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여행(상세)/2023.06.29 오키나와

25. 느긋하게 귀국 귀국날 비행기가 오후 2시 출발인데 마지막 날에는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아서 평소와는 다르게 아주 여유 있게 일어나 체크아웃을 합니다. 2021년부터 오키나와 교통카드 오키카를 상점 결제에도 쓸 수 있게 됐는데 오키나와를 돌아다니면서 단 한번도 오키카 가맹점 로고를 보지 못했거든요. 체크아웃하고 오키나와를 떠나는 날이 되어서야 오키카 결제가 가능하다는 안내판을 발견했습니다. 이걸 보기 전까지는 오키카로 상점 결제가 된다는 사실 자체를 잊고 있었을 정도로 오키카 가맹점이 상당히 적은 것 같네요. 아침을 먹을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이날도 다시 모스버거에 들러 아침 한정 메뉴인 모닝 야채버거와 멜론소다 세트로 배를 채우고 패밀리마트에 들러 여행을 하고 남은 지폐를 파미페이에 충전하고 스타벅스에 들러 블로그에 ..
24. 국제거리를 짧게 돌아다니고 숙소로 한국에서는 버스 말고는 보이지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알게 모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중국 전기차 회사 비야디 지점을 시작으로 국제거리를 짧게 걸어가 봅니다. 요즘 들어 가격이 미칠 듯이 뛰어 사회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포켓몬 카드 뽑기 기계를 지나 츄라우미 수족관 안테나샵으로 들어가 보니 수족관에서 빠르게 지나쳤던 기념품들이 여럿 보입니다. 이름만 그럴듯하지 맛은 크게 차이 없는 츄라우미 사이다를 지나 고래상어를 모티프로 만든 수많은 인형을 둘러보는데 이 거대한 인형이 괜히 끌리네요. 오키나와 여행을 오면서 캐리어를 가져오지 않아 아쉽지만 인형은 포기. 방금 전 갔던 류보백화점을 지나 오키나와현청 앞을 지나니 오키나와 방문 시점을 기준으로 한참 준비 중이던 농구 월드컵 홍보 포스터가 눈에 들어옵니다...
23. 나하시역사박물관에서 알아보는 730 국제거리 초입에 류보백화점이라는 작은 지역 백화점이 있는데 이곳 4층을 나하시에서 임대해서 나하시역사박물관으로 쓰고 있습니다. 입장료 350엔을 내고 안으로 들어가면 과거에 만들어진 비석의 탁본이나 중국에서 건너온 것으로 보이는 용주 하류센(爬龍船) 등 류큐 왕국 시대를 다루는 전시물이 짧게 나오긴 하는데 이 전시물을 지나면 류큐 왕국이 일본으로 편입된 뒤의 이야기를 다루는 전시물이 더 많이 나옵니다. 심지어 전시물이 다루는 주제가 긍정적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서 전시물자 동원 프로파간다와 관련된 물건이라던가 오키나와 전투 때 전사자가 쓰던 무기들입니다. 전시물을 둔 의도가 참... 아무튼 일본이 패망하면서 오키나와는 미군정이 들어섰고 미국은 오키나와를 공산주의를 저지하는 최전방으로 고려해 자신들의 영토..
22. 렌터카 반납하고 숙소로 대체 왜 여기 있는지 모를 오사카 번호 자동차를 보면서 OTS 렌터카 지점 옆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차를 반납합니다. 여행 일정을 구체적으로 짜지 않고 와서 렌터카 대여 시간을 넉넉하게 잡았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차를 몰고도 어딜 갈 생각이 안 들길래 조금 일찍 차를 반납했습니다. ETC 정액제 플랜 덕에 별다른 추가 정산 없이 렌터카 계약은 이것으로 종료. 렌터카 지점에서 버스를 타고 가뜩이나 먼데 차가 막혀 답답한 도로를 지나 나하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대로 비행기를 타면 좋겠지만 제 일정은 아직 하루가 남았기에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시내로. 이번 여행 때 여러 번 이용했던 아사히바시역에 다시 내렸는데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유적을 잠시 들렀다 갑니다. 아사히바시역이 있는 자리는 ..
