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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이런저런 전시

1월의 이런저런 전시 단상 (2022.01.29)

 

 

날씨가 추운 1월에는 멀리 돌아다니지 않다 보니

 

야외 활동보다는 실내 전시를 많이 찾아보고 다녀왔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길게 쓰지 않는 편이고

 

어쩌다 보니 전시 내 작품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전시를 많이 다녀와서

 

1월에 관람한 전시들을 모아서 간단하게 느낀 점이나 떠오른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북서울미술관 -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

 

영국 테이트미술관(아마도 테이트 모던에서 많이 가져왔겠죠.)에서 소장한 다양한 작품들을

 

'빛'이라는 주제로 묶어 다룬 전시입니다.

 

근세 낭만주의에서 근대 인상주의로 넘어가는 시기부터

 

빛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게 다루기 시작했는데

 

빛의 속성에 대해 연구하거나 빛에 따른 색깔의 표현 방법을 고뇌하는 화가들의 노력을

 

작품을 보면서 배우거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영국의 화가 윌리엄 터너의 작품을 처음 보고

 

원주 뮤지엄 산에서 작품을 체험했던 미국의 미술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다시 만나서 반가웠네요.

 

 

 

 

2. 갤러리아포레 서울숲아트센터 - 로이 리히텐슈타인전 눈물의 향기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국내에서 제법 잘 알려진 팝 아트 작가인데

 

의외로 국내 단독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리히텐슈타인이 일생 동안 그린 그림 전반에 대해 다루는 전시니

 

대중에게 잘 알려진 만화 스타일 작품뿐만 아니라 다른 화풍의 작품들도 볼 수 있었는데

 

그중 한국과의 의외의 인연을 만나게 된 게 인상적이네요.

 

다만 국내에서 유독 유명한 '행복한 눈물'은 2017년 전시에 이어 이번에도 못 만났습니다.

 

 

 

 

3.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초현실주의 거장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작품을 가져온 전시입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초현실주의 작가인 살바도르 달리와 르네 마그리트는 물론

 

작품이 진라면 봉지에 들어가 제법 친숙해진 호안 미로 등 제법 명성 높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났지만

 

정신분석학에서 기원을 두는 초현실주의 자체가 난해해서 그런지

 

작품을 볼 때마다 이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네요.

 

초현실주의가 사람의 무의식이나 꿈, 욕망에 대해 다루는 미술사조다 보니

 

보기에 불쾌감을 주는 작품들도 여럿 보이고.

 

 

 

 

살바도르 달리나 르네 마그리트가

 

왜 대중에게 잘 알려진 초현실주의 화가인지 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4.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게티이미지 사진전

 

상업용 이미지 판매 기업인 게티이미지가 보유한 컬렉션을 다루는 사진전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게티이미지를 기록물 보관 담당자인 '아키비스트'라고 소개하고 있네요.

 

 

 

 

방대한 사진 자료를 가진 아카이브답게

 

남극점 최초 도달을 시도했던 영국인 로버트 스콧의 탐험 당시 사진 같은 역사적인 사진이 여럿 보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이 보이는 사진들은 사소하고 일상적인 사진입니다.

 

저 역시 일상에서 수많은 사진을 찍고 조금의 특별함을 찾아보려는 사람이기에

 

일상을 담은 사진에 좀 더 눈길이 갔네요.

 

 

 

 

전시실로 들어가기 전 엽서 크기로 자른 종이에 레터프레스기로 글자를 새기는 체험을 할 수 있는데

 

 

 

 

그야말로 현대인의 일상에 어울리는 출근길을 담은

 

에른스트 하스(Ernst Haas)의 New York in Color, 1952-1962에 실린 사진을 골라 프레스를 찍었습니다.

 

 

 

 

5.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앙리 마티스 라이프 앤 조이

 

야수파로 유명한 앙리 마티스의 단독 전시입니다.

 

원래는 이 전시를 먼저 보려고 했는데

 

대기열이 워낙 많아 이 전시보다 게티이미지 사진전을 먼저 봤는데요.

