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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1~4호선

122. 외대앞역 - 오랜만에 온 누들카페 외대앞역에 내려 한국외국어대학교를 통과해 외대 후문 겸 경희대 후문으로 왔습니다. 이 동네는 경희대, 외대, 조금 더 걸으면 한예종도 있어 대학생 자취생을 타깃으로 한 원룸이 많고 이들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식당과 카페도 여럿 있습니다. 저도 학교 다니면서 이 동네에서 2년 조금 넘게 자취 생활을 해봐서 참 익숙한 동네입니다. 여기에 있는 식당 중 자주 갔던 누들카페라는 국숫집으로 들어갑니다. 이문동을 떠나 수원 집으로 이사 가기 직전 점심을 먹은 곳도 여기입니다. 메뉴는 크게 국수와 덮밥인데 국수는 멸치국수와 비빔국수, 그리고 특이하게 밥과 같이 먹는 장어탕국수가 있고 덮밥은 소고기덮밥을 팔고 있습니다. 입구에 있는 주문 기계에서 멸치국수를 주문합니다. 예전에는 멸치국수가 3,500원이라 삶은달걀..
124. 청량리역 - 영휘원과 숭인원 세종대왕 기념관을 나와 고풍스러운 담벼락 위로 물든 단풍을 보며 걷다 보니 영휘원과 숭인원이라는 사적이 나옵니다. 무덤 이름이 원으로 끝나는 것을 보니 왕족의 무덤인가 보네요. 한번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입장료는 다른 조선왕릉과 마찬가지로 1,000원. 릉으로 끝나는 다른 무덤과는 달리 원으로 끝나는 무덤은 왕릉이 아니기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함께 등재되지 못해 티켓에 세계문화유산 로고는 없습니다. 입구를 지나 먼저 나오는 무덤은 숭인원으로 고종의 아들이자 순종의 이복동생인 영친왕의 장남 이진이 묻힌 무덤입니다. 영친왕은 어릴 적 일본에 볼모로 잡혀 살았기에 이진은 1921년 일본에서 태어났는데요. 순종에게 자식이 없어 이진이 왕가를 이을 종손이었기에 영친왕과 이방자 내외가 아들을 데리고 잠시 ..
125. 제기동역 - 선농단 시계를 뒤로 좀 많이 돌려 작년 이맘때쯤 제기동역에 내려 선농단으로 갔습니다. 낙엽이 잔뜩 쌓인 골목길을 걸어 안쪽으로 들어가니 돌담으로 둘러싼 평평한 땅이 나오네요. 수명이 대략 600년 됐다는 천연기념물 제240호 향나무를 지나 선농단에 도착했습니다. 선농단은 왕이 농사를 관장하는 신에게 제사를 올리던 제단이자 왕이 직접 쟁기를 들고 밭을 가는 시범을 보이는 친경을 하던 장소입니다. 왕이 직접 제사를 주관했다는 점에서 조선이 얼마나 농업을 중요시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볼 수 있죠. 선농단 제단 옆에 안내문이 세워져 있긴 한데 선농단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선농단 아래에 있는 선농단역사문화관으로 가봅니다. 선농단에서 제사를 지내는 선농대제는 중국에서 시작돼 삼국시대에 한반도로 전해졌다고 합..
243. 충정로역 - 서소문 옆 철길 따라 나들이 충정로역 4번 출구로 나와 서소문 건널목 방향으로 걸어가다 오른쪽으로 꺾어 서소문역사공원으로 갑니다. 여기는 조선 말 천주교 박해가 심했을 때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했던 곳입니다. 용산 새남터 성지나 합정 절두산 성지에 비해 성직자보다 평신도들이 이곳에서 많이 처형돼서 안내문에 평신도에 대한 내용이 별도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서소문역사공원에는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이 있는데요.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니 제법 거대한 공간이 나옵니다. 지하 2층에 있는 상설전시실로 오니 유럽에 있는 성당 건축을 본딴 듯한 기둥 주변에 전시물을 놓고 있네요. 박물관에 놓인 전시물은 대다수가 책이나 편지와 같은 기록물인데 조선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가 남긴 여러 서신부터 천주교도 처형 사실을 관청에서 기록한 문서 등이 있습니..
