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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타

3. 눈 떠보니 설국 니가타로 가는 신칸센을 타고 가니 여러 에키벤 중 니가타에서 자란 쌀로 만들었다는 에비센료치라시(えび千両ちらし)를 사서 먹습니다. 니가타는 코시히카리로 유명한 곳이니 아마도 코시히카리로 지은 밥이겠죠. 새콤하게 식초로 버무린 초밥 위에 얇게 포 뜬 다시마를 올리고 그 위에 새우, 오징어, 장어, 코하다(어린전어)를 얹은 뒤 마지막으로 계란말이와 다진 새우살을 얹은 두툼한 도시락인데 생강과 함께 먹는 전어살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전반적으로 맛있는 도시락입니다. 도시락을 먹고 나서 잠시 좌석에서 잠을 자다 눈을 떠보니 갑자기 풍경이 하얗게 바뀌었습니다. 카와바타 야스나리의 대표작 설국의 첫 문장은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인데 설국의 주인공이 국경을 건너 마주친 곳이 바로 니가타이고 카와..
23. 겐비신칸센 스이바라역에서 니가타역으로 돌아와 역을 돌아보니 겐비신칸센 홍보물로 가득합니다.(겐비는 現美, 즉 현대미술의 약자입니다.) 니가타로 온 가장 큰 이유가 이 열차를 타보기 위해서죠. JR 동일본이 겐비신칸센을 도입하게 된 이유는 호쿠리쿠 신칸센 개업 때문입니다. 도쿄 - 나가노를 잇는 나가노 신칸센이 카나자와까지 연장되어 호쿠리쿠 신칸센이 되면서 늘어난 길이만큼 열차를 증차시켜야 하는데, 문제는 조에츠 신칸센이 호쿠리쿠 신칸센과 도쿄역 - 타카사키역 구간을 같이 쓴다는 거죠. 한 선로에 들어갈 수 있는 열차 수는 한계가 있으니 호쿠리쿠 신칸센에 열차를 집어넣기 위해 조에츠 신칸센으로 들어가는 열차를 일부 감편했습니다. 그래서 니가타-에치고유자와 구간은 여유가 생겨 정기 열차 사이에 관광열차를 투입하는 것이..
22. 스이바라역 니가타현에 있는 스이바라역에 가기 위해 우에노역에서 조에츠 신칸센을 타고 이동합니다. 조에츠 신칸센은 행선지에 따라 토키(니가타)와 타니가와(에치고유자와)로 나뉘는데 2층 열차가 투입되는 경우에는 열차 등급 앞에 Max가 붙습니다. Max는 Multi Amenity eXpress라는 그럴듯한 뜻이 있는데, 그냥 사람을 많이 태운다 정도만 아시면 됩니다. 최대 정원이 1,600여 명이니 말이죠. 타카사키역에서 에치고유자와역까지는 산이 계속해서 나오는 지역이라 내가 탄 게 신칸센인가 지하철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터널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스마트폰 전파가 안 잡히는 건 덤. 2층 열차는 모두 신칸센 E4계 전동차로 운행하는데, 열차 노후화에 따라 점점 폐차를 하고 있습니다. 없어지기 전에 타봐서 다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