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지하철·버스 1일권

오래전 교토 관광 1일/2일 승차권이라는 교통패스가 있었습니다.

교토시영버스와 교토버스, 교토시영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였는데

교토를 찾는 관광객이 해가 지날수록 늘어나 버스 혼잡도를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 되자

관광객을 지하철로 유인하려는 차원에서 패스 가격을 낮추고

패스 이용범위도 확대해 케이한버스 일부 노선도 탈 수 있는

지하철•버스 1일권/2일권으로 패스를 개편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갔는데요.

안 그래도 적자에 시달리던 교토시 교통국이 이용객 감소 때문에 적자 부담이 가중되자

1일권 가격을 900엔에서 1,100엔으로 올리고 2일권은 아예 없앴습니다.

그나마 서일본JR버스 노선이 패스 이용범위에 추가됐지만…

2024년부터는 교토 버스 1일권이 사라지고 지하철•버스 1일권만 남게 되니

무작정 패스를 살 게 아니라 여행 일정을 잘 따져보고 패스를 구입하셔야 합니다.

교토 지하철•버스 1일권을 쓸만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교토시 북쪽에 있는 오하라(大原)로 갈 경우입니다.

오하라는 철도 노선이 없어 교토버스 17번, 19번 계통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교토역 기준 오하라까지 편도 560엔으로 왕복만 해도 패스값보다 살짝 비싸니

일정에 오하라가 끼어 있으면 무조건 이 패스를 사는 것이 좋습니다.

 

 

 

2024년 6월 1일부터 관광객 운송을 위해 EX100번, EX101번이라는 급행버스를 신설하는데요.

 

키요미즈데라, 긴카쿠지를 빠르게 잇는 대신 버스 운임을 어른 500엔, 어린이 250엔으로 상당히 높게 설정했습니다.

 

대놓고 교토 지하철·버스 1일권 쓰라는 의도가 보이니 그 의도에 맞게 타시면 되겠습니다.

 

 

패스 이름대로 지하철 카라스마선(烏丸線)과 토자이선(東西線)도 이용할 수 있는데요.

교토 지하철이 대중적인 관광지를 거의 지나지 않다 보니 보통은 여행객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교토 버스 1일권으로 커버가 되지 않는 곳을 꼽자면 야마시나(山科), 다이고지(醍醐寺) 일대인데

이 일대를 다니는 시내버스가 교토시영버스가 아닌 케이한버스라는 민영회사라

교토 중심지는 다 둘러봐서 다른 곳을 둘러보고 싶다는 분들이라면

교통비를 계산한 뒤 이 패스를 고려해 볼 수 있겠습니다.

토자이선을 이용할 때 주의할 점으로

위의 사진과 같은 좌석으로 운행하는 열차를 탔다면

이 열차는 중간에 다른 곳으로 빠지는 열차니 내려야 합니다.

케이한 전철에서 운행하는 케이신선 열차인데

토자이선 우즈마사텐진가와역부터 미사사기역까지는 토자이선 선로를 같이 이용해 운행하다 다른 길로 빠져

케이한야마시나역부터는 케이신선을 달립니다.

케이한야마시나역과 지하철 야마시나역은 가까이 붙어있지만 다른 역 취급을 해서

케이한야마시나역에서는 교토 지하철•버스 1일권을 쓰지 못하고 오히려 170엔을 내야 하니

토자이선을 타고 야마시나, 다이고지로 가려고 한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카라스마선도 킨테츠와 직통운전을 하고 있지만

카라스마선은 종점 타케다역부터 직통운행이 이어지니

혼동의 여지는 적은 편입니다.

야마시나역을 기점으로 운행하는 케이한버스.

앞서 말한 대로 야마시나, 다이고지 일대는 케이한버스가 시내버스를 운행합니다.

이 회사 말고 교토시에는 케이한교토교통이라는 회사도 있는데요.

케이한 전철 > 케이한버스 > 케이한교토교통으로 지배구조가 이어지는 계열사라서 그런지

버스 앞 로고를 제외하면 버스 도색이 똑같은데

지하철•버스 1일권으로는 케이한버스만 이용할 수 있고 케이한교토교통은 탈 수 없습니다.

 

 

교토역에 도착한 케이한교토교통 버스. 버스 앞 로고를 제외하면 똑같이 생겼습니다.

 

지하철로 야마시나로 간 뒤 버스를 탄다면 헷갈릴 일이 없겠지만

교토역에서부터 버스만 타고 이동한다면 헷갈릴 수 있겠네요.

버스 뒷문에 패스를 쓸 수 없다는 안내 스티커가 붙어있긴 할 텐데 놓치기 쉬우니

사전에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노선 번호와 타는 위치를 미리 확인하시는 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