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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피순대가 들어간 순댓국 (2023.05.07) 수원 호매실에 있는 작은 먹자골목에 있는 순댓국집. 보통 순댓국이 아닌 피순대를 넣은 순댓국을 판다고 해서 동네 사람들 말고는 찾기 애매한 자리에 있는 이 식당에 들어와 피순대국 특을 주문합니다. 순댓국을 주문하니 기본 반찬이 나오는데 반찬 중에 돼지귀 무침이 있다는 것도 참 비범하네요. 같이 나온 부추 무침을 곁들여 먹다 팔팔 끓는 순댓국 뚝배기가 나와 빈 접시를 옆으로 치웁니다. 피순대는 전북 전주, 충남 논산 등 중부 지역 일부 도시에서 먹는 순대인데 이름대로 창자에 선지를 채워넣어 순대를 만듭니다. 가게마다 선지를 넣는 비율이 다른데 여기는 야채나 찹쌀 등 다른 소를 섞어 어느 정도 타협을 본 것 같네요. 고기 순대나 당면 순대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이걸 어떻게 먹냐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맛이 ..
몇 안 남은 5,000원짜리 순댓국 (2022.02.06) 먼 훗날 대림삼거리역이 들어설 자리 근처에 있는 오래된 국밥집에 왔습니다. 60년이 넘도록 장사를 하고 있어 시청으로부터 서울미래유산 지정을 받은 삼거리먼지막순대국이라는 곳인데요.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역사를 보여주는 듯한 옛 사진이 있고 지금까지의 가격 변천사를 보여주는 표도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보통 순댓국이 5,000원밖에 안 한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죠. 더 이상 국밥이 가성비를 따질 수 없는 가격이 된 요즘 심지어 서울 한복판에서 파는 순댓국 가격이 5,000원이라는 사실에 반신반의하며 보통을 주문했습니다. 보통으로 주문하면 뚝배기 안에 밥이 미리 들어간 채로 국밥이 나옵니다.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 건더기를 확인해보니 가격이 싸다고 해서 살코기를 적게 넣거나 하지 않고 상당히 ..
반룡산에서 먹은 이북식 가릿국밥 (2022.01.16) 마이아트뮤지엄에서 고갱 전시를 보고 나서 근처에 있는 반룡산이라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반룡산은 함경남도 황해군에 있는 산 이름인데 이름값하듯이 여기는 함흥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입니다. 메뉴판 맨 위에는 회냉면이 적혀 있지만 이번에는 가릿국밥을 먹어보도록 하죠. 보통 국밥을 주문하면 뚝배기에 팔팔 끓인 채로 담아서 오기 마련인데 여기서 파는 가릿국밥은 평양 온반처럼 널찍한 국그릇에 적당히 따뜻한 상태로 나왔습니다. 국밥에 들어가는 재료도 특이한데 잘게 썬 계란 지단과 널찍하게 썬 두부, 그리고 선지가 들어가고 진하게 우려낸 사골 육수 대신 쇠고기를 고아 만든 맑은 국물을 사용합니다. 한동안 진한 국물로 만든 국밥에 익숙해져 있다 전골처럼 맑은 국밥을 먹으니 가정식 쇠고기뭇국을 먹는 듯한..
돈코츠 라멘 국물에 밥을 말면 돼지국밥? (2021.02.26) 수원역 지하에 있는 푸드코트에 마루라는 일본 라멘집이 있습니다. 라멘 메뉴는 다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뉴를 갖췄는데요. 겨울이랍시고 이런 메뉴를 출시했습니다. 라멘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단순한 구성이지만 탄탄멘도 그냥은 안 먹고 밥을 말아먹는 국밥충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겠죠. 그래서 주문해봤습니다. 차슈국밥에 고추기름을 더한 매운 차슈국밥 1인분을 주문. 고추기름이 없는 자리에 숟가락을 넣어 국물을 먹어보면 영락없는 돈코츠 육수고 여기에 고추기름을 더하니 의외로 꽤나 매운 국물이 됐습니다. 고추기름을 잘 풀고 그릇 한가운데 넉너갛게 들어간 숙주나물을 잘 푼 뒤 밥을 말아 크게 한 숟갈 뜨고 그 위에 차슈와 부추, 다진 마늘을 얹어 먹어봅니다. 사실 일식 라멘 육수에 밥을 말아먹는게 처음은 아..
