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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3.08.10 칸토

23. 일본 개항을 결정한 료센지 이즈큐시모다역 근처에는 이렇게 검은 배, 그러니까 쿠로후네(黒船, 흑선) 모형이 놓여 있는데 쿠로후네와 관련된 일본의 역사를 알아보러 쿠로후네 뮤지엄으로 갑니다. 조선이 1875년 일본이 배를 끌고 강화도와 영종도를 습격한 운요호 사건으로 강제로 개항했듯이 일본도 1853년 미국이 배를 끌고 요코스카에 배를 끌고 온 일로 인해 강제로 개항했는데 당시 미국 함대 사령관 메튜 페리가 끌고 온 배가 검은 증기선이었기에 이때의 사건을 쿠로후네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쿠로후네 사건의 결과로 1854년 시모다에 있는 료센지라는 절에서 일본은 미일화친조약, 이른바 카나가와 조약을 미국과 맺어 시모다와 하코다테를 개항했고 미국에 최혜국 대우와 미국인의 행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조항을 조약에 넣었습니다. 1858년에는 미일..
22. 시모다 로프웨이 타고 전망대행 이즈큐시모다역을 나서면 바로 앞에 로프웨이가 보이는데요. 어째 일본에 와서 3일 동안 로프웨이만 타는 것 같은 기분이 갑자기 드는데 제가 케이블카나 로프웨이만 보면 타고야 마는 병이 있어서 시모다 로프웨이도 타러 갑니다. 왕복 요금 1,500엔을 내고 표를 받고 나니 로프웨이 출발 시간 전까지는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어 승객 대기 공간에 놓인 에도 시대의 배 모형이라던가 석탄으로 만들었다는 조각 '스미이누'를 보며 시간을 때우다 9시 45분이 되어 로프웨이 곤돌라에 승차. 신시모다역을 출발하자 속도를 높여 시모다시 시가지를 빠져나와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로프웨이와 마주친 뒤에는 본격적인 등산을 합니다. 네스가타야마역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경치를 잠시 보고 주변에 뭐가 있는지를 보는데 대부분 오래 ..
21. 이즈 반도의 남쪽 끝 시모다로 전날에 이어 이날도 새벽 일찍 일어나 정문이 아니라며 굳게 닫혀있는 문 너머로 보이는 증기기관차를 구경하고 미시마역으로 와서 수집용으로 이즈하코네 철도 1일권을 구입하는 김에 개찰구 안으로 들어가 러브라이브 선샤인 래핑 열차를 2대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와 숙박비에 포함된 조식으로 아침을 먹습니다. 식사를 마쳤으니 체크아웃을 하고 식후 커피를 마시러 탈리스 커피에 들른 뒤 다시 온 미시마역에서 이날의 여행을 시작합니다. 미시마역에서 아타미역을 거쳐 이토선(伊東線) 이토역까지 가야 하는데 미시마역은 노선도에 주황색으로 표시된 JR 토카이 역이고 이토역은 초록색으로 표시된 JR 동일본 역이라 일본에 입국할 때 산 도쿄 와이드 패스는 아타미역에서 이토역까지 쓸 수 있고 미시마역에서 아타미역까지는 운임을 따로 내..
20. 장어로 유명한 동네에서 장어덮밥을 카페에서 나오니 슬슬 해가 저물어가서 누마즈를 떠나 미시마로 돌아갑니다. 열차를 타러 누마즈역으로 가니 도쿄로 가는 토카이도선 열차가 대기 중인데 토카이도선 열차는 최대 267km를 달려야 하는 장거리 노선 열차라서 지하철처럼 기다란 롱시트과 함께 등을 딱 붙일 수 있는 박스 시트도 있거든요. 마침 박스 시트 중 빈자리가 여럿 나왔는데 저는 저 좌석이 너무나도 불편해서 어차피 1정거장만 이동하니 롱시트에 앉아갑니다. JR 미시마역에 도착한 뒤 발로 옆에 있는 이즈하코네철도 미시마역에 들렀는데요. 애니메이션 러브라이브 선샤인의 무대가 된 누마즈시 우치우라로 가는 철도 노선이라 외국인들이 은근히 많이 찾아 스이카, 파스모, 토이카 등 교통카드를 쓸 수 없다는 안내문이 일본어, 영어, 중국어 3가지로 적혀 있..
