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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1 지방 출발 제주 도착

2. 청주고인쇄박물관 (2021.06.23)

 

 

청주시청 건너편에서 832번 버스를 타고

 

 

 

 

고인쇄박물관 정류장에 내려

 

 

 

 

화단으로 만든 직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청주고인쇄박물관에 왔습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직지심체요절을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흥덕사의 터인 흥덕사지 바로 옆에 지었는데요.

 

 

 

 

흥덕사지 위에 복원한 금당과 삼층석탑을 잠깐 보고

 

 

 

 

박물관 관람을 시작해보죠.

 

 

 

 

고려 무신집권기의 문신 이규보의 문집 동국이상국집에 따르면

 

1234년에 상정고금예문을 금속활자로 찍어 배포했다고 합니다.

 

상정고금예문 금속활자본은 현존하지 않기 않지만

 

고려의 금속활자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전시실 입구에 가장 먼저 보여주고 있네요.

 

 

 

 

현존하는 금속활자본 중 가장 오래된 책인 직지심체요절이 곧이어 등장합니다.

 

1377년 백운화상이 흥덕사에서 간행했다는 직지심체요절은 상권과 하권 2권으로 구성됐는데

 

지금까지 전해지는 금속활자본은 프랑스에 있는 하권 하나뿐입니다.

 

금속활자로 찍은 상권은 현상금까지 걸려있지만 지금까지 아무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없나 보네요.

 

직지심체요절 하권은 고문서 수집을 취미로 하던 프랑스 공사 '콜랭 드 플랑시'가 돈을 주고 프랑스로 가져갔고

 

이게 여러 단계를 거쳐 프랑스 국립도서관으로 들어갔다

 

사서로 일하던 박병선 박사가 1972년 서고에서 이 책을 발견해 세상에 다시 빛을 발하게 됐습니다.

 

프랑스인이 정당하게 대가를 치르고 프랑스로 가져간 문화재라

 

프랑스군이 외규장각에서 약탈해간 조선왕실의궤와는 다르게 아직까지도 직지는 프랑스에 있습니다.

 

 

개성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금속활자. 뫼 산(山) 아래에 회복할 부(復)를 쓴 글자로 '복'이라고 읽는다고 합니다. 원본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직지심체요절이나 상정고금예문 외에도 여러 금속활자가 기록상으로 전해지고 있고

 

금속활자 실물도 발굴이 되어서

 

직지심체요절보다 오래된 금속활자본을 찾으려는 노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보물로 지정된 '남명천화상송증도가'의 일부 판본이

 

목판본이 아니라 금속활자본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죠.

 

 

 

 

금속활자에 대한 전시물에 이어

 

1985년 발굴된 흥덕사지에 대한 소개를 간략히 하고

 

 

 

 

금속활자를 만드는 과정을

 

 

 

 

인형과 금속활자 실물을 통해 보여줍니다.

 

 

 

 

우선 종이에 찍을 글자를 정하고 나면 그 글자를 새긴 밀랍글자를 만들고

 

밀랍가지를 밀랍막대에 연결해 모은 밀랍가지를 만든 뒤

 

 

 

 

밀랍가지를 거푸집에 넣어 주형틀을 만들고

 

여기에 쇳물을 넣어 금속활자를 만듭니다.

 

 

 

 

이렇게 만든 금속활자 하나하나를 조판대에 넣어 고정하고

 

종이에 인쇄하면 책이 완성.

 

 

실록 간행을 위해 만든 금속활자 '실록자'를 보관하는 '실록자활자보관함'.

 

 

고려가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든 것은 분명하지만

 

당시 기술의 한계로 금속활자를 써서 인쇄본을 대량 생산하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지식을 대량 유통해 세상을 바꾼 서양과는 달리

 

고려와 조선에서는 금속활자가 사회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죠.

 

박물관에서 이런 한계도 같이 언급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전시실로 이동하는 길에 유네스코에서 수여하는 직지상에 대한 소개가 나오는데요.

 

이게 여기에 걸린 이유는 직지심체요절에서 이름을 따온 상이기도 하지만

 

직지상 상금을 청주시에서 부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청주시에서 세운 박물관에서 자랑해야겠죠.

 

 

 

 

이어서 금속활자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간행된 여러 인쇄물에 대한 전시물이 나옵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다른 판본을 시작으로

 

 

 

 

특이하게 판화가 들어간 보협인다라니경과

 

 

 

 

팔만대장경이라는 별칭이 더 친숙한 재조대장경 정도가 눈에 띄네요.

 

 

 

 

직지를 비롯해서 다양한 고문헌 발굴에 큰 힘을 쏟은

 

박병선 박사에 대한 소개와 기증품을 지나면

 

 

 

 

조선시대와 관련된 인쇄물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는 자치통감을 갑인자로 찍은 활자판을 기반으로

 

무형문화재 제101호 금속활자장 임인호 선생이 복원한 금속활자를 사진으로 담아봤습니다.

 

 

 

 

이외에 동아시아 다른 국가들에서 제작한 인쇄물과

 

 

 

 

서양에서의 인쇄물 제조기술 변천사도

 

 

 

 

살펴볼 수 있네요.

 

 

제14회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책 전시장입니다.

 

 

전시를 쭉 둘러보면서

 

한국에 없는 직지심체요절을 기초로 박물관 하나를 채우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주에서 만들어진 세계적인 문화재니 이를 기념하는 박물관 하나는 세울 만도 하지만

 

정작 그 원본이 한국에 없고

 

책 하나만 가지고는 박물관 건물 하나는커녕 전시실 하나도 채우기 힘든데

 

이걸 어떻게든 인쇄술 발달 과정과 엮어서 전시실 여러 개를 만들었네요.

 

심지어 근현대인쇄술은 별도의 전시관을 두고 따로 관리하고 있고 말이죠.

 

 

 

 

그 근현대인쇄전시관은 개화기 이후부터 오늘날까지의 인쇄술에 다루고 있습니다.

 

 

 

 

일본으로 건너간 조사시찰단(신사유람단이라고도 하죠.)이 배운 인쇄술을 바탕으로

 

1883년 박문국을 세워 한성순보를 발행하기 시작하고

 

 

 

 

이때 도입한 서양식 인쇄술을 토대로 오늘날의 출판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개화기에 간행된 인쇄술로는 남궁억이 세워 발행한 황성신문과

 

 

 

 

조선의 독립을 위해 진심으로 발벗고 나섰던 미국인 호머 헐버트가 쓴 사민필지가 보이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도 한국어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 해방 이후 다시 간행한 조선어문법도 보입니다.

 

 

 

 

이어서 활자를 제작하는 기계와

 

 

 

 

활자를 모은 활판으로 찍어내는 활판인쇄기가 있고

 

 

 

 

활자 인쇄보다 소량으로 저렴하게 인쇄하는 청타기와 등사기도 놓여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보이는 것은 공병우 박사가 만든 세벌식 타자기인데

 

6.25 정전 협정문 한글본을 만드는데도 쓰인 대단한 타자기이지만

 

정작 제3공화국 시절에는 네벌식 타자기를

 

제5공화국 시절에는 두벌식 타자기를 표준 자판으로 정하는 바람에

 

결국 시장에서 퇴출된 비운의 타자기이기도 합니다.

 

 

 

 

이어서 종이라는 인쇄매체를 벗어나

 

 

 

 

입체 물체를 인쇄하는 3D프린터와 전자책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네요.

 

 

노주환 - 바벨탐 1446. 1446은 훈민정음을 반포한 해입니다.

 

 

이것저것 많이 관람해 기분좋게 박물관을 나와

 

 

 

 

이제 청주공항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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