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 홀수년마다 6월 벡스코에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이 열리는데요.
2025년 올해도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이 열렸지만
회사에서 출근하라는 바람에 못 가게 됐습니다.

그나마 2023년에 비하면 그다지 볼만한 것이 없는 것 같아 다행이라면 다행인데 이래저래 아쉽네요.
2025년 전시는 못 가본 대신 2023년에 못 올린 2023년 전시 사진이나 올려보겠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큰 기차 제조사 현대로템의 부스가 아무래도 가장 큰 공간을 차지했는데요.

그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전동차는 수소전기트램 실증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만든 노면전차입니다.

전차가 없어진 지 60년이 넘어진 뒤 뒤늦게 전국 곳곳에서 전차를 깔겠다고 하니
도시미관과 도로 주행에 방해가 되는 전차선을 짓지 않고 전기충전식 트램이니 수소전기트램이니 하는 대안을 찾고 있는데
수소전기트램 목업을 보고 나서 2년이 지난 지금도 딱히 뭐가 달라진 것은 없네요.

이어서 보이는 열차들은 의외로 한국에서 운행할 열차가 아니라 해외에 수출할 열차들입니다.

이 열차는 대만국철 TRA에서 구간차(區間車, 쥐젠처)로 운행하는 EMU900인데

열차 입찰 당시 현대로템이 20년 만에 대만 철도 시장에 진입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대만 철도시장을 앞마당처럼 진출하던 일본 철도제작사들이
단가 문제로 입찰에 아예 참여하지 않은 것을 보면

현대로템에서 새로운 시장 진출을 위해 가격 측면에서 많은 양보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언젠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대만에 가보고 싶은 생각은 지금도 하고 있으니
그때는 이 열차를 타볼 수 있겠네요.

이어서 폴란드 바르샤바에 운행할 트램이 보입니다.

교통카드 단말기를 비롯해서

노선 안내 모니터까지 통으로 구현하고 있는데

모니터야 그렇다고 쳐도 저 교통카드 단말기까지 현대로템에서 납품하는 건지 괜히 궁금합니다.

다음으로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에서 운행하는 2층 전동열차 마리영(Mariyung)이 보입니다.

현대로템은 이미 ITX-청춘 2층열차를 만든 적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그 열차가 떠오르는데

기차 전고 기준이 한국과 호주가 달라서 그런지
2층열차지만 천장을 꽤 높게 만들었네요.

이제 한국에서 운행할 열차를 만날 차례입니다.

이제는 정식 운행을 시작한 GTX-A 전동차인데요.

2021년 일산에서 GTX-A 목업을 본 적이 있으니 2년 만에 다시 만나는 셈이라 괜히 반가웠네요.

사진을 이것저것 많이 찍었지만
이미 영업운전에 투입된 지 오래인 열차니 사진 업로드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당시에는 열차 운행명 없이 EMU-320이라는 개발명으로 전시된 KTX-청룡도

시운전을 앞두고 목업을 공개했었네요.

현대로템의 고속열차 개발이

곧 한국의 고속열차 개발사이기에
2004년 경부고속철도 개업 이후 20주년을 앞두고 기념 부스를 열었습니다.

HSR-350X 개발을 통해 동력집중식 고속열차 기술 역량을 쌓아

KTX-산천을 개발해 상용화했고

HEMU-430X 개발을 통해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상용화도 성공해

2021년에는 준고속열차 KTX-이음아,
2024년에는 최고 시속 320km 고속열차 KTX-청룡이 운행하기 시작했죠.
덤으로 처음으로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에 납품이라는 수출 실적도 생겼고.

이런 현대로템의 질주에 경쟁상대가 되겠다고 나선 회사들이 두 곳 있는데

그중 한 곳이 다원시스입니다.

당시에는 EMU-150이라는 형식명만 있던 ITX-새마을의 후속 열차를 가지고

대중에게 새로운 열차를 공개했죠.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 좋았는데

ITX-마음 운행 이후 온갖 고장을 내면서 코레일의 골칫덩어리가 된 것을 보면 참...

