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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3.01.26 토호쿠

10. 하코다테산 전망대에서 본 야경



저녁을 먹고 다시 전차를 타러 하코다테역전으로 와서




야치가시라 방면 2번 계통과 하코다테도크마에 방면 5번 계통이 갈라지는 쥬지가이 정류장에 내려


전차 운행 신호를 주는 조차탑(操車塔)이라고 하네요.



아무도 신경 안 쓸 것 같은 오래된 문화재를 지나




이정표를 따라서




하코다테산 로프웨이 산로쿠역으로 갑니다.




하코다테산에 있는 전망대까지 로프웨이 말고도 다른 접근 방법이 있긴 한데

굳이 편한 길을 두고 다른 길을 선택할 이유는 없겠죠.




카드로 1,500엔을 긁고




왕복 승차권을 받은 뒤




로프웨이 타는 곳으로 올라가니 6시 즈음에는 5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네요.

운행 간격은 그때그때 바뀌니 안내화면을 잘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막 도착한 로프웨이에 타자마자 바로 산 반대편 창가에 서서




산로쿠역을 떠나자마자 보이는




하코다테시의 야경을 보면서 산쵸역으로 올라갑니다.




순식간에 하코다테산에서 내려오는 차와 교행한 로프웨이는




하코다테시 야경이 한 눈에 들어올 즈음




산 정상에 있는 산쵸역에 도착합니다




유리창을 통해 보는 야경 감상은 이 정도로 하고




로프웨이에서 내려




계단을 따라 올라가 옥상 전망대로 가보도록 하죠.




3대 ㅇㅇ을 참 좋아하는 일본에서

일본 3대 야경으로 꼽는 도시가 나가사키, 코베, 그리고 이곳 하코다테인데요.

나가사키는 별다른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그냥 가서 기억도 흐릿하고

코베는 야경을 본 적이 없어 지금 보는 이 야경과 비교할 수 없지만

좁은 반도에 밀집해서 뿜어대는 불빛이 아름답긴 아름답네요.




카메라 줌을 좀더 당겨보니 바다와 인접한 하코다테역이 보이고

여기서 기다란 불빛이 이어지는 도로를 보며 시선을 위로 올리니

아까 다녀온 고료카쿠 타워가 보입니다.

아쉽게도 고료카쿠 성곽은 희미하게 보여서 제대로 볼 수가 없네요.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면 바다에 인접한 곳에 하코다테도크조선소가 있고

그 주변에 있는 수많은 주택 중에는 개항장 시절 지은 오래된 서양식 건물이 숨어 있습니다.




동쪽을 바라보면 주황빛으로 가득한 동네에 유독 튀는 푸른 빛을 내뿜는 곳이 있는데

저 일대에 하코다테 공항이 있습니다.

비행기 타는 것도 좋아하니 저런 지방 공항에도 가보고 싶은데

대한항공이 오래전 직항편 운항을 중단한 이후로 한국과는 인연이 없는 공항이네요.

에어로케이가 회사를 세울 때 청주 - 하코다테 직항편을 띄우겠다고 했었는데 이건 물 건너간 것 같고…




하코다테의 야경은 참 화려한데

반대편 키코나이 일대는 드문드문 있는 민가에서 나오는 은은한 빛만 보여

전형적인 시골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코다테산에서의 야경 관람은 이정도로 하고 기념품점으로 이동하니




조금 기괴한 캐릭터가 있네요.

삿포로시에서 조금 떨어진 유바리시의 마스코트 메론쿠마입니다.

유바리시가 유명한 게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석탄 산업의 쇠락을 막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다 시 재정을 파산에 이르게 한 막대한 부채고

다른 하나는 이곳의 특산물 유바리 멜론입니다.

특유의 맛과 향으로 무등사 수박만큼이나 비싼 값에 팔리는 과일인데

이걸 사슴만큼이나 홋카이도에 많은 곰과 합쳐서 저런 캐릭터를 만든 것이죠.




쿠마몬처럼 귀엽게 만들어도 묻히는 캐릭터가 한둘이 아닌데

저렇게 무섭고 기괴하게 만들었으니 대체 누가 좋아할까 싶으면서도

오히려 저런 특이한 외모 덕에 유명해지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캐릭터 상품이 잘 팔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엄밀히 따지면 지금은 겨울이니 하츠네 미쿠에서 파생된 유키미쿠를 팔고 있습니다.



아까 다녀온 고료카쿠 타워를 비롯해서 홋카이도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는 하츠네 미쿠입니다.

크립톤 퓨처 미디어라는 음악 소프트웨어에서 만든 보컬로이드 프로그램이자 캐릭터인데

크립톤 회사 본사가 삿포로에 있어서 삿포로 눈 축제 때 하츠네 미쿠 눈 조각을 만들었거든요.

이게 이래저래 얽히고 하다 보니 분명 상업 캐릭터인데 홋카이도의 딸이 돼버렸습니다.




저 캐릭터가 등장한 게 2007년이니 어느새 15살이 넘은 캐릭터가 됐는데

여전히 팬이 있고 관련 IP와 굿즈가 지속적으로 나온다는 게 새삼 대단합니다.




기념품점 구경까지 마치니 이제 하산할 때가 된 것 같아




다시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오니




로프웨이 시간에 맞춰 운행하는지 하코다테역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대기 중인데요.

제가 산 교통패스는 전차 1일권이니 이 버스를 타려면 돈을 내야 합니다.


모토마치 성당



그러니 전차 정류장까지 걸어가야 하는데


하리스토스 러시아 정교회 성당



위에서 짧게 언급했듯이 하코다테산 주변에는 개항장 시절 지은 오래된 서양식 건물이 많거든요.


하치만자카 언덕



그러니 조금 빙 돌아서


옛 하코다테구 공화당



이런저런 건물들을 구경하면서 걸어가기로 합니다.


옛 홋카이도청 하코다테지청



낮에 방문하면 입장료를 받는 건물들이 수두룩한데


옛 영국 영사관. 지금은 개항기념관으로 쓰고 있습니다.



오래전 다녀온 코베의 이진칸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건물 외관에 비해 안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으니




이렇게 외관만 보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네요.


여긴 지금도 소마(相馬)라는 부동산 회사가 쓰는 건물입니다.



사진만 보면 그냥 예쁜 건물을 보면서 걸어 다닌 것 같지만


하치만자카 아래에서 하코다테산 방향으로 찍은 사진. 위에 전망대가 보이네요.



실제로는 눈이 너무 많이 쌓여 중간에 눈에 빠지기도 하는 등 이래저래 고생을 했습니다.




멋진 건물에 들어선 스타벅스를 지나




요코하마의 아카렌가 창고처럼 쇼핑몰로 재탄생한




카네모리 아카렌가 창고를 마지막으로

개항기 시절 건물 투어는 끝.




쥬지가이 정류장에서 전차를 타고

이제 하코다테를 떠날 채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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