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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1~4호선

430. 이촌역 - 두 전시전



1월 3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를 보러 이촌역에 왔습니다.





이촌역에서 박물관까지는 조금 걸어야 하는데, 지하도가 생긴 뒤로는 좀 편해졌습니다.





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동아시아 호랑이 미술전이고 다른 하나는 에르미타시 박물관전이죠


2017년부터 두 전시를 비슷한 시기에 여는 게 관행처럼 되고 있는데요.





특별전 통합권을 파는 것도 쭉 이어지고 있습니다.


입장료 할인도 되고, 인터파크 티켓 용지가 아닌 마분지 티켓을 쓰니 수집하는 맛도 납니다.





우선 매표소에서 가까운 특별전시실에서 열린 에르미타시 박물관전을 보러 갑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으로 불리기도 하는 에르미타시 박물관은


원래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지은 겨울 궁전입니다.


예카테리나 2세가 자신이 모은 예술품을 이곳에 두면서 박물관으로 변했고,


러시아 혁명을 거쳐 국유화된 예술품이 이곳으로 모이면서 지금에 이릅니다.





전시실로 들어가니 예카테리나 2세 초상이 가장 먼저 보이네요.





에르미타시 박물관은 러시아에 있지만





예카테리나 2세가 모은 예술품은 대다수가 프랑스 화가 작품이라





이번 전시전 부제도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이고





전시 중인 작품 대다수도 프랑스 미술사조에 맞춰 전시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미술사조는 고전주의로, 신화나 성경을 주제로 한 그림이 여럿 그려졌지만


이런 추세를 따르지 않은 르 냉 형제(Le Nain Brothers) 같은 화가도 있습니다.


평민의 일상적인 모습을 꾸미지 않은 풍속화를 여럿 그려 풍속화가 유행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합니다.





다음 전시실로 이동하는 복도에





에르미타시 박물관을 담은 사진이 붙어 있네요.




이어지는 미술사조는 로코코입니다.





보다 풍부한 색채를 활용하면서





화려하고 우아한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했죠.





하지만 프랑스 혁명과 계몽주의의 영향으로 이런 경향은 침체됩니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동상도 여럿 보이네요.






이 그림은 샤를루이 클레리소가 그린 소묘입니다.


고대 로마에 대한 예술가들의 관심은 르네상스, 고전주의 등 여러 시대에 걸쳐 드러나는데


그만큼 로마에 대한 동경과 사랑이 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샤를루이 클레리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은데, 18년에 걸쳐 이탈리아 지역에 거주하며


고대 로마 유적을 담은 소묘를 여럿 그렸고,


예카테리나 2세가 그의 그림을 좋아해 작품 대다수를 구매하며


이렇게 한국까지 오게 됐습니다.




다음 공간으로 이동하니





여러 예술가들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대해 남긴 말이 나옵니다.





태블릿 PC를 통해 음악을 감상하며 글을 읽을 수도 있네요.




이번 전시를 대표하는 두 초상화가 나옵니다.


하나는 니콜라이 구리예프 백작의 초상인데, 인체 비례가 왜곡된 것이 눈에 띕니다.


매너리즘의 영향을 받아 그런데, 매너리즘의 특징이 불안감을 조성하는 신체 왜곡, 과장이라는군요.





다른 하나는 안나 오볼렌스키야의 초상으로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보다 밝은 색채를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사회 변화로 미술사조가 변하면서 주제도 신화, 종교에서 인간, 일상으로 변했는데,


그런 변화를 보여주는 그림이 있습니다.


이 그림은 18세기 당구장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신화적이고 종교적인 주제가 아닌 일상적인 모습을 그림에 담고 있고,


남자만 이용할 수 있던 당구장에 여러 여성들이 당구 시합에 참여하는 모습을 통해


보다 자유로워진 사회상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종교화도 꾸준히 그려졌는데, 순교자의 죽음을 그린 이 그림은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붉은 석양과 푸른 물이 대비를 이루는 가운데


순교자를 향해 비치는 빛이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느낌을 줍니다.





전시전 말미가 되니 인상주의에 대한 소개와 함께 대중에게 잘 알려진 화가 이름이 보입니다.


이건 클로드 모네가 그린 그림이고,





이건 르누아르, 





이건 세잔이 그린 그림이네요.





겨울 궁전을 그린 그림을 끝으로 작품 전시는 끝납니다.






이번 전시는 2016년 에르미타시 박물관에서 열린 도자기전에 답하는 차원에서 열린 전시입니다.





소련과의 수교 이후부터 두 박물관과의 교류가 이어졌는데, 이번 전시는 두 번째 교환전시라네요.