I213. 석남역 - 신 갈비육개장 대신 한방왕갈비탕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 점심시간이 되어 석남역 근처에서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석남제1고가교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니 왕소숯불갈비라는 고깃집이 나오는데 갈비육개장이 4,900원.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매력적인 가격입니다. 자리에 앉아 갈비육개장을 주문하니 밑반찬을 가져다주는데 같이 나온 죽이 제법 맛있습니다. 죽을 셀프 코너에서 더 퍼갈 수 있길래 국자로 한 번 더 퍼서 양배추 샐러드와 같이 먹다 보니 갈비육개장이 나왔습니다. 안에 든 갈비가 달랑 한 조각인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가격이 4,900원이니 어느 정도 감안은 해야겠죠. 국물에 밥을 잘 말고 국물이 잘 배인 밥과 건더기를 숟가락으로 떠서 입에 넣는데... 상상도 못 한 신맛이 너무나도 강하게 납니다. 육개장을 만들 때 넣은 섞박지가 과할 정도..
557. 하남시청역 - 신장시장 순댓국과 고기국수 개통 전인 2020년 9월과 개통 후인 2021년 3월에 다녀왔습니다. 문쉐프의 고기국수는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영 전에 다녀와서 맛에 대한 설명이 지금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하남시청역은 역명과는 다르게 하남시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오래전 하남선을 계획할 때에는 덕풍시장에 가까운 역과 하남시청에 가까운 역이 따로 있었는데 수요를 반영해서 노선 계획을 조정하면서 하남시청, 덕풍시장, 신장시장을 모두 노리다 조금은 어정쩡한 자리에 역이 들어서게 된 것이죠. 역명도 하남시청을 살리되 덕풍동과 신장동을 병기역명에 더해서 전체 역명은 하남시청(덕풍·신장)역이 됐습니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하남시청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신장시장에 들렀습니다. 신장시장에 들어와서 시장 끄트머리까지 쭉 걸어 하남순대국이라는..
동네에서도 먹는 하얀 내장탕 (2020.11.17) 시흥시청 근처에 있는 큰집가마솥순대국. 예전에 이름만 봐도 괜히 끌리던 아바이국밥에 실망(?)한 적이 있어서 간간히 순대국밥만 먹곤 했는데 아는 분이 여기 양내장탕이 생각보다 괜찮다고 하길래 한번 주문해봤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내장탕이 나왔는데 내장탕 하면 떠오르는 시뻘건 국물이 아닌 하얀 국물이 담긴 내장탕입니다. 요런 내장탕을 파는 식당이 간간히 있긴 한데 이런 작은 동네에 있을 줄은 몰랐네요. 하얀 내장탕이라고 해서 안에 들어간 재료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고추기름이 안 들어간 하얀 국물이다 보니 괜히 맛이 깔끔하다는 기분이 들긴 합니다. 잘게 잘게 썰린 내장을 양념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국물에 고추기름을 살짝 뿌린 뒤 반찬으로 나온 마늘장아찌를 숟갈에 얹어 먹어보기도 합니다. 여기서 파는 순댓국과..
건강검진 후 무료로 먹은 예전각 설렁탕 (2021.02.05) 수원에 있는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에서 건강검진을 마치니 주변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식권을 하나 줬습니다. 보통 건강검진 후에는 죽을 먹게 권할 텐데 특이하네요. 식권을 쓸 수 있는 식당은 두 곳인데 그중 예전각 설렁탕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경수대로를 따라 남쪽으로 쭉 걸어 식당에 도착했는데 설렁탕 가격을 보니 여기서 식권을 받는 이유가 괜히 납득되기도 하고 저 가격에 과연 괜찮은 설렁탕이 나올까 하는 괜한 걱정도 듭니다. 자리에 앉아 이번 식사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메뉴판을 괜히 찍어보고 설렁탕을 한 그릇 주문하니 쟁반에 설렁탕과 밥, 고명용 파와 김치가 나왔습니다. 뚝배기를 요리조리 휘저어보니 고기도 그럭저럭 들어있고 소면은 꽤 넉넉하게 담겼습니다. 적어도 걱정하던 수준은 아니라서 안..