152. 부평역 - 경양식201 너무나도 복잡한 지하상가를 벗어나 부평역 반대편으로 건너왔습니다. 부평시장 방향으로 걸어가 밥을 먹을 곳을 찾는데 경양식201이라는 식당을 발견했습니다. 경양식이라는 음식 분야가 어느 순간부터 분식집 메뉴에 합쳐지면서 경양식을 주력으로 내놓는 식당이 많이 사라졌는데 여기는 오히려 복고 분위기를 콘셉트로 잡은 건지 경양식을 내세우고 있네요. 단품 메뉴는 가격이 조금 나가는 편인데 매일마다 바뀌는 듯한 런치메뉴는 크게 부담 가는 가격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날의 점심은 계란볶음밥과 돈가스로 결정.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니 애피타이저로 스프가 나옵니다. 오래전에 있던 경양식집에서도 주식이 나오기 전에 수프를 제공하곤 했다는데 이게 조금 변형된 채로 지금까지 이어져 돈가스 무한리필집이나 대..
156. 주안역 - 분짜 대신 분넴 주안역에 내려 광장 앞으로 나오니 511번 버스가 정차 중입니다. 주안역에서 인하대로 가는 버스로 거의 셔틀버스나 다름없는 버스인데 이걸 타고 인하대 근처에서 밥을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 그냥 주안역 근처에서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도착한 곳은 포하노이라는 베트남 식당. 쌀국수를 팔긴 하는데 어째 밖에 있는 메뉴판에는 다른 메뉴만 적혀 있네요. 쌀국수 빼고 다른 요리만 가격이 올랐나 봅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모든 것이 셀프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는데 음식 주문은 물론 음료수 주문마저 셀프입니다. 아쉽게도 자판기는 현금밖에 받지 않으니 카드만 들고 다니는 저는 음료수 주문은 실패. 식당에 들어올 때부터 궁금했던건데 요즘 들어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분짜 외에도 분짜와 비슷한 이름에 비슷한 모습을 한 음..
210. 뚝섬역 - 블루보틀 성수점 뚝섬역 1번 출구로 나오니 바로 블루보틀 성수점이 나옵니다. 오픈 초기에는 어마어마한 줄을 자랑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조금 지난데다 다른 지점도 생겨서 제법 한산합니다. 건물 자체는 크지만 카페로 쓰이는 공간은 건물에 비해 좁은데 카페 외의 공간에는 다른 지점에 공급하는 커피를 로스팅하는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습니다. 카페로 내려가기 전 메뉴판을 잠깐 훑어보고 내려가 주문을 합니다. 진동벨을 나눠주는 대신 이름이나 닉네임을 점원이 직접 불러서 손님을 호출하는데 결제 도중에 POS기에 직접 이름을 씁니다. POS기에 쓴 이름은 영수증 아래에 인쇄되고 커피를 받으러 갈 때 영수증을 보여주면 됩니다. 제가 주문한 커피는 블루보틀의 대표 메뉴 뉴 올리언스. 볶은 치커리를 넣은 콜드 브루 커피와 우유를 섞은 음료입..
214. 강변역 - 추석날 동서울터미널 양주 나리공원을 둘러보고 포천, 잠실을 거쳐 강변역으로 왔습니다. 추석 당일이라 추석 연휴 첫날보다는 한가롭겠거니 했지만 여전히 터미널은 고향을 찾는 사람들로 분주하네요. 추석 연휴에 문을 여는 식당이라곤 터미널에 있는 식당 말고는 찾기 어려우니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겠습니다. 원래는 지하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어째 죄다 문을 닫고 있어서 3층 식당가로 올라와 강변식당이라는 곳에서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터미널에 있는 식당답게 정말 별의별 메뉴를 팔고 있습니다. 나가사키 짬뽕에 돈코츠 라멘까지 참 다양하네요. 저 수많은 메뉴 중 오랜만에 내장탕이 끌려서 내장탕을 주문했습니다. 이상할 정도로 거품이 많이 껴서 당황했지만 거품을 잘 걷어내고 열심히 휘저으며 국물이 보이게 한 뒤 밥을 말아 ..