19. 정신과 시간의 러브라이브 선샤인 카페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정말 별의별 곳에 스탬프가 놓인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누마즈 시내에도 곳곳에 러브라이브 선샤인과 관련된 스탬프가 여럿 있습니다. 스탬프야 아무 종이에 찍어도 잘 찍히지만 누마즈에 왔으니 스탬프 모양에 맞춰 러브라이브 선샤인 스탬프북에 찍어보자 해서 게이머즈가 아닌 '누마즈'에 왔습니다. 스탬프북도 이벤트마다 찍어내는 건지 디자인이 여럿 있는데 누마즈시 100주년 기념 스탬프북이 가장 많아서 이걸로 선택하고 가게 앞에 있던 별의별 스탬프에 잉크를 묻혀 스탬프북에 열심히 찍어봅니다. 아까 지나온 누마즈 나카미세 상점가에도 스탬프가 몇 개 있다길래 상점가를 열심히 돌며 스탬프를 찍고 누마즈역에 오니 누마즈시의 명물(?) 러브라이브 선샤인 래핑 시내버스가 있어 이것도 찍어봅니다. 누마즈역..
18. 러브라이브 선샤인의 도시에서 평범하게 돈가스를 시즈오카현 누마즈시. 어업과 관광업 위주로 도시가 발달해 왔지만 버블이 꺼지면서 관광업이 조금씩 쇠퇴하고 다른 도시에 비해 산업 기반이 약하다 보니 도시가 점점 쇠락해 갔으나 애니메이션 '러브라이브 선샤인'의 무대로 누마즈시 우치우라가 등장하면서 성지순례 차원에서 누마즈시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아예 시 전체적으로 러브라이브 선샤인을 밀어주기 시작해 이제는 도시 자체가 러브라이브 선샤인 테마파크처럼 돼버리는가 하면 지속적으로 콜라보를 유지하면서 작품 자체의 생명력을 늘려 2015년에 처음 등장했던 프로젝트가 8년 동안 팬덤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누마즈시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판타지 세계관을 도입한 외전 작품을 2023년에 방영하는 등 작품도 도시도 서로 윈윈하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을 ..
17. 하코네 관광을 마치고 미시마로 여행을 준비할 때에는 일본 사는 친구와 절반씩 부담해서 하코네에 있는 료칸에서 숙박하려고 했는데 친구가 다른 일정이 생겨서 저 혼자 료칸 가격을 부담하기엔 부담스러우니 하코네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도쿄에서 하코네까지 왕복하는데 하코네 프리패스 이용 범위를 잘 보면 홀로 다른 동네로 빠지는 노선이 있거든요. 모토하코네항에서 미시마역을 잇는 토카이버스 N라인 노선입니다. 토카이버스라서 은근히 '그' 버스를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평범한 버스가 와서 그대로 승차. 버스를 타기로 한 때에는 단순히 미시마역까지 이동에만 관심을 둬서 버스가 다니는 길에 뭐가 있는지 알아볼 생각을 안 했는데 의외로 미시마 스카이워크 같은 관광지도 있어서 버스 노선이 생각보다 관광에 유용할 것 같..
16. 1시간을 기다려 찍은 하코네 신사 토리이 하코네 신사는 모토하코네항에서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데 마침 버스 정류장에 토겐다이항으로 가는 W 라인 버스가 왔습니다. 하루에 5번밖에 운행을 안 하는데 마침 버스가 왔고 이 버스는 하코네 프리패스로 탈 수 있으니 안 탈 이유가 없죠. 도로에 세워진 토리이를 여럿 지나면서 벨을 눌러 정차 불명의 한국어 '정차춥니다'를 소환하고 하코네신사 정류장에 내려 신사 안으로 걸어갑니다. 유명한 신사답게 풍경만 보면 고요해야 할 법한 신사 안은 북적북적한데 제 목적지는 신사 본전이 아닌 아시노코 옆 토리이니 토리이를 보러 계단을 따라 내려갑니다. 평화의 토리이라는 별칭이 붙은 토리이 아래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한데 빙빙 돌아가는 대기열을 보아하니 결코 쉽게 빠질 줄이 아니네요. 거의..
