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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

화성 국화도를 잇는 두 항로 (2021.08.15) 이른 아침 수원역에서 순댓국으로 배를 채우고 400번 버스 안에서 쪽잠을 자 종점 궁평항에 도착했습니다. 전날 전곡항에서 요트를 탈까 고민하다 그만두고 다른 곳에서 배를 타기로 마음먹었는데 그 배를 타러 궁평항에 왔습니다. 경기도 옆 서해 바다에 수많은 섬들이 있지만 의외로 대다수 섬은 경기도가 아닌 인천 소속 섬인데요. 몇 안 되는 경기도 화성시 소속 섬인 국화도, 입파도로 가는 배가 이곳 궁평항에서 출발합니다. 배는 하루에 3~4번 있고 요금은 성인 기준 왕복 20,000원입니다. 배표는 보통 한국해운조합 통합 전산망을 통해 발권하기에 신용카드만 들고 왔는데 의외로 행복화성지역화폐를 쓸 수 있네요. 조금이라도 할인받을걸... 보통은 여기서 왕복표를 살 텐데 저는 나올 때 다른 배를 타고 나올 거라 편..
서해 부두 나들이, 방아머리 선착장과 전곡항 (2021.08.14) 휴일을 맞아 드라이브 겸 짧은 바다 구경을 하러 대부도에 있는 방아머리 선착장에 왔습니다. 배를 타러 온 것은 아니지만 터미널 건물이 있길래 잠시 들어갔는데 뱃시간이 아니다 보니 터미널 안은 상당히 한적합니다. 여기서 출발하는 배는 인천 옹진군 소야도, 덕적도, 자월도로 가는 배가 있고 행정구역은 안산이면서 정작 안산보다 충남 서산, 당진이 가까운 풍도로 가는 배도 있습니다.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섬인데 배가 하루에 1편밖에 없어서 어떻게 여행을 잡아야 할까 고민만 하고 있네요. 터미널에서 나와 부두로 나오니 물이 빠져 바다 보는 재미는 없습니다. 갯벌 너머로 보이는 풍경도 고압 전선이고... 지난 번에 가서 실망했던 시화나래휴게소 달전망대까지 보고 나니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볼 건 다 본 것 같아서 차를..
수원 화성 옆 경주기사식당 (2021.08.08) 주말을 맞아 장안문으로 산책 온 김에 점심도 먹고 가기로 마음먹고 근처에 있는 경주기사식당에 들렀습니다. 기사식당을 여러 번 가보면서 내가 스스로 조리해먹는 음식만 먹어봤기에 이번에는 미리 조리가 되어 나오는 찌개를 시켜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식탁에 놓인 가스 버너를 보고 나니 결국 이번에도 직접 조리해 먹는 제육볶음을 주문했습니다. 쌈채소를 비롯한 반찬을 차리고 나서 불판 위 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다 쌈을 싸서 먹기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기사식당에서 먹는 식사가 저렴한 가격에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는데 제육볶음 가격이 9,000원인걸 보면 이제 좋던 시절은 다 가버렸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밥천국에서 파는 제육덮밥 가격이 생각나면서도 조리방법도 다르고 먹는 방법도 다르니 비교 생각은 잠시 접어..
가격이 오른 옛집국수의 김밥과 국수 (2022.02.13) 전쟁기념관에 들러 K-9 자주곡사포 개발 과정에서 선행시제품으로 나온 XK9를 보고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가기로 했습니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왔다고 자랑하듯이 역사를 붙인 이곳은 옛집국수. 바로 밑 용산은 재개발이 진행됐지만 이곳은 옆이 국방부라 고도제한 등 각종 규제가 얽혀 있어 옛 모습을 지금도 유지하는 곳이고 옛집국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식당 안쪽 모습은 과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메뉴판에 적힌 가격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식자재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오른 것을 모르지 않기에 가격이 오른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이제는 선뜻 카드를 꺼내기 힘든 가격이 되어버려 음식을 먹기 전부터 아쉽습니다. 국숫집에 왔으니 온국수 1그릇을 시키고 특이하게 이곳 김밥..