331. 충무로역 - 칼국수 대신 백숙백반 지난번의 실패를 되새기며 다시 충무로역으로 와 골목으로 진입, 사랑방칼국수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50년이 넘게 장사 중인 곳이라고 합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여러 방송에 등장한 장면을 벽에 걸어 자랑하고 있네요. 분명 가게 이름은 사랑방칼국수인데 정작 메뉴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메뉴는 백숙백반이기에 백숙백반을 주문합니다. 가격은 8,000원. 그 옆에 있는 통닭백숙은 언젠가 먹어볼 일이 있으려나... 이런저런 밑반찬과 밥이 나오고 곧이어 백숙 절반과 닭곰탕 국물이 나왔습니다. 별다른 간을 하지 않아 조금은 심심하지만 맛있는 국물을 먼저 맛보고 닭을 먹어보겠습니다. 밑반찬이 나올 때 특이하게 파를 담은 접시가 2개 나오는데 식탁에 놓인 초고추장과 섞어서 먹나 봅니다. 삶은 닭에 초고추장이라니 반신반의하면서 ..
333. 약수역 - 융 드립 커피를 만드는 하이디하우스 약수역 3번 출구로 나와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 하이디하우스라는 카페에 왔습니다. 자체적으로 커피를 볶는 게 눈에 띄긴 하는데 그보다 더 눈길이 가던 것은 바로 융 드립 커피를 판다는 문구입니다. 드립 커피는 보통 종이 필터에 원두 가루를 넣은 뒤 물을 부어 커피를 만드는데 융 드립 커피는 종이 필터 대신 플란넬(flannel)이라는 재질로 만든 필터를 사용합니다. 한국에서는 플란넬과 같은 천을 융(絨)이라고 불러서 융 드립이라는 명칭이 등장한 것 같네요. 필터 관리가 어렵지만 종이 필터와는 달리 커피에서 나오는 기름 등의 성분을 거르지 않아 종이 필터로 거른 커피보다 풍성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요즘 들어 융 드립 커피를 파는 카페가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는데 이런 동네 카페에서 융 드립 커..
335. 옥수역 - 달맞이공원 금호동에서 점심으로 냉면을 먹은 뒤 옥수역으로 와서 마을버스 정류장을 지나 아파트 옆 길을 따라 걸어 자전거가 한 대도 없는 따릉이 대여소 옆 계단을 올라 달맞이공원으로 갑니다. 옛날 사람들이 정월 대보름이 되면 이곳에서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고 해서 달맞이공원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합니다. 대낮이니 달은 못 보지만 탁 트인 곳에서 한강을 바라보니 기분은 좋네요. 마저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또다른 전망대가 나오네요. 이번에는 잠실 방향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저자도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본 뒤 전망대를 나왔습니다. 전망대를 두 곳 와보니 정상에는 뭐가 있을지 궁금해서 좀 더 올라가 봤는데요. 위에는 운동기구만 몇 개 있을 뿐 딱히 전망을 바라볼만한 곳은 없습니다. 조금 김이 샌 채로 산을 내려와 옥수역으로..
334. 금호역 - 금남시장 골목냉면 3호선 금호역에 내려 1번 출구로 나와 길을 건너 성동08번 버스를 타고 우리은행, 백범학원터 정류장에 내려 금남시장으로 갑니다. 제법 한산한 시장을 휘저어 돌고 돌아 도착한 곳은 골목냉면이라는 식당입니다. 꽤나 유명한 식당인지 방송에도 여러 번 나왔고 연예인들이 남기고 간 사인도 많습니다. 물냉면을 주문하고 간을 따로 안 해서 심심한 온육수를 마시면서 냉면이 나오기를 기다립니다. 오이를 빼달라고 따로 부탁한 물냉면이 나왔습니다. 양념에 미리 겨자를 넣었는지 겨자를 따로 넣지 않았는데도 겨자 향이 살짝 납니다. 또 참깨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듬뿍 뿌려 고소한 맛이 잘 나네요. 냉면을 맛있게 먹고, 버스를 타고 왔던 길을 이번에는 발로 걸어 되돌아갑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기 333. 약수역 융 드립 커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