과거 국립중앙박물관과 에르미타시 박물관에서 열린 전시에 대한 도록과 포스터가 전시되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비행기 탑승권을 모방한 스탬프 용지가 놓여 있네요.





상트페테르부르크 풀코보 국제공항에 가는 직항편은 언제나 있는 것은 아니고


대한항공이 계절편으로 취항하고 있죠.





이어서 동아시아 호랑이 미술전을 보러 박물관 본관으로 이동합니다.


예전에는 보안검색대가 없었는데 올림픽 여파인지 검색대가 생겼네요.





특별전시실로 이동해 전시 관람을 시작합니다.





한국에서 그려진 호랑이와 관련된 미술 중


가장 오래된 그림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은 사신도 중 하나인 백호도입니다.


도교 신앙이 퍼지면서 백호는 바람을 다스리는 신, 음양오행 중 음기, 쇠를 상징하는 동물이 되었죠.





호랑이를 섬기는 풍습은 불교 신앙과 결합해 호랑이를 산신의 화신으로 여기기도 했습니다.





호랑이는 용과 같이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두 동물 모두 영웅이나 왕을 상징하는 동물이다보니 양반들의 사랑을 받은 모양입니다.





화원 화가들도 호랑이를 즐겨 그렸는데, 산에서 나오는 호랑이는 군자, 숨은 선비의 출세를 은유한다는군요.


왼쪽은 김홍도가 그린 '소나무 아래 호랑이',


오른쪽은 김홍도와 임희지가 같이 그린 '대나무 아래 호랑이'입니다.





민간에서도 호랑이 그림을 좋아한 것은 마찬가지라서 여러 민화 속에 그려진 호랑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까치가 그려진 호랑이는 자손 번영과 장수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 크게 유행했다고 합니다.





유치봉이 그린 이 그림은 특이하게 호랑이가 떼를 이루고 있습니다.


호랑이는 무리생활을 하지 않는 동물이라 자연에서 이런 모습을 보기는 어려운데요.


안내문에서는 호랑이를 집단적으로 묘사한 이유를 인간 세태를 비유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본 호랑이 미술에 대한 전시가 이어집니다.


한국, 중국과는 달리 자생하는 호랑이가 없던 일본은 호랑이를 중국과 한국에서 온 문물을 통해 접했습니다.


그래서 실존하지 않는 동물, 신화 속의 동물로 여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호랑이를 다룬 작품 중 다수는 도교, 불교의 영향을 받아 용과 같이 그려졌습니다.





이 그림은 상당히 특이한 호랑이가 그려져 있는데, 호랑이가 고양이처럼 생겼습니다.


화가가 호랑이 실물을 보고 그릴 수 없어 대신 고양이를 보고 그린 게 아닐까 싶네요.





다음으로 중국 호랑이 미술이 나오는데, 가장 먼저 보이는 전시품은 전쟁과 관련된 유물입니다.





상나라, 주나라를 지나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며 오랫동안 혼란의 시기를 겪었는데


호랑이가 상징하는 용맹한 이미지가 무기에 담긴 것이죠.





전국시대에 무기로 쓰인 꺾창과 한나라 때 소리로 군사 명령을 내릴 때 쓰인 순우가 호랑이가 들어간 무기로 전시됐습니다.





이 베개는 금나라에서 쓰인 호랑이 모양 베개입니다.


호랑이를 베고 잔다는 것은 그 사람의 힘과 권력을 짐작게 하죠.


또한 위에 '호랑이를 베고 자면 가위에 눌리지 않고 악귀를 물리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주술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조선도 마찬가지라 오른쪽 베갯모처럼 호랑이를 박은 베갯모를 쓰기도 했죠.





이어서 세 나라 유물 중 국립중앙박물관이 꼽은 걸작을 모아둔 곳으로 이동합니다.


일본 에도 시대에 그려진 '유마거사와 용, 호랑이',





중국 상나라 때 만들어진 꺾창,





오른쪽은 18세기 조선 화원에서 그려진 '맹호도'입니다.


좌우 그림은 표현이 뛰어나고, 가운데 꺾창은 상나라 유물이라는 점에서 눈에 띄지만


해설을 듣지 않고 관람해서 어째서 이 유물을 걸작으로 꼽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마지막 전시 섹션으로





현대에 만들어진 호랑이 예술품이 전시된 공간으로 나왔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호랑이는 꾸준히 사랑받는 소재네요.





1988 서울 올림픽을 기념해 그린 운보 김기창의 이 그림은 제법 친숙해 따로 사진을 남겼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 지도

429. 신용산역

LS용산타워 자전거 갤러리 '두바쿠'

430. 이촌역

431. 동작역

국립서울현충원

K110. 용산역

추억의 애니메이션

K111. 이촌역

K112. 서빙고역

용산가족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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