국립중앙박물관에 모신 두개의 불상 (2022.02.05)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전시실 이름은 유물이 만들어진 시기나 지역을 참고해 지었는데 이날 방문한 사유의 방은 다른 전시실과는 동떨어진 이름이 붙었습니다. 사유의 방에 있는 유물은 국보 제78호와 제83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2점으로 삼국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불교 문화재입니다. 너무나도 귀하게 다뤄서 특별전이 아닌 이상 두 불상을 나란히 전시하지 않고 한 불상이 전시실로 이동하면 다른 한 불상은 수장고에서 보관하거나 연구실로 이동하곤 했는데 2021년 11월 12일부로 전용 전시 공간인 '사유의 방'을 만들어 이제는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두 불상을 나란히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 불상을 예전에 함께 본 적이 있지만 그게 무려 7년 전 일이니 오랜만에 두 불상을 보러 갑니다. 반가사유상에서 영감을 받..
강남에서 먹는 5천 원어치 라면 정식 (2021.08.04) 강남역 5번 출구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빌딩 지하에 꽃보다라면이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점심에는 라면을 비롯한 식사류를 파는 식당으로, 저녁에는 안주거리를 파는 술집으로 장사하는 곳인데 지금은 점심시간이니 오른쪽 메뉴판을 봐야겠죠. 5,000원짜리 라면에 생닭 육수를 쓴다는 사실이 의심스러우면서도 일단 라면정식을 주문했는데 정식이라는 이름에 걸맞을 양의 음식들이 나왔습니다. 양은냄비에 끓인 라면은 물론 네모난 도시락에 나온 이른바 '추억의' 도시락에 더 달라고 하면 주는 잡채를 비롯한 반찬까지 5,000원짜리 상차림치고는 상당히 푸짐합니다. 생닭 육수를 넣었다는 라면은 스프 때문인지 맛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본 이상은 하고 분홍 소시지와 김치볶음, 멸치볶음, 계란 프라이를 넣은 도시락..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2021.07.24) 예전에 신분당선을 따라 짧은 여행을 할 때 양재시민의숲역 근처에 있는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을 견학하려 했으나 기념관이 휴관 중이라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그 뒤로 시간이 많이 흘러서 이제는 개관했겠지 하고 21년 7월의 주말에 다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윤봉길 의사를 기리는 기념관은 이곳 말고도 고향인 충남 예산 충의사에 있는데요. 예산에 있는 기념관은 예산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반면 서울에 있는 이 기념관은 민간에서 운영해서 경영난을 겪기도 하고 냉난방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다 LG그룹이 지원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곳입니다. 그래도 2021년에도 입장료 없이 무료로 관람객을 맞이하는 걸 보니 고비는 넘겼나 봅니다. 기념관 전시실로 들어가면 우선 일제의 식민지 교육을 거부하고 민족 교육에 앞장선 교육자로서의..
몇 안 남은 5,000원짜리 순댓국 (2022.02.06) 먼 훗날 대림삼거리역이 들어설 자리 근처에 있는 오래된 국밥집에 왔습니다. 60년이 넘도록 장사를 하고 있어 시청으로부터 서울미래유산 지정을 받은 삼거리먼지막순대국이라는 곳인데요.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역사를 보여주는 듯한 옛 사진이 있고 지금까지의 가격 변천사를 보여주는 표도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보통 순댓국이 5,000원밖에 안 한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죠. 더 이상 국밥이 가성비를 따질 수 없는 가격이 된 요즘 심지어 서울 한복판에서 파는 순댓국 가격이 5,000원이라는 사실에 반신반의하며 보통을 주문했습니다. 보통으로 주문하면 뚝배기 안에 밥이 미리 들어간 채로 국밥이 나옵니다.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 건더기를 확인해보니 가격이 싸다고 해서 살코기를 적게 넣거나 하지 않고 상당히 ..
