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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행

4. 부산에 왔으니 점심은 밀면 (2023.03.18) 부산근대역사관으로 쓰던 건물로 와보니 박물관을 부산근현대역사관으로 개편하면서 기존에 쓰던 건물을 별관으로 개칭해 도서관처럼 쓰고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와보니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으로부터 시작되는 건물의 역사를 짧게 다루고 있으니 간단하게 약력 정도만 훑어보고 별관에서 나와 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으로 탈바꿈 중인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을 지나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부산진역에 내려 도착한 곳은 수정밀면이라는 밀면집. 부산에 왔으니 한 끼 정도는 밀면으로 먹고 가야겠죠. 오이를 뺀 물밀면을 주문하고 먼저 나온 온육수를 마시다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밀면을 받았습니다. 돼지국밥이 가게마다 맛이 다르듯이 밀면도 가게마다 맛이 천양지차인데 이곳에서 만드는 밀면은 진한 한약 냄새에 비해 ..
3.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짧게 독서를 (2023.03.18) 남포역에서 다시 한 정거장 이동해 중앙역에 내린 뒤 역 주변을 잠시 배회하다 조금 멀리 걸어 보수동 책방골목에 도착했습니다. 책 구매를 온라인으로 하게 된 지 20년이 넘었고 중고책마저 알라딘을 위시한 온라인 유통망이 꽉 잡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여길 갈 이유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책을 직접 보면서 고를 수 있다는 재미는 오프라인이 아니면 제공하기 어려우니 가볍게 구경하면서 책을 찾아봅니다. 그러던 중 미술 전문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온 이 책. 북한의 유물 관리와 국립 역사박물관에 대해 제법 상세히 기술한 '북한의 박물관'이라는 책입니다. 책 제목과 주제에 괜히 꽂혀서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다 결국 지갑을 꺼내 20,000원을 지출. 살만한 다른 책이 있나 좀더 둘러봤지만 일단 이날..
2. 깡깡이 예술마을 (2023.03.18) 시장에서 아침을 먹고 남포역으로 이동해 국내 최초 도개교인 영도대교를 걸으면서 바다를 건너 영도에 도착. 도개교 영도대교 기념비를 비롯해서 영도의 과거와 관련된 이런저런 조형물을 보면서 큰길을 걷다 잠시 옆으로 빠져 폐 부품과 폐 어구가 뒤엉킨 부두 근처로 갑니다. 영도는 오래전부터 산업화가 진행된 덕에 이런저런 근대화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데 근대 영도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조선업입니다. 일제 강점기 영도에 조선소가 들어선 것을 계기로 조선과 관련된 여러 회사들이 모여들었고 거대한 조선소는 울산과 거제에 자리를 잡았지만 여전히 작은 어선이나 예인선 등에 들어가는 엔진을 납품하는 회사라던가 작은 배를 수리하는 공장은 영도에 남아 이곳 경제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시가 형성된 지 오래돼서 도시가 쇠..
1. 얼큰한 선지국밥과 돼지껍데기 (2023.03.18) 충동적으로 부산 여행을 결정해서 버스도 기차도 예약하지 않고 차를 몰고 노포역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 노포역에서 여행을 시작합니다. 부산 도시철도에서 쓰는 승차권은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종이로 만든 마그네틱 승차권입니다. 서울 지하철이 프랑스 파리에서 쓰던 마그네틱 승차권을 그대로 도입했던 것을 부산에서도 받아들였는데 마그네틱 승차권은 재사용이 어려워서 다른 도시는 비용을 줄이려고 1회용 교통카드나 토큰형 승차권으로 바꾼 반면 부산 도시철도는 여전히 마그네틱 승차권을 고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토큰형 승차권을 쓰는 부산김해경전철이나 동해선 전철과는 승차권 호환이 되지 않아 서로 다른 노선끼리 환승하려면 교통카드를 써야 한다는 문제가 있네요. 1985년 부산 1호선 개통 이후 단 한 번도 승차권을 바..
