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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요리

이북 요리로 잔뜩 배를 채운 저녁 (2023.07.25) 특이한 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도에 저장해 둔 식당을 훑어보다 연남동에 있는 친친이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북녘 식당이라는 이름이 붙은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는 이북 요리를 파는 식당인데 이북 요리하면 떠오르는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이 아닌 상당히 생소한 냉면을 팝니다. 메밀 100%로 만든 면을 썼다는 서울냉면도 궁금하지만 이날은 생소한 요리를 먹고 가기로 했으니 감자로 만든 농마 랭면을 주문하고 사이드 메뉴로 두부밥과 세고기왕만두를 주문한 뒤 이북 요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안 맞는 것 같지만 분위기는 좋은 식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기본 반찬으로 삶은 감자와 옥수수가 나와 괜히 웃으면서 먹고 가장 먼저 나온 두부밥을 젓가락으로 집어봅니다. 두부밥은 북송 재일동포들이 유부초밥을 재..
평양냉면처럼 담백한 어복쟁반 (2023.05.06) 전날에 이어 비가 내린 어린이날 연휴의 토요일. 수원 만석공원 옆에 있는 옥반정이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어복쟁반이라는 흔히 보기 어려운 음식을 팔고 있어서 대체 어떤 맛일지 궁금해 친구를 꼬드겨 같이 왔습니다. 어복쟁반은 평안도에서 먹던 전골 요리인데 소 뱃살을 뜻하는 우복이 변형돼서 어복쟁반이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음식을 주문하니 뭔가 많이 담긴 냄비가 나왔는데 소 뱃살 중 윗부분에 있는 양지를 썰어 얹었고 그 아래에는 새송이버섯과 팽이버섯, 목이버섯, 백목이버섯 등 각종 버섯을 듬뿍 깔고 파와 쑥갓, 그리고 은행을 듬성듬성 넣었습니다. 재료가 재료인 만큼 버섯전골과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는데 맛이 참 담백합니다. 평양냉면과 견주어도 될 만큼 국물이 담백하네요. 평양냉면을 처음 먹었을 때에도 맛이..
18. 한탄강 위 기암괴석 고석정(철원 2-1번) 일회용 스마트폰 배터리를 사서 급한 불은 껐으니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철원의 주요 읍인 동송읍과 갈말읍(신철원)을 잇는 이 버스는 철원에서 가장 자주 다니는 버스인데 신철원에서 동송으로 갈 때에는 1번을, 동송에서 신철원으로 갈 때에는 2번을 달고 운행합니다. 철원읍사무소 앞을 지나는 지선에는 -1을 붙이고 다니는데 11시 40분에 동송읍 이평리에서 출발하는 2-1번을 타게 됐네요. 동송읍을 떠나 철원읍 화지리를 거치면서 제법 번화가였던 주변 모습이 전형적인 농촌 풍경으로 바뀌어 갑니다. 시원하게 뚫린 463번 지방도 대신 좁은 길을 달리며 이런저런 정류장을 거치는 버스는 463번 지방도에 합류해 고석정 정류장을 거쳐 신철원으로 갑니다. 고석정은 신라 진평왕 시절 왕이 머무른 정자의 이름이라..
반룡산에서 먹은 이북식 가릿국밥 (2022.01.16) 마이아트뮤지엄에서 고갱 전시를 보고 나서 근처에 있는 반룡산이라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반룡산은 함경남도 황해군에 있는 산 이름인데 이름값하듯이 여기는 함흥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입니다. 메뉴판 맨 위에는 회냉면이 적혀 있지만 이번에는 가릿국밥을 먹어보도록 하죠. 보통 국밥을 주문하면 뚝배기에 팔팔 끓인 채로 담아서 오기 마련인데 여기서 파는 가릿국밥은 평양 온반처럼 널찍한 국그릇에 적당히 따뜻한 상태로 나왔습니다. 국밥에 들어가는 재료도 특이한데 잘게 썬 계란 지단과 널찍하게 썬 두부, 그리고 선지가 들어가고 진하게 우려낸 사골 육수 대신 쇠고기를 고아 만든 맑은 국물을 사용합니다. 한동안 진한 국물로 만든 국밥에 익숙해져 있다 전골처럼 맑은 국밥을 먹으니 가정식 쇠고기뭇국을 먹는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