15. 해적선을 타고 호수 유람 요즘 들어 일본 대중교통에서 신용카드 터치 결제를 사용하는 실증실험이 늘어나고 있는데 보통은 철도나 버스에 이걸 도입한 반면 하코네 일대에서는 특이하게 로프웨이와 유람선에 터치 결제를 도입했습니다. 매표소가 혼잡할 정도로 이용객이 많아서 이걸 도입한 건가... 아무튼 토겐다이역으로 가는 로프웨이를 타러 가면서 화산 가스의 위험성을 알려주는 경고문을 다시 읽어보고 다시 봐도 참 커다란 곤돌라에 타서 오와쿠다니 계곡에서 아래로 내려가는데 도로를 보니 오와쿠다니 계곡으로 올라가려는 차들로 가득 차있습니다. 하필이면 이날이 일본 추석인 오봉 시즌이라 심하다 싶을 정도로 길이 막히네요. 저 같은 외국인에게야 하코네는 당연히 대중교통을 타고 오는 곳이지만 일본인 입장에서 하코네는 대중교통을 타고 가기엔 환승을 너무..
14. 유황 연기가 오르는 오와쿠다니 계곡 위를 로프웨이로 고라역으로 돌아와서 소운잔역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에 탑니다. 한국에서 케이블카라고 부르는 걸 일본에서는 로프웨이라고 부르고 일본에서 케이블카라고 부르는 건 케이블이 끌고 언덕 위로 올라가는 전차니 옆에 선 한국인 여행객이 이게 왜 케이블카인지 모르겠다면서 계속 이야기를 하길래 잠시 이야기에 끼어들고 맨 뒤에서 전차가 이동하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케이블카치고는 제법 많이 있는 역을 지나면서 위에서 내려오는 전차와 교행. 단순히 지도로 볼 때에는 역 사이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케이블카를 타보니 거리보다도 경사가 상당히 가팔라서 천천히 움직일 수밖에 없네요. 종점 소운잔역에 도착해서 고라역에서 제대로 못 본 전차를 둘러보고 로프웨이를 타러 갔는데 곤돌라가 좀 많이 크네요. 지금까지 타본..
13. 일본으로 온 오리엔트 급행(오리엔트 특급) 이번에는 최신 열차를 타고 종착역 고라역에 도착. 여기서 버스를 타고 하코네 안쪽 깊숙이 들어갈 건데 버스 정류장 건너편에 예전에 오기쿠보 근처에서 본 시설이 있네요. 버스 방향을 바꾸기엔 자리가 좁아서 버스 대신 바닥을 돌려버리는 전차대인데 일단 버스를 타고 고라역을 떠나야 하니 작동하는 모습은 못 보고 버스 정류장으로 갑니다. 이번에 탈 버스는 2번 타는 곳에서 출발하는 싯세이카엔마에행 S라인 버스. 구간별로 요금이 올라가는 버스지만 하코네 일대 시내버스는 하코네 프리패스로 모두 커버가 되니 요금 신경 쓰지 않고 버스 앞문으로 승차합니다. 좁아지는 골목길을 지나 굽이진 산길을 달리며 폴라미술관, 모토유온천 등을 거쳐 목적지인 하코네 랄리크 미술관(箱根ラリック美術館)에 도착. 여기는 19세기 아르누보와..
12. 지그재그로 올라가 도착한 조각의 숲 미술관 하코네유모토역에서 하코네 등산철도선 열차를 기다리는데 한눈에 봐도 오래돼 보이는 열차가 들어왔습니다. 1919년 하코네 등산철도가 영업을 시작할 때 운행한 열차를 계속 개조해 운행하고 있는 열차인데 아무리 개조를 했다고 해도 100년이 넘은 열차라... 그나마 제가 타는 칸은 1927년에 만들어진 차를 개조해 운영하는 차라 8년 더 새 차이긴 한데 위에 차나 이 차나 에어컨 안 달린건 똑같거든요. 가뜩이나 올해 일본의 8월은 한국을 뛰어넘는 불볕더위였는데... 하필이면 바로 앞에 2017년 만들어진 열차가 놀고 있어 괜히 화가 납니다. 아무튼 열차에 탔으니 노선도를 확인해보는데 지금 탄 열차가 운행하지 않는 구간까지 포함해서 하코네 일대 관광 코스를 다 표시하고 있네요. 오다와라역에서 하코네유모토역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