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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통/교통 패스 - 칸토(도쿄)

그레이터 도쿄 패스

 

 

사지 마세요.

 

어지간한 여행 일정이라면 패스 값만큼 타기 어렵습니다.

 

라고 글을 마치고 싶지만 어쨌든 제가 사서 쓴 패스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패스니

 

간단히 이 패스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그레이터 도쿄 패스는 도쿄 일대 주요 사철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 패스로

 

오사카 근교에서 쓸 수 있는 칸사이 쓰루 패스와 비슷한 패스입니다.

 

연속 3일 동안 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패스가 6,000엔,

 

연속 5일 동안 철도와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패스가 7,200엔입니다.

 

 

 

 

실제로 패스를 살 때에는 여기에 500엔이 더 드는데요.

 

패스를 쓰려면 파스모 패스포트라는 외국인 여행객 한정 교통카드를 사야 하는데

 

이 카드값이 500엔입니다.

 

파스모 패스포트는 일반적인 파스모와는 다르게 잔액 환불도 안 되고 카드 잔액 유효기간이 28일밖에 안 되는 등

 

여러모로 제약이 많은 카드인데 이걸 강제한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단점이 하나 보입니다.

 

그나마 2023년 6월부터 반도체 부족 이슈로 파스모 신규 발행을 중지하면서

 

파스모 패스포트 카드값 500엔을 면제해주고 있어서

 

이 단점은 일시적으로 해소됐네요.

 

 

 

 

가장 큰 단점은 일단 가격인데 하루에 1,440~2,000엔하는 상당히 비싼 패스입니다.

 

도쿄 시내 관광 시 전철을 1번 탈 때 보통 150~200엔정도를 내니 시내 관광에 쓸만한 물건은 당연히 못되고

 

장거리 이동을 한다고 쳐도 철도 회사에서 파는 다른 저렴한 교통패스가 많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비싼 주제에 에노시마 전철(에노덴)이나 하코네 등산전철처럼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지만 정작 그레이터 도쿄 패스로는 탈 수 없는 회사도 있어

 

여러모로 저 비싼 값어치를 뽑아내기 힘듭니다.

 

예전에는 유리카모메조차 탈 수 없어 오다이바로 가려면 버스를 탈 수밖에 없었는데

 

그나마 요즘은 유리카모메를 탈 수 있네요.

 

물론 오다이바 가겠다고 그레이터 도쿄 패스를 사면 손해지만.

 

 

 

 

또다른 문제는 유료 특급열차를 타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승차권 부분은 인정이 되지만 특급열차 승차과 좌석 지정을 위해서는 특급권을 따로 사야 하는데요.

 

특급열차를 타지 않아도 이동은 가능하지만

 

철도 회사에서 괜히 특급열차를 운영하는 게 아니겠죠.

 

예를 들어 도쿄에서 닛코로 이동한다고 치면 특급 케곤을 타면 1시간 50분이 걸리는데

 

이 구간을 보통열차로 가면 환승을 최소 2번 해야 하는데다 시간도 3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사철의 경쟁자 JR의 경우 도쿄 와이드 패스를 연속 3일에 15,000엔이라는 비싼 가격으로 팔지만

 

대신 이 패스는 특급열차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으니...

 

오죽하면 패스를 판매해야 하는 입장인 철도회사 직원이

 

제가 그레이터 도쿄 패스를 사겠다고 하니 3번을 되묻다

 

한국인 직원을 불러 저를 설득하려 하더군요.

 

이 패스 JR 못 타는 것 아느냐, 이거 비싼 패스다 교통비 계산은 해봤느냐 등등등.

 

지금까지 일본을 20번을 넘게 다녀왔는데

 

직원마저 구입을 말리는 패스는 처음 봤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레이터 도쿄 패스 5일권 7,200엔+500엔을 내고

 

4일간의 수도권 여행에 잘 썼습니다.

 

4일 동안 쓴 교통비 중 그레이터 도쿄 패스로 쓴 금액이 12,234엔인데

 

여행 도중 일본 유심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요코하마에서 하네다공항으로 왕복하는 뻘짓을 해

 

본래 계획보다 666엔어치만큼 전철을 더 탔지만 패스값은 충분히 뽑아냈는데요.

 

제 여행 일정이 케이큐, 지하철, 오다큐, 토큐, 소테츠, 케이세이 등 별의별 철도를 타는 일정이었고

 

무엇보다 시내버스를 여러 번 타야 해서

 

도저히 다른 교통패스로 대체할 수 없는 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여행을 위해 매일 아침 5~6시에 일어나 저녁 9~10시에 숙소에 들어갔으니

 

패스 가격 이상을 뽑기 위해 그만큼 체력을 갈아서 이동했네요.

 

이렇게 여행 일정을 복잡하게 짜는 것을 좋아하고 일본 교통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이라면 모를까

 

일반적인 여행객이라면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사지 마세요.

 

 

ps. 2023년 7월 26일 JR 동일본에서 판매하는 교통패스 가격 인상이 발표됐는데

 

도쿄 와이드 패스는 15,000엔으로 인상됩니다.

 

살다살다 그레이터 도쿄 패스가 재평가받는 날을 보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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