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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미술관

L자 모양 서울 나들이, 우크라이나,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러버덕 (2022.10.01) 모처럼 시내버스 전국 일주가 아닌 평범한 주말 나들이를 하러 서울 시청 옆 서울도서관을 찾았습니다. 오랫동안 서울시청사 역할을 했던 건물이라 역사적인 사진들이 벽마다 걸려 있어 이걸 구경하는 것도 좋겠지만 서울도서관 밖에 걸린 글귀를 따라 간단한 여행을 해보겠습니다. 도서관 4층에는 세계자료실이라고 해서 다양한 나라의 원서들을 읽을 수 있는 열람실이 있는데요. 9월 26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서울도서관에 책을 기증했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해서 우크라이나어는커녕 키릴 문자 자체를 못 읽는 사람이지만 호기심에 찾아왔습니다. 대사관에서 기증한 책은 우크라이나의 역사, 문화, 관광, 아동문학과 관련된 책이라고 하는데 다른 건 몰라도 그림이라면 글을 몰라도 볼 수 있겠지라는 생각에 우크라이나의 현대 미술을 ..
크리스마스 이브에 관람한 탄생과 부활전 (2013.12.24) 오래 전인 2013년 연말 크리스마스를 맞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탄생과 부활전이 열렸습니다. 예수와 십자가를 소재로 한 한국 작가들의 여러 작품을 볼 수 있었는데 이때는 딱히 블로그를 할 생각이 없었기에 남아있는 사진이 없어 기억이 잘 안나 아쉽네요. 그래도 한 가지 기억나는게 있다면 운보 김기창의 ‘예수의 생애’ 연작을 관람했다는 것입니다. 운보 김기창은 어릴적 걸린 장티푸스의 후유증으로 청각을 잃었으나 그림에 청각적인 요소를 집어넣으면서 장애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인 사람입니다. 1952년부터 53년 사이에 위의 예수의 생애 연작을 그렸는데 예수의 탄생부터 죽음, 그리고 부활을 한국에 맞게 바꿔 화풍부터 그림에 등장하는 소재까지 전부 조선 시대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또 만원권 지폐에 쓰인 세종대..
전시 종료 직전에 다녀간 카스틸리오니 전시회 (2020.04.25) 주말을 맞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왔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금 완화되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은데 코나카드를 사면 덤으로 딸려오는 전시회 입장권 유효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와서 더는 버티지 못하고 오게 된 것이죠. 이 전시는 이탈리아의 산업 디자이너 아킬레 카스틸리오니와 그의 형제들인 리비오, 피에르 지아코모 카스틸리오니, 그리고 이들이 세운 스튜디오에서 만들어낸 디자인과 제품을 다루고 있습니다. 카스틸리오니 형제들의 주된 관심사는 도시계획, 건축 디자인이었다고 하지만 이 외에도 전화기, 전등 등의 가전제품, 가위나 보안경 등 상당히 다양한 분야에 걸쳐 수많은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전시실에 놓인 물건들도 상당히 종잡을 수 없이 다양합니다. 도시계획..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9 (2020.02.08) CJ ONE에서 입장권 무료 혜택을 줘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열린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9를 보러 왔습니다. 입장권을 받고 안으로 들어가서 스탬프 용지를 챙긴 뒤 전시 관람을 시작합니다.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볼로냐라는 도시에서 매년 열리는 볼로냐 아동 도서전이라는 박람회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입니다. 볼로냐라는 도시에 대한 소개와 함께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이 어떤 전시인지 안내하고 대회에 출품한 작품을 관객에게 보여줍니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에 실릴 작품을 모아둔 전시라서 그런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 사람이나 사물 등을 독특하게 표현한 그림이 많이 보입니다. 또 동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가 동물이나 식물과 같은 자연이고 이들을 소재로 이야..
벨 에포크를 그림에 담은 툴루즈 로트렉 전시회 (2020.01.19) CJ ONE로부터 전시회 무료 티켓을 받아서 주말에 툴루즈 로트렉 전시가 열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왔습니다.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은 19세기 말 파리에서 활동한 화가입니다. 보불전쟁과 제1차 세계대전 사이 시기를 벨 에포크(Belle Époque)라고 부르는데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랫동안 유지됐고, 과학기술의 발전 덕에 철도, 자동차와 같은 생활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발명품이 등장하면서 유럽 사회가 전반적으로 낭만적이고 낙관적인 분위기를 띄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예술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벨 에포크 시대에 활동한 툴루즈 로트렉이 남긴 그림에는 물랭 루주(Moulin Rouge, 물랑 루즈라고도 하죠.)로 대표되는 파리의 밤 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밤마다 열리는 공연을 홍보하는 포스터도 있고, 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