막창순대를 파는 삼형제 시골순대 (2020.10.21) 이사를 하고 알아본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집 근처에 국밥집이 있느냐입니다. 집 근처에 순댓국집이 몇 곳 있던데 그중 삼형제 시골순대라는 곳에 왔습니다. 육개장순대국이라는 특이한 메뉴가 눈에 들어오긴 하지만 일단 기본 메뉴인 순대국밥을 주문했습니다. 뚝배기에 담긴 모습은 여느 순댓국과 다를 게 없지만 뚝배기에 담긴 순대가 남다르네요. 위에 메뉴판을 다시 보면 특이하게 막창순대를 팔고 있는데 굳이 순대를 두 가지나 구비할 필요는 없으니 순댓국에 들어가는 순대 역시 막창순대입니다. 암뽕순대라고도 부르는 막창순대는 소창을 쓰는 일반적인 순대에 비해 크기가 크고 그만큼 잡내도 강합니다. 순댓국 자체가 돼지 잡내가 어느 정도 나는 편인데 막창순대를 쓰면 그 냄새가 조금 더 심하죠. 대신 막창이 크기가 크니 순대 크..
받자마자 김이 새버린 아바이국밥 (2020.10.05) 시흥시청 근처의 한 순댓국집에 들어갔는데 특이하게도 순대국밥 옆에 아바이국밥이라는 메뉴가 적혀 있습니다. 대창으로 만드는 아바이순대라도 넣어주는걸까요? 대체 뭔 국밥일까 하는 호기심에 주문해봤습니다. 그렇게 저 정체모를 국밥에 기대하며 기다리다 바글바글 끓는 뚝배기를 받았는데... 국을 충분히 식히고 휘휘 저어보니 순댓국과 딱히 건더기가 다를게 없습니다. 순대도 일반적인 고기순대고. 일반 순대국밥과는 1,000원 차이나는데 다른 식당에서 '특'으로 파는 것을 여기서는 이름만 다르게 파는 것 같습니다. 맛 자체는 괜찮으니 맛있게 먹었는데 이래저래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래도 뚝배기를 깔끔하게 비울 만큼 맛은 만족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예전에 한번 와본 '커피와 케잌'에 들러 아메리카노를 챙기고 나..
수원에서 찾은 3,500원짜리 국밥집 (2020.09.24) 남문 상권의 중심인 남문시장도 아니고 남문로데오거리도 아닌 교동사거리 인근에 있는 해운대국밥을 찾았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저 믿기지 않는 가격을 알게 된 뒤로 대체 어떻게 팔길래 저런 가격이 나오나 싶어서 호기심에 와봤죠. 식당 밖에 걸린 사진을 보면 상당히 멀쩡한데 자세한 것은 직접 메뉴를 받아봐야 알겠죠. 3,500원짜리 소고기국밥을 주문하니 밥 위에 뜨끈한 국물을 부은 채로 나왔습니다. 경상도에서 먹는 빨간 소고기 뭇국이네요. 콩나물을 넉넉하게 담아서 시원한 국물을 먼저 맛보고 3,500원이라는 가격 치고는 꽤나 많이 들어간 고기를 밥과 함께 퍼서 먹어봅니다. 고기를 큼지막하게 썰었지만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힙니다. 먹으면 먹을 수록 3,500원에 이 맛과 이 양이라는 것이 참 신기한데요. 아무..
내장탕을 먹으려고 다시 찾은 양평해장국 (2020.09.17) 오랜만에 양평해장국집이 생각나서 들렀습니다. 지난번에는 상당히 담백한 해장국을 먹어봤으니 이번에는 내장탕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분명히 내장탕을 주문했는데 주방에서 주문을 잘못 들었는지 뚝배기를 급히 가스버너에서 빼고 다시 올리는 해프닝을 겪은 뒤 콩나물이 듬뿍 들어간 내장탕을 받았습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숟갈 떠 보니 해장국과 마찬가지로 국물이 참 맑습니다. 콩나물을 저렇게 듬뿍 담았으니 국물이 안 맑기도 어려울 것 같지만 아무튼 기존에 먹던 내장탕과는 좀 많이 달라 보입니다. 그래도 건더기를 휘휘 저어 보니 내장이 듬뿍 들어갔고 고추기름을 잘 풀어보니 색깔만큼은 내장탕답게 나오네요. 겨자 양념을 잘 풀어서 내장을 찍어먹어 보고 충분히 식은 내장탕에 밥을 말아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합니다. 내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