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큐시모다역을 나서면 바로 앞에 로프웨이가 보이는데요.
어째 일본에 와서 3일 동안 로프웨이만 타는 것 같은 기분이 갑자기 드는데
제가 케이블카나 로프웨이만 보면 타고야 마는 병이 있어서
시모다 로프웨이도 타러 갑니다.
왕복 요금 1,500엔을 내고
표를 받고 나니
로프웨이 출발 시간 전까지는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어
승객 대기 공간에 놓인 에도 시대의 배 모형이라던가
석탄으로 만들었다는 조각 '스미이누'를 보며 시간을 때우다
9시 45분이 되어 로프웨이 곤돌라에 승차.
신시모다역을 출발하자 속도를 높여
시모다시 시가지를 빠져나와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로프웨이와 마주친 뒤에는
본격적인 등산을 합니다.
네스가타야마역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경치를 잠시 보고
주변에 뭐가 있는지를 보는데
대부분 오래 안 걸리는 거리에 있으니 위로 올라가 보기로 하죠.
가장 먼저 도착한 네스가타전망대에 들러
움푹 파인 만에 들어선 항구과
그 주변을 짧게 훑어보고
금붕어가 헤엄치는
작은 연못을 지나
두 번째 전망대인 쿠로후네 전망대에 와서
다시 바다를 보니
이즈큐시모다역에서 광고 포스터로 짧게 봤던 이즈 크루즈 배가
시모다항 주변을 한 바퀴 도네요.
등산로의 끝에는 아이젠도(愛染堂)라는 작은 건물이 있는데
이 안에는 애염명왕상이라는 불상이 있습니다.
절이 없는 이곳에 애염명왕상을 모신 건물만 덩그러니 있어서 이게 뭔가 했는데
애염당을 지은 사유에 대해 적은 글을 번역기를 통해 읽어보니
이 불상은 원래 카마쿠라하치만구에 있던 불상인데
메이지 시대 때 신사와 절을 나누는 신불분리 정책에 따라 여기저기를 떠돌아
최종적으로 이즈급행이 이 불상을 구입해 여기에 모시고 있네요.
꽤나 사연이 복잡한가 봅니다.
이번 여행에는 여기를 자세히 돌아보려고 온 것이 아니니 불상 구경은 이 정도로 하고
로프웨이를 타러 다시 내려가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가 이동할 료센지와 관련이 아주 깊은
흑선 감시소 터(黒船見張所跡)를 지나
네스가타야마역으로 돌아왔는데
철도 오타쿠 입장에서 눈에 띄는 카페가 있어 잠시 들렀습니다.
카페에서 파는 메뉴 자체는 특이할 게 없는데
카페 인테리어 자체가 좀 많이 특이하죠.
저 멀리 큐슈 일대에서 철도를 운행하는 JR큐슈의 디자인 고문인 미토오카 에이지가 디자인을 감수한 카페인데
이즈급행과 이즈급행의 모회사 토큐전철에서 운행하는
특별 관광열차 THE ROYAL EXPRESS의 디자인 감수도 미토오카 에이지가 담당하면서
이즈급행 계열사에서 운행하는 시모다 로프웨이의 카페 THE ROYAL HOUSE도 같이 손을 댔다고 하네요.
카페 안 멋진 모습을 여유롭게 보고 싶지만
이날도 여행 일정을 패키지여행 뺨 때릴 정도로 빡빡하게 잡아서
커피를 원샷으로 마시고 로프웨이 타는 곳으로 걸어
이번에는 반대편을 바라보며
산에서 내려와
다음 여행지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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