21. 공자 사당 옆 중국식 정원 후쿠슈엔 오키나와는 미국 자동차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어지간한 관광지는 일본답지 않게 주차장을 무료로 제공하는 편인데요. 이번에 갈 곳은 그야말로 시내 한복판에 있어서 그런지 주차장이 따로 없어 일본에서 운전대를 잡고 나서 처음으로 유료 주차장에 차를 댑니다. 교통과 관련된 건 뭐든지 한국보다 비싼 일본 답게 주차장 요금도 비싸니 되도록 빨리 보고 나와야 하는데 그 전에 작은 시설이 하나 있어서 여길 먼저 들어가 봅니다. 일본어로 쿠메시세이뵤(久米至聖廟)라고 부르는 이곳의 또 다른 이름은 공자묘. 유교의 창시자 공자를 모시는 사당입니다. 류큐 왕국 시절 국가에서 직접 지은 사당으로 한국으로 치면 향교의 부속 시설인 문묘와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조선의 문묘에는 공자를 비롯해서 중국과 고려, 조..
20. 고요한 정원 시키나엔 오지마를 탈출해 나하 시내로 들어와 주말인데도 미칠 듯이 막히는 길을 거쳐 도착한 곳은 시키나엔(識名園). 류큐 왕국 시기 만들어진 왕실의 정원으로 슈리성 터, 타마우둔 등과 함께 '류큐 왕국의 구스쿠 유적지와 관련 유산'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입니다. 입장료 400엔을 내고 약간 구겨진 표를 받은 뒤 안으로 들어가기 전 검표원 역할이라도 하는 건지 입구에 서있는 고양이를 보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일본 성 옆에는 일본식 정원이 있기 마련이라 여러 일본 성을 가보면서 정원도 많이 가봤는데 시키나엔은 일본이 아닌 류쿠 왕국의 왕이 만든 정원이니 뭔가 다르겠지 하는 기대를 하고 왔는데요. 정원에 놓인 연못 주변만 보면 크게 달라 보이지 않지만 그 주변에 놓인 건물의 흔적이라던가 정원..
19. 튀김을 노리는 고양이가 있는 오지마 요나바루를 떠나 좀 더 남쪽으로 달려 오키나와 본섬과 다리로 연결된 오지마(奥武島)이라는 섬으로 갑니다. 섬 자체는 평범한 어촌인데 어촌답게 물고기를 노리는 고양이들도 많아서 알게 모르게 고양이섬으로 알려진 곳이라고 하네요. 정작 제가 간 날에는 날이 너무 더워서 그런지 고양이가 그다지 보이지 않아 고양이 말고 다른 볼만한 게 있을까 해서 섬 여기저기를 기웃거려 봅니다. 오지마 칸논도(奥武島観音堂)라는 작은 절을 발견해서 들어가 봤는데 음... 여기는 깊게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네요. 왔던 길을 고대로 되돌아가 다른 곳을 알아봅니다. 오지마를 걷다 보면 일본식 튀김인 텐푸라를 파는 식당이 여럿 보이는데요. 일본어 위키피디아 문서에도 텐푸라에 대해 짤막하게 언급할 정도로 섬의 특산물인가 봅니다. ..
18. 오키나와 현영철도 요나바루역 야카IC(屋嘉IC)를 통해 고속도로로 진입해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아직 아침을 못 먹어서 휴게소에 들렀는데 이 동네 휴게소 식당은 문을 참 늦게 여네요;;; 공복은 참아도 카페인 부족은 못 참아서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니시하라JCT(西原JC)에서 공항 방향으로 달려 요금소에서 톨비를 내고 하에바루키타IC(南風原北IC)로 진출해 요나바루쵸에 있는 작은 박물관으로 갑니다. 이 박물관의 이름은 요나바루쵸립 경편 요나바루역사 전시자료관. 지금은 오키나와에 궤도 노선이 모노레일 하나뿐이지만 태평양전쟁 이전에는 나하역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철도가 있었는데요. 일본 본토에 지은 철도보다 규격을 간소화해 지어 경편철도(軽便鉄道)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오키나와 전체가 전쟁에 휩싸이면서 선로는 소실되었고 역사도..
