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한 여행객들은 쳐다도 안 보는 교통카드를 써서
아사히카와역에 도착한 뒤
식당을 찾다 액티비티 센터라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홋카이도답게 스키장이 많아서 그런지 스키장비를 보관하는 곳도 있고
아예 대여도 해주나 보네요.
그 옆에 있는 에키나카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려고 보니
규모에 비해 가짓수는 참 많은데 막상 끌리는 것이 없어 참...
무난하게 돼지고기 덮밥인 부타동(豚丼)을 골라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식당에서 나오니
바로 옆에 루 시로시(ル・シロシ)라는 작은 전시실이 있습니다.
길잡이, 이정표라는 뜻을 지닌 아이누어를 붙인 이곳은
아사히카와시에서 운영하는 아이누 문화 정보 코너라고 하네요.
아사히카와 박물관에 가면 이런 걸 더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일단 이번 여행 때는 물 건너갔고
다음 기회는 언제쯤 있을지...
아사히카와역에서 이런저런 시설을 보며 시간을 때우다
13시에 삿포로역으로 가는 특급 라일락에 탑니다.
예전에는 그린샤가 없는 특급 카무이와 그린샤가 있는 특급 라일락이
삿포로와 아사히카와를 이었는데
2021년부터 카무이가 성수기 임시열차로 격하되면서 거의 모든 열차가 라일락으로 다니더니
2024년부터는 라일락 자유석이 4칸에서 2칸으로 줄어들면서
계획을 그때그때 바꾸면서 급하게 열차를 타기가 쉽지 않아 졌네요.
창가 자리에 앉았으니
창밖을 바라보며
이번에도 눈 구경을 실컷 합니다.
처음 몇 분 동안은 보기 좋은데
봐도 봐도 눈으로 덮인 경치만 보이니
조금은 질리기도 하네요.
1시간 반 동안
이런 모습만 보다
정말 오랜만에 삿포로에 돌아왔는데
아직은 삿포로 여행을 할 시간이 아니라서
일단 개찰구 밖으로 나가
입국날 못 산 북쪽 대지의 입장권을 사고
다시 개찰구 안으로 들어와
14시 48분 출발하는 오타루행 쾌속 에어포트를 탑니다.
홋카이도 레일 패스를 들고 있으니 U시트 지정석을 타야겠죠.
삿포로에서 오타루로 가는 사이 바다를 볼 수 있는 구간이 있는데
아쉽게도 반대편 좌석을 지정받아 멀리서 밖에 볼 수가 없네요.
그러니 잠시 통로로 나와
짧게 바다를 구경하고 복귀.
삿포로에서 오타루 사이에 눈에 띄는 관광지는 잘 보이지 않지만 특이한 역은 하나 알고 있는데
위의 사진에 찍힌 아사리라는 역입니다.
승강장 대합실에 뜬금없이 9와 3/4 승강장마냥 벽으로 막힌 개찰기가 있거든요.
마을은 산 쪽에 있는데 부지 문제 때문에 역사를 바다 쪽에 지은 결과
오타루 방향 이용객이 한참을 돌아 이동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JR 홋카이도가 키타카를 도입하면서
어차피 무인역이니 승강장을 둘러싸는 울타리를 일부 뜯어 길을 내고
교통카드를 찍는 개찰기를 설치했다고 합니다.
현지인들이 보기에도 워낙 특이해서 가끔씩 미디어에 소개되나 보네요.
아사히카와를 출발하고서 2시간 반쯤 지나
오타루역에 도착.
또 입장권을 산 뒤
오타루 시내 여행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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