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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ㅇㅇ선

K240. 영통역 - 고지도 전문 박물관 혜정박물관



분당선 영통역에 왔습니다.





역 주변에 대형마트가 둘이나 있고, 영화관도 있어서 상권이 발달했지만


정작 급행열차는 통과하는 역이죠.


사실 바로 다음 역인 망포역이 이용객이 워낙 많아서.......





영통역 부역명을 차지한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 왔습니다.


예전에는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라는 명칭을 사용해서 지금도 이 학교가 수원에 있는 줄 아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정문만 수원이고 캠퍼스 대다수는 용인시 기흥구죠.


이날 목적지는 경희대 국제캠 안에 있으니 지하도를 지나 캠퍼스 안으로 들어갑니다.





경희대 국제캠 안에는 여러 직행좌석버스(광역버스)가 드나듭니다.


캠퍼스 안에 버스회사 차고지가 들어섰기 때문인데,


그 덕에 캠퍼스 안에서 이동할 때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버스를 타고 종점 사색의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대학 본부와 이날 방문한 혜정박물관이 있는 중앙도서관이 보이네요.





그 뒤에는 정용화 때문에 아주 시끄러워진 예술디자인대학이 보입니다.





중앙도서관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굉장히 큰데, 정작 가운데가 텅 비어있어 열람실은 생각보다 좁은 도서관이죠.





이날의 목적지인 혜정박물관은 도서관 4층에 있습니다.





계단이 출입문에서 바라봤을 때 왼쪽, 오른쪽 양 방향에 있는데,


오른쪽 계단으로는 혜정박물관에 못가 처음 온 사람은 길을 헤맬 수 있습니다.





혜정박물관 전시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혜정박물관은 고지도를 전문으로 수집하고 연구하는 박물관이죠.


몇 주 전 수원광교박물관에서 고지도를 보면서 혜정박물관이 생각나 방문하게 됐습니다.





우선 서양에서 만든 고지도가 보입니다.


지도에는 당대의 과학기술이나 시대상이 반영되는데,


기독교가 서양 사상을 지배하던 시절 만들어진 이 지도에는


한 가운데 예루살렘을 그려놓고 이교도가 사는 땅을 검은 색이나 빨간색으로 칠해


기독교적 세계관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이후 항해술과 측량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도 역시 기독교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사실적이고 실용적인 땅 묘사를 하게 됩니다.


탐험가나 무역상을 위해 여러 지도가 만들어졌는데,


18세기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이 지도 역시 탐험가를 위해서 기존 항해사들이 이동했던 경로를 그려놓았네요.





동양에서는 국가가 군사적인 목적으로 지도 제작을 엄격하게 통제했습니다.


그 덕에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가 불타 없어졌다는


사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지금도 위인전 등에서 언급되고 있기도 하죠.


하지만 동양이라고 지도의 중요성을 몰랐을리가 없으니 오래전부터 다양한 지도가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측량 기술은 서양에 비해 뒤쳐졌기에


사실적인 지형 묘사보다는 마을 위치 표현 등에 초점을 맞춘 것 같습니다.


이런 경향은 17세기 이후 청에 서양식 측량법을 비롯한 서양 문물이 도입되면서 바뀌게 되죠.





혜정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지도 중 특이하게 천문도가 있습니다.


별자리와 행성의 움직임 등을 그린 지도인데,


풍년을 좌우하는 기상을 읽어내는 것은 물론 길흉화복을 별점을 통해 예측했던 과거에는


천문도가 상당히 중요했습니다.





그중 가운데에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조선 태조 때 만들어진 천문도로


조선이 상당히 뛰어난 천문 과학력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물입니다.


조선 시기 표준 천문도 역할을 했기에 여러 판본이 있는데,


그 중 석각본과 복각본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 중이죠.





이어서 국립민속박물관과 공동 기획한 '서양인이 그린 우리땅 우리삶' 전시실이 나옵니다.


전시 제목을 한글과 함께 로마자로 표시한게 특이하네요.


이 전시실에는 조선이 문을 닫아 제대로 된 측량은 커녕 탐사도 불가능해


전해져 오는 이야기만으로 그린 지도부터


개항 이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보고 촬영해 남긴 기록까지


서양인의 시각에서 남긴 조선의 기록이 여럿 전시 중입니다.





가장 먼저 전시된 이 지도는 1941년 출판된 몽골 제국 역사서에 실린 지도입니다.





지도에 그려진 한반도를 보면 COREE라는 표기 아래에


SOLANGI(만주어, 몽골어로 무지개)라는 표현이 같이 적혀 있습니다.


원 간섭기 시절에는 고려 대신 솔랑기라는 말도 같이 쓰인 것 같네요.








몽골 제국 역사서 옆에는





중국 지리서에 덤으로 실린 조선에 대한 서술이 보입니다.





이 지도는 1595년 만들어진 지도인데, 조선을 반도가 아닌 섬으로 그린게 특이합니다.


측량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반도를 섬으로, 섬을 반도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지도 역시 그런 차원에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보다 사실적으로 그려진 한반도는 프랑스 지리학자 당빌이 그린 지도(조선왕국전도)에 나타납니다.





청나라 강희제의 명령으로 당빌이 그린 이 지도는 서양에서 발간되는 한반도 지도의 표준이 되었다고 합니다.





19세기까지 문을 닫고 서양과의 통상을 거부하던 조선은


일본이 미국에 문을 열었던 것처럼 무력에서 밀려 개항의 시대로 접어들게 됩니다.


1876년 조일수호조규(강화도조약)을 맺어 처음 문을 연 조선은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을 통해 미국과 수교한 것을 시작으로


영국,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프랑스 등 여러 서양 국가와 수교하게 되죠.





그동안 문을 닫고 있던 나라라 모르는 점, 궁금한 점이 많았을테니


기자, 선교사 등이 조선에서 일하면서 당시 사회상을 기록한 책이 여럿 있습니다.





열강의 이권침탈이 드러나는 지도도 보입니다.





이 지도는 앵거스 해밀턴이라는 영국 기자가 만든 조선지도인데,


일본이 대륙 침략의도를 가지고 지은 경부선, 경의선이 자세히 그려져 있습니다.





기획 전시실 내부에는 전시공간 아래에 '열어보세요.'라고 적혀있는 서랍이 많습니다.





전시 공간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이렇게 극복하네요.





서랍 안에 놓여있던 전시물 중 눈길이 가던 사진입니다.


조선으로 온 선교사들이 갓이나 족두리를 머리에 쓰고 한복을 입고 소반 앞에 앉아있는 사진이죠.


얼굴에 묘하게 불편함이 드러나는 듯합니다.





기획 전시를 나오니 동해와 관련된 여러 고지도가 보입니다.




동방해부터 시작해서 코리아해, 동해까지




바다 이름의 변천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중앙도서관을 나서니 저 멀리 천문대가 보입니다.





학기 중에는 공개관측회도 여는 등 이런저런 참여 행사를 여는데,


정작 학교를 다닐 때에는 서울캠퍼스 소속이라 일부러 찾지 않는 이상 소식을 들을 방법이 없어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네요.


올해는 연이 닿으련지.......





사색의 광장 맞은 편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정문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학교를 나왔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 지도

K239. 청명역

솔바람 여울소리

K240. 영통역

K241. 망포역

호머 도넛을 파는 서른책방

 ● 지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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