38. 올드보이의 그 군만두(2021.09.26) 부산을 떠나기 전에 배를 채우러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으로 갑니다. 간판만 보면 중국집보다는 러시아 식당이 더 많아 보이는 착시(?)가 있긴 한데 아무튼 찾아보면 군만두를 주력으로 하는 중식당을 여럿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통은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왔던 신발원을 많이 가시던데 이번에는 장성향이라는 식당으로 갑니다. 건물 밖에 영화 올드보이의 한 장면이 붙어 있는데요. 오대수가 질리도록 먹은 군만두를 실제로 만든 곳이 여기라서 한 번쯤은 와보고 싶었는데 마침 시간이 돼서 찾아왔습니다. 동네 중국집에서 쉽게 접하는 공장제 군만두가 아닌 직접 빚어 튀기듯이 구워낸 군만두를 보면 일단 크기가 상당히 크네요. 만두소로 들어간 고기도 퍽퍽하지 않고 육즙이 흘러 군만두에 지불한 돈이 아깝지 않습니다. 군만두만 먹고 ..
23.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들른 개금밀면 (2021.05.19) 김해공항으로 가기 전 개금역에 내려 조금 이른 저녁을 먹고 갑니다. 개금역 근처 개금골목시장에는 그 유명한 개금밀면이 있는데요. 오래된 식당이라 외관은 조금 허름하지만 내부는 깔끔한 정도를 넘어서 주문 자체를 키오스크로 합니다. 원조 운운하는 식당 치고는 상당히 의외네요. 육수도 온육수뿐만 아니라 냉육수도 있길래 냉육수로 먼저 맛을 보고 주문한 물밀면과 개금만두로 본격적인 식사를 합니다. 키오스크로 주문해서 깜빡하고 빼는 걸 잊은 오이를 열심히 치우고 양념장을 잘 풀어 먹어봅니다. 국물에 한약맛과 단맛, 매운맛, 감칠맛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게 참 맛있네요. 계속 먹어도 물리지 않게 딱 균형을 잡은 맛 같습니다. 쫄면 못지않게 두툼한 면발도 씹는 맛이 좋고 냉면처럼 편육으로 썰지 않고 고깃결 따라 찢어 올..
22. 여행을 준비하는 33게이트 (2021.05.19) 전포초등학교 버스 정류장에 내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낡은 건물들에 빼곡하게 들어선 카페들이 나옵니다. 전포역 바로 옆에 있는 전포카페거리와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여기도 카페거리라는 이름을 붙여도 될 만큼 카페가 많네요. 이 수많은 카페 중 이번에 가볼 곳은 입간판이 너무 작아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뻔한 33 게이트. 1층 입구에서부터 공항 느낌 물씬 풍기는 픽토그램으로 가득한 이곳은 카페 안으로 들어오면 공항 그 자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카페 벽 곳곳에 붙은 픽토그램도 공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고 의자와 탁자는 한술 더 떠 공항에 설치된 승객 대기용 의자를 그대로 박아놨습니다. 아쉽게도 FIDS는 없지만 대신 카운터에 전광판을 달아서 게이트 탑승 안내 느낌을 살렸네요. 메뉴판 종이 대신 놓인 ..
