있는 오이마치역에 내려 하룻밤 신세를 지는 대신 저녁 식사를 사주기로 한 친구와 만나 오이마치역에서 조금 떨어진 주택가에 있는 아메리칸 그릴 샘이라는 식당으로 갑니다. 빈자리로 안내받아 메뉴판을 펼쳤는데 숙소에서 아침을 먹은 뒤로 지금까지 쭉 공복이라서 제일 비싼 프라임 립아이 로스 스테이크(350g에 4,850엔)를 고르고 밥, 샐러드, 드링크가 포함된 디너 세트(580엔)도 같이 주문. 해가 넘어간지 오래지만 굳이 아이스 커피를 골라 마시며 샐러드를 먼저 맛보고 영롱한 자태를 보여주는 고기를 썰어봅니다. 미디엄 웰던으로 주문하려던 걸 미디엄 레어로 주문하는 실수가 있긴 했지만 어쨌거나..
29. 금요 로드쇼와 스튜디오 지브리 유난히 줄이 길던 가게가 있어 대체 뭘 파는가 하고 슬쩍 보다 생전 처음 보는 타코 센베에 신기해하며 에노시마를 빠져나와 전철역으로 갑니다. 에노시마 인근 바닷가에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경고문이 곳곳에 있는데요. 다름 아닌 솔개 주의 안내판입니다. 음식을 먹으려고 꺼내는 순간 솔개들이 날아와서 음식을 채가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하거든요. 작년까지는 코로나 유행이 심했기에 다들 마스크를 끼고 돌아다녀 음식도 못 먹으니 큰 문제는 안 됐겠지만 올해 들어서는 일본에서도 이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니 다시금 솔개의 위험성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에노시마로 갈 때에는 에노시마 전철 열차를 타고 에노시마역에 내렸는데 에노시마를 떠나 도쿄로 올라갈 때에는 느긋느긋 움직이는 감성보다 무조건 빠른 이동..
28. 에노시마 시캔들 용궁을 모티브로 해서 지었다는 에노시마 신사. 에노시마에 온 사람치고 여기를 안 가보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은데 에노시마가 평평한 섬이 아닌 경사가 꽤 있는 섬이라서 에노시마 신사를 둘러보려면 계단을 좀 많이 걸어야 합니다. 그래서 편하게 올라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에스카'라고 부르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는데 이걸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태우거든요. 다른 때라면 그냥 걷고 말 텐데 날씨가 너무 더운 데다 에스카를 탈 때와 계단으로 걸어갈 때의 시간 차이가 너무 나서 에노시마에 있는 전망대 시캔들 입장료가 포함된 세트권을 사고 자본주의 만세를 외쳐보겠습니다. 무더운 바깥과는 다르게 에어컨을 틀어주는 것을 보며 에스컬레이터를 타자마자 돈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첫 번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헤..
27. 사람들로 가득한 에노시마 에노시마 전철 연선 관광지 중 슬램덩크의 성지가 있으니 안 가볼 수는 없지 해서 하세역에서 열차를 타고 카마쿠라코코마에역에 내렸는데 그 유명한 철도 건널목 주변 상황이... 참 난감합니다. 안내원이 나와 인도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계속 경고는 하는데 사람들이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차도 한가운데로 나와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니 대체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건가 하는 자괴감이 절로 드네요. 그래서 사진 찍기는 포기하고 역으로 돌아왔는데 어찌나 열차를 타려는 사람이 많은지 열차를 타기도 전에 문이 닫혀 계획에 없던 시간만 허비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열차에 올라타 맨 앞으로 이동해 앞을 바라봅니다. 에노시마 전철은 생김새는 노면전차와 비슷하지만 열차 운행은 일반적인 전철과 다를 것이 없거든요. 그런데 코시고에..
26. 고즈넉한 하세데라 카마쿠라 대불이 있는 코토쿠인에서 가까운 하세데라는 736년 지어졌다고 전해지는 오래된 절인데 여기를 찾는 대다수 관광객들은 유서 깊은 절의 역사보다는 여기서 바라보는 경치에 관심을 가지고 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일단은 절이기에 하세데라의 중심 건물인 관음당(칸논도)부터 가봤는데 어두운 방 안 조명을 받아 빛을 내는 관세음보살상이 상당히 인상적이지만 아쉽게도 사진 촬영은 금지. 팸플릿에 실린 사진이라도 올려봅니다. 관음당 옆에는 쿄죠(経蔵, 경장), 텐린죠(転輪蔵, 전륜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작은 건물이 있는데 여기에는 린조(輪蔵, 윤장)이라고 부르는 특이한 회전식 서가가 있습니다. 서가를 한번 회전시켜서 서가 안에 담긴 불경을 모두 읽은 공덕을 얻을 수 있다고 하네요. 이외에도 마니차(摩尼車)라고 ..
25. 에노덴을 타고 간 카마쿠라 대불 후지사와역에 내리는 관광객이라면 99% 에노시마로 가는 사람들일 텐데 후지사와역에서 에노시마역으로 가는 방법이 2가지입니다. 하나는 에노시마 전철을 타고 에노시마역으로 가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오다큐 전철을 타고 카타세에노시마역으로 가는 방법인데 시간만 따지면 오다큐 전철을 타는 것이 좋지만 에노시마 전철을 타는 것 자체가 목적인 사람들이 많아서 오다큐 전철만 추천하기 애매하네요. 나중에 후지사와역으로 돌아올 것까지 고려해서 오다큐 후지사와역에서 에노시마 카마쿠라 프리패스를 사고 13분 간격으로 운행해서 열차 하나 놓치면 오래 기다려야 하는 에노덴을 타러 부리나케 달려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열차에 올라탑니다. 열차가 에노시마역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우르르 내려 착석에 성공하고 에노시마를 떠나 카마쿠라로 가..
24. 특급 오도리코 료센지를 떠나 이즈큐시모다역으로 가던 중 특이하게도 시커먼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페리상의 쿠로후네야(ペリーさんの黒船家)라는 가게 이름에 걸맞게 쿠로후네를 모티브로 삼아 죽탄(竹炭)을 살짝 넣은 쿠로후네 생소프트(黒船生ソフト)를 팔고 있는데 대체 무슨 맛일까 궁금해서 날씨도 덥고 하니 하나 사봤습니다. 생각보다 죽탄보다는 우유의 진한 맛이 강하게 느껴지면서 끝맛도 깔끔해서 놀랐네요.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다시 걸어 이즈큐시모다역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여행을 계획할 때에는 아타미역까지 가는 보통열차를 탄 뒤 아타미역에서 다른 열차로 갈아타 도쿄 방면으로 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시모다 관광을 일찍 끝낸 덕에 이즈큐시모다에서 도쿄를 바로 잇는 특급 오도리코를 탈 수 있게 됐습니다. 전석 그린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