17. 문 열 즈음 찾아간 만자모 다른 여행 때와 비교하자면 지각이나 다름없는 7시 반에 일어나 체크아웃을 마치고 어제 밤 기싸움을 한 고양이에게도 안녕 인사를 보내고 숙소 근처에 있는 21세기의 숲 공원(21世紀の森公園)에 잠시 들러 아침이라 그런건지 구름때문에 그런건지 그다지 볼품없어보이는 바다를 보며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해봅니다. 나고시에서 고속도로로 가기 전에 있는 국도 휴게소에 가면 뭔가 볼거리나 먹을거리가 있을까 했는데 휴게소 건물 안에는 정말 쉴 공간만 있어서 바다만 바라보다 나와 고속도로 대신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달려 만자모(万座毛)라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코끼리를 닮은 지형으로 유명하지만 그걸 제외하면 그다지 볼게 많은 곳은 아니라 일부러 찾아오기엔 좀 애매한 곳인데 오키나와 관광지 중에서는 제법 이른 시간인 8시에 문..
16. 나고에 있는 숙소로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전에 가까운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고 갑니다. 일본에서 기름을 부르는 명칭은 한국과는 조금 다른데 보통 휘발유는 레귤러(レギュラー, 빨간색), 고급 휘발유는 하이오크(ハイオク, 노란색), 경유는 디젤(ディーゼル, 녹색)로 전부 외래어를 씁니다. 셀프 주유소에서 실수로 혼유할 가능성도 있으니 연료별 색깔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겠네요. 6월 30일 기준 레귤러 가격은 리터당 169엔인데 저는 LPG 자동차를 몰고 있어 이게 한국과 비교해서 얼마나 비싸거나 싼 건지 감이 전혀 안 오거든요. 주유하자마자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한국과 크게 차이 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하네요. ENEOS 주유소에 왔으니 T포인트 적립을 하고 어두운 고속도로를 힘겹게 달려 나고시 중심지에서 살짝 벗어난 ..
15. 고기 썰고 간 아메리칸 빌리지 시간과 거리를 생각하면 해양박람회 기념공원에서 가까운 도시인 나고시에서 저녁을 먹는게 합리적이겠지만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서 나고 시내를 통과한 뒤 그대로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나고시의 관문인 쿄다 IC에 진입해 이번에는 ETC 차로로 통과. 한국 하이패스 차로와는 다르게 일본 ETC 차로는 서행하지 않으면 차단봉을 칠 수 있으니 속도를 줄여 통과해야합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잠시 바다를 보며 쉬다 다시 운전대를 잡고 열심히 달려 오키나와미나미 IC로 진출. 생전 처음 보는 푸른 빛을 내는 하늘을 보며 목적지인 아메리칸 빌리지에 도착했습니다. 카데나 비행장 등 주일미군 기지가 여럿 있는 오키나와는 미국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는데 옛 미군기지 부지 위에 지은 아메리칸 빌리지는 그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14. 식물길을 따라 높은 탑으로 가는 열대드림센터 오키나와로 오기 전에는 식물관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구글맵에서 관광지를 찾다 유난히 평이 좋길래 츄라우미 수족관에 가는 김에 열대드림센터도 가보기로 했습니다. 매표소에 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게 츄라우미 수족관의 고래상어 마스코트인데 잘 보니 츄라우미 수족관 입장권이 아니라 연간 패스포트를 제시해야 할인을 받네요. 별다른 할인 없이 정가 780엔 그대로 입장료로 내고 관람 코스를 확인한 뒤 스테인드글라스 천장이 빛을 비추는 기념품점을 지나 열대드림센터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잠시 멈춰 눈앞에 보이는 경치를 감상합니다. 홈페이지에 적힌 설명에는 고대 유적을 연상시키도록 건물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정말 설명 그대로의 느낌이 드네요. 다시 정신을 차리고 굽이진 길로 이어지는 온실로 들어갑니다. 식물원 이름에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