21. 코앞에서 바라본 오륙도 (2021.05.19) 아직 거제도에 가보고 싶은 곳은 많지만 당일치기 여행이라 시간이 빠듯하니 매미성과 포로수용소유적공원 관람을 마치고 부산으로 이동합니다.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편하게 시외버스를 타고 거가대교를 건너 부산에 진입한 뒤 신평역 정류장에 내려 부산 1호선 열차를 타고 범일역에서 하차, 다시 27번 시내버스로 갈아타 용호동으로 이동, 점심을 먹으러 합천국밥집을 다시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모듬따로국밥을 주문해 역시나 푸짐하게 식사를 하고 밥을 먹었으니 마저 여행을 해야겠죠. 24번 버스를 타고 오륙도스카이워크 정류장에 왔습니다. 보는 방향에 따라 5개로도, 6개로도 보인다고 해서 붙었다는 오륙도. 오륙도를 관람하는 가장 무난한 방법은 오륙도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보는 것이고 해운대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
18. 자투리 시간에 돌아다닌 마을 언덕 (2021.05.09) 이틀 동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녀 여행 일정을 마치니 기차 출발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자잘한 구경을 해보기로 합니다. 산지가 많은 부산에는 언덕에 들어선 주택도 많은데요. 노령화가 심해지면서 이들 주택에 사는 노인들의 이동과 관련된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언덕을 이동하는 교통수단이 곳곳에 들어섰습니다. 그중 영주동 오름길 모노레일이나 168계단 모노레일은 예전에 가본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도 이런 모노레일과 비슷한 탈것으로 가봅니다. 1호선 좌천역에서 내려 언덕길을 오르다 중간에 건물 틈 사이에서 저를 경계하는 길고양이를 만나 사진을 찍고 마저 걸어 부산포 개항가도에 있는 경사형 엘리베이터에 왔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네이버 지도에는 부산포 개항가도 '모노레일'이라고 검색해야 나오네요. 경사면을 따라..
17. 금강공원에 있는 낡은 케이블카 (2021.05.09) 금정산에 있는 금강공원. 오래전에는 놀이시설이 여럿 있었다고 하는데 노후화를 이유로 하나둘씩 철거돼서 지금은 공원으로서의 기능만 남은 것 같습니다. 그나마 놀이시설이라고 부를만한 게 있다면 이 케이블카 정도인데 특이하게도 한국에서는 생소한 명칭인 로프웨이를 쓰고 있습니다. 이건 보통 일본에서 케이블카를 부르는 명칭인데... 아무튼 케이블카를 타러 위로 올라가 봅니다. 성인 왕복 기준 요금은 9,000원인데 어째 여기는 동백전 결제가 안 됩니다. 금강공원 관리는 분명 부산광역시 산하 부산시설공단에서 하는데 케이블카만 따로 다른 업체에서 관리해서 그런 걸까요? 아무튼 다른 카드를 내서 요금을 결제하고 케이블카를 타러 올라오는데 범상치 않은 외관에 놀랍니다. 남산 케이블카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여..
16. 수림식당에서 먹는 익숙한 탄탄면과 생소한 가지만두 (2021.05.09) 온천장역에 도착해서 203번 좌석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금정산 자락을 달리는 코스가 워낙 난코스라서 이것과 관련해서 할만한 이야기가 있지만 이번 행선지는 금정산성이 아니니 패스하고 식물원 정류장에 내려 수림식당 본점에 왔습니다. 탄탄면이나 우육탕면, 새우완탕면 등 중식 면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인데 여기서 조금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1시 10분쯤 도착했는데도 대기 인원이 제법 많아서 20분여를 기다려 안으로 들어가 주문을 했습니다. 메인 요리인 탄탄면과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가지만두 이렇게 2가지로 주문. 면 요리보다는 튀김이 조리 시간이 짧을텐데 어째 가지만두 주문이 밀렸는지 탄탄면이 먼저 나왔습니다. 국물을 마셔보니 익숙한 탄탄면 맛이 납니다. 고소한 땅콩 국물 속 은은한 불..
15. 과거와 미래가 만난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2021.05.09) 송정역에서 동해선 전철을 타고 센텀역에 내려 수영강을 가로지르는 좌수영교를 건너 코스트코 방향으로 이동한 뒤 화살표를 따라 걸어 대나무 숲을 가로지르면 나오는 F1963 옆에 있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고양시에 이어 세운 전시공간인데 모터스튜디오 고양이 테마파크에 가까운 곳이라면 이곳 부산은 전시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곳입니다. 스튜디오 2층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포니인데요. Heritage Series - PONY라는 이름이 붙은 전시 섹션입니다. 1975년 첫 생산을 시작한 포니는 현대자동차가 미국 포드에서 출시한 자동차를 라이선스 생산하던 것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독자적인 생산을 한 기념비적인 모델입니다. 이런 포니를 전기차로 재해석해 만든 콘셉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