 

한국에서 마티스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높았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마티스의 일생을 다루면서 그가 그린 그림도 시대 순으로 전시가 되는데

 

처음에는 낙서와도 같았던 단순한 선들이

 

 

 

 

강렬한 색과 인상을 주는 판화로 진화하는 변화를 겪어보니

 

마티스의 그림을 처음 봤을 당시의 사람들이 받았을 충격이 새삼 짐작되네요.

 

 

 

 

6. 마이아트뮤지엄 - 샤갈 특별전

 

전시명에 붙는 부제가 전시 기획의도를 나타내는데

 

이 전시의 부제는 Chagall and the Bible입니다.

 

독실한 유대교도였던 마르크 샤갈은 구약성서에 나온 인물들과 이야기를 다룬 그림을 여럿 그렸는데

 

이번 전시는 구약성서의 스토리텔링을 따라 샤갈이 그린 그림을 관람하는 전시입니다.

 

유명한 화가의 전시치고는 상당히 종교적이라

 

사전에 성경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알아보고 관람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도 오래전에 성경을 1회독 해본 적이 있긴 한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몇몇 작품은 저런 내용이 성경에 있었던가 하고 관람했네요.

 

 

 

 

다른 한편으로는 수녀님이 작품을 관람하면서 기도를 드리는 등

 

여타 전시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을 보게 돼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7. 세종문화회관미술관 - 칸딘스키, 말레비치&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

 

국내에서는 제법 생소한 러시아의 근현대 미술을 다루는 전시라서

 

인터넷으로 미리 할인까지 받아 예매하고 방문한 전시입니다.

 

 

 

 

구상미술에서 추상미술로 이어지는 세계 미술의 트렌드를 따르다

 

정치적인 탄압을 받아 전통적인 미술로 회귀하고

 

대신 회화를 벗어나 실용디자인으로 활동범위를 넓힌 러시아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시대순으로 만나봤는데요.

 

전시실에 적힌 안내문을 보면서 떠오른 것이

 

2013년에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렸던 체코프라하국립미술관 소장품전을 관람했을 때의 해설입니다.

 

체코에서 1900년대 초중반의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이유가

 

공산 정권이 들어서면서 예술이 쇠퇴해 자신들만의 예술이 사라졌기 때문에

 

체코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과거의 예술에 몰두한다는 식의 해설이었는데

 

공산주의의 본고장인 소련의 미술도 다르지 않겠죠.

 

자유의 소중함을 새삼 떠올려봅니다.

 

 

 

 

한편으로는 영화사에 대해 찾아보다 보면 알게 되는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네요.

 

 

 

 

전시실로 들어가기 전에 카드를 한 장씩 나눠주는데

 

카드에서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모르겠습니다.

 

 

 

 

8. 동대문디자인플라자 - 살바도르 달리전

 

제 머릿속 살바도르 달리의 이미지는

 

실제 인물이 아닌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에드리언 브로디가 연기한 괴짜 같은 모습의 달리라서

 

실제 달리는 어떨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에드리언 브로디가 연기를 참 잘한 것 같네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스펠바운드에 나오는 꿈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이 전시에서 만난 살바도르 달리는 화가로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자로서의 모습도 보여주는데

 

다른 곳도 아닌 디즈니와의 협업으로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 Destino를 보면서

 

그 디즈니가?라는 생각에 꽤나 충격을 받았습니다.

 

 

 

 

9.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 어윈 올라프: 완전한 순간-불완전한 세계

 

한국-네덜란드 수교 60주년 기념 전시를 서울이 아닌 수원에서 한다는 사실에

 

새삼 신기해하며 미술관에 방문했습니다.

 

 

 

 

어윈 올라프라는 사진작가가 촬영한 사진들은

 

회화처럼 작가의 의도가 뚜렷하게 담긴 연출된 사진들이기에

 

작품 해설의 도움으로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지 스스로를 테스트해보면서 사진을 관람해 봤습니다.

 

 

 

 

그중에서도 팬더믹을 맞아 사재기가 일어나 텅 빈 마트의 진열대를 보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의 허탈감을 담은 만우절 연작이

 

직설적인 표현 덕에 확 와닿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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