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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모리

2. 카운터에서 클래스 업그레이드하고 미사와 공항으로 천연온천 헤이와지마에서 나와 어두운 길을 홀로 걸어 JR 열차를 탈 수 있는 역으로 갑니다. 가장 가까운 JR 역이 오모리역이라서 여기에 왔는데 오모리역이 중요하다기보다는 교통패스를 살 수 있는 역이라는 사실이 중요하겠죠. 이번 여행 때 사용한 교통패스는 외국인용 패스가 아닌 일본인도 살 수 있는 패스인데 秋の乗り放題パス, 한국어로는 가을 승차 무제한 패스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패스입니다. 청춘 18 티켓과 비슷하게 일본 철도의 날(10월 14일) 시즌에 3일 동안 JR 6개사 보통 등급 모든 열차를 탈 수 있는 패스인데 JR 동일본 패스 토호쿠 지역판이 2023년 10월 1일부터 가격을 20,000엔에서 30,000엔으로 올린 터라 다른 패스를 고민하다 이걸로 선택했습니다. 가격은 7,850엔이고 신..
13. 설원을 달리는 스토브 열차 우여곡절 끝에 고쇼가와라역에 왔는데 볼일이 있는 건 JR 고쇼가와라역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츠가루고쇼가와라역입니다. 츠가루 철도라는 작은 철도회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역인데 한눈에 봐도 시설이 낡은 것이 회사가 돈이 없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래서 이 회사도 캐릭터 굿즈를 비롯해서 온갖 상품을 팔면서 연명하고 있으나 연선 내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이고 관광객을 유치하자니 여긴 토호쿠의 북쪽 끝이라 접근성도 낮아 경영 상황은 저 멀리 칸토 끝에 있는 쵸시 전기철도와 비교해도 결코 낫다고 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그러니 이곳만의 킬러 콘텐츠를 가지고 장사를 해야겠죠. 츠가루 철도는 겨울이 오면 객차에 난로를 떼 난방도 하고 음식도 굽는 스토브 열차를 운행하는데요. 12월 1일부터 3월 31일..
12. 눈길을 뚫고 가는 아오모리 출발 고쇼가와라행 버스 기절하듯이 배에서 자다 일어나 지도를 확인해 보니 어느새 아오모리입니다. 자기 전에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배 시설을 천천히 둘러보니 컵라면 자판기를 비롯해서 도시락 자판기도 있고 냉동식품 자판기도 있고 의외로 먹을 것 판매에 진심입니다. 운항 시간이 4시간으로 짧은 편이라 매점이 없는 대신 자판기를 여럿 둬서 승객 응대를 하나 봅니다. 아이들이 뛰놀 매트와 인형뽑기가 있는 키즈 존도 있네요. 배가 아오모리 터미널에 정박했는데 이 시간에는 보딩 브리지를 운영하지 않아서 차가 드나드는 램프를 걸어 배에서 내립니다. 바로 옆에는 하코다테와 아오모리를 잇는 또 다른 배인 세이칸 페리 3호 하야부사(3号はやぶさ)가 이제 막 아오모리 터미널을 출발해 하코다테로 가네요. 그나저나 눈이 내리는 것치고는 바닥에 물이 너..
11. 사라진 철길을 따라 배를 타고 하코다테에서 아오모리로 일본이 홋카이도에 철도를 건설하던 시절 홋카이도 내 도시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혼슈 토호쿠 일대 철도와 연결을 하기 위해 아오모리역에서 하코다테역을 잇는 배를 운행했습니다. 단순히 승객이나 화물을 잇는 정도가 아니라 열차를 배에 통째로 실어 아오모리역과 하코다테역을 바다로 이어줬는데요. 아오모리(青森)의 青와 하코다테(函館)의 函를 따서 이 배편을 세이칸(青函) 연락선이라고 불렀습니다. 형태는 배지만 철도 노선의 연장으로 보아 운영도 일본 국철을 담당하던 운수성과 일본국유철도에서 했고 운임도 철도 운임과 합쳐서 받았다는 특징이 있는 이 배편은 일본 항공시장이 성장하면서 여객 수요가 감소해 위기를 맞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철길로 화물을 나르려는 수요는 건재했고 당시에는 혼슈와 홋카이도를 잇는 침대열차가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