저녁 겸 야식거리로 산 푸짐한 닭강정 (2022.02.25) 퇴근길에 볼일이 있어 부천에 왔다 허탕 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잠시 소사역 근처에 들렀다 가기로 했습니다. 소사역 4번 출구에서 역곡역 방향으로 걷다 보면 아파트 공사장 옆 오피스텔에 금땡이 닭강정이라는 곳이 나오는데요. 여기서 저녁 겸 야식거리로 닭강정을 사가기로 했습니다. 메뉴 자체는 여느 호프집과 크게 다를게 없지만 후라이드로 할지 양념으로 할지는 늘 고민되죠. 그래서 후라이드와 순한맛 양념을 섞어 반반으로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메뉴판 가격보다 1,000원이 오른 8,000원. 이미 식당 안에 자리를 잡고 저녁 겸 반주를 즐기는 분들이 많아 주문을 하고 꽤나 오래 기다려서 주문한 닭강정을 받았습니다. 8천 원어치 닭강정치고는 뭔가 많아 보이는데 일단 집에서 풀어보도록 하죠. 집에 도착해서 봉지를 ..
뿌연 유리때문에 실망했던 시화나래휴게소 달전망대 (2021.07.24) 해가 서쪽으로 넘어갈 즈음이라 그런지 이상하게 막히지 않는 시화방조제길을 달려 저 멀리 전망대가 보이는 시화나래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방조제 겸 조력발전 시설이 있는 11.2km짜리 직선 도로라서 그런지 수도권 국도에서는 보기 드문 그럴듯한 휴게소를 마련해놨습니다. 휴게소에는 바다가 바로 보이는 공원도 있고 커다란 전망대도 있는데요. 달전망대라는 이름이 붙은 저 전망대 위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따로 예약 없이 줄을 서서 순서대로 엘리베이터를 기다려 전망대 위로 올라갔는데... 음... 제가 생각했던 경치는 이게 아닌데요... 대부도 주변 바다가 해변 백사장이 펼쳐진 그런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송도에 LNG 저장소처럼 공장이 쭉 펼쳐진 모습도 그런대로 괜찮은 경관일 테니 그런 공장과 아파트가 만들어낸 스카..
다양한 방법으로 맛본 미락소바 모듬카츠 정식 (2022.02.18) 서울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나니 오랜 공복으로 배가 많이 고파 푸짐하게 먹으러 영등포구청역 근처에 있는 돈가스집에 왔습니다. 식당 이름은 미락소바. 상당히 비좁은 가게지만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에도 손님들로 북적북적한데요. 일일 수량이 제한돼있다는 상 로스카츠 정식은 진작에 품절이라 대신 모듬카츠 정식으로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하고 나니 메뉴판 옆에 이것저것 붙은 종이들이 눈에 띄어 차근차근 읽어보는데요. 트러플 오일과 함께 찍어 먹으라는 소금이 3가지나 있고 트러플 오일 외에도 돈가스에 찍어먹을 소스가 다양합니다. 주문을 하고 조금 오래 기다려서 정식 한 상을 받았습니다. 등심으로 만든 로스카츠는 네모낳게, 안심으로 만든 히레카츠는 둥글둥글하게 모양을 잡아 모듬으로 시켜도 둘이 확연하게 구분이 되네요..
반룡산에서 먹은 이북식 가릿국밥 (2022.01.16) 마이아트뮤지엄에서 고갱 전시를 보고 나서 근처에 있는 반룡산이라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반룡산은 함경남도 황해군에 있는 산 이름인데 이름값하듯이 여기는 함흥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입니다. 메뉴판 맨 위에는 회냉면이 적혀 있지만 이번에는 가릿국밥을 먹어보도록 하죠. 보통 국밥을 주문하면 뚝배기에 팔팔 끓인 채로 담아서 오기 마련인데 여기서 파는 가릿국밥은 평양 온반처럼 널찍한 국그릇에 적당히 따뜻한 상태로 나왔습니다. 국밥에 들어가는 재료도 특이한데 잘게 썬 계란 지단과 널찍하게 썬 두부, 그리고 선지가 들어가고 진하게 우려낸 사골 육수 대신 쇠고기를 고아 만든 맑은 국물을 사용합니다. 한동안 진한 국물로 만든 국밥에 익숙해져 있다 전골처럼 맑은 국밥을 먹으니 가정식 쇠고기뭇국을 먹는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