또 다른 철도 제작사 우진산전은

열차 실제 사이즈 목업 대신 스케일 모형 위주로 부스를 차렸습니다.

2022년부터 도입해서 현재 운행 중인 수도권 전철 1호선 열차라던가

2021년부터 도입해서 현재 운행 중인 서울 지하철 5호선 전동차라던가

존재감은 적지만 여느 경전철 못지않은 승객을 수송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셔틀트레인은 제법 익숙한데

인도네시아 메단 공항철도 Railink용 디젤동차라던가

콘셉트카처럼 공개한 미니트램은 상당히 생소하네요.

운행개시일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위례선 트램은 영상으로 대체.

해외 차량제조사로는 거의 유일하게 중국중차(CRRC)가 부스를 열었습니다.

중국중차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서 여러 수출 실적을 쌓았지만

WTO 정부조달협정에 중국이 가입하지 않아
한국 공공조달시장에는 참여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거든요.

그래서 다원시스나 우진산전에 부품을 납품하는 식으로 한국 철도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데
이렇게 큰 부스를 열어 일반인에게 공개한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 참가한 곳은 철도 제조사만 있는 것이 아닌데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는 우진산전과 합작해서 개발 중이 수소동차를 비롯해서

하이퍼루프를 통해 대중에게도 인지도가 높아진 튜브트레인 '하이퍼튜브',

언제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물리적으로 연결만 된다면 굉장히 중요해질

표준궤와 광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궤간가변 대차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부산에서 열린 행사니 부산교통공사에서 빠질 수 없겠죠.

수도권에 GTX가 있듯이 부산권에도 급행철도를 만들겠다면서

부산형 급행철도 BuTX를 짓겠다고 대중에게 공개했고

오랫동안 쓰던 마그네틱 승차권을 대신해서 2023년에 도입한

QR 승차권 시연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부산 1호선 전동차 모형도 전시해 뒀는데...

이걸 찍고 나서 조금 있다가 누가 이걸 밀어서 깨버렸더라고요.

국가철도공단에서는

철도 건설에 필수적인 터널 뚫는 드릴 TBM 모형을 가져와

존재감을 드러냈고

한국철도공사에서는

철도 디오라마 곳곳에 LED 램프를 박아두고

철도 운행 시 안전과 관련된 요소에 대해 알려주는 공간을 만들었고

SRT를 운행하는 SR에서는

KTX-청룡과 동일한 스펙의 신차를 도입하면서

경부고속선, 호남고속선만을 달리던 기존의 운행범위가 더 넓어지는 것을 홍보했습니다.

2년 전 다녀왔던 행사를 지금에 와서 다시 되돌아보니
이때 봤던 열차들이 대부분 운행을 시작했네요.
미래를 조금 일찍 알아본다는 의미에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을 방문하려고 했는데 못 가본 것이 참 아쉽습니다.
올해 공개된 열차 중 그나마 눈에 띄는 열차가 인천국제공항철도에 투입될 새 열차던데
빠르면 올해 하반기 운행을 시작한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소소한 여행 > 이런저런 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계획으로 간 서울국제도서전 (2024.06.29) (0) | 2024.06.30 |
---|---|
'스튜디오 지브리전'이 아닌 '타카하타 이사오전' (2024.05.04) (0) | 2024.06.05 |
KTX 20주년 기념 철도문화전 (2024.04.20) (0) | 2024.04.20 |
빛의 시어터에서 본 장관 (2024.04.06) (0) | 2024.04.19 |
유토피아를 찾아서 (2024.04.06) (0) | 2024.04.06 |
기억조차 흐릿한 NASA 휴먼 어드벤처전 (2016.02.10) (0) | 2024.03.11 |
커다란 브라키오사우루스 화석을 만난 한국자연사박물관 (2024.02.24) (0) | 2024.03.01 |
포스터만 보고 광주행을 결심한 디어 바바뇨냐 (2024.01.20) (0) | 2024.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