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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

10년만에 만나는 팀 버튼의 작품들 (2022.05.28) 청와대 관람을 마치고 아침을 간단히 먹은 뒤 DDP로 넘어와 팀 버튼 특별전을 봅니다. 10여 년 전인 2012~2013년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팀 버튼 전시가 열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전시를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한국에서 팀 버튼 전시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상당히 기뻐했네요. 10년 만에 다시 만난 벌룬 보이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는데 의외로 매표소에 줄이 너무나도 짧아 조금은 당황스럽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20,000원으로 다른 전시에 비해 제법 비싼 편인데 사실 팀 버튼 전시가 열린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티켓 사전구매를 해서 할인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전 예매 티켓은 모바일로만 발권이 되길래 할인을 포기하고 실물 티켓을 손에 넣었습니다. 사진 촬영을 금..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청와대 (2022.05.28) 오래전부터 청와대 견학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 자체는 알고 있었기에 때가 되면 가야지 하면서도 잊고 있어서 번번이 기회를 놓쳤는데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는 상상조차 못하던 일이 생긴 덕에 보다 자유롭게 청와대를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예약을 잡은 날 전철 첫차를 타고 3호선 경복궁역에 도착해 안내문을 따라 도보로 걸어 청와대 영빈문에 도착하니 입장 대기줄만 4줄입니다. 7시 시간대면 사람이 적겠지 하고 신청을 한 건데 주말이라 그런 것인지 평일에도 인기가 많은 건지 아무튼 관람객이 많아 벌써부터 진이 빠지네요. 아무튼 7시가 되어 사전에 받은 바코드를 찍고 청와대 안내도를 받아 어떻게 돌아다닐지 고민해봅니다. 일단 눈앞에 있는 영빈관부터 찍고 가야지 했는데 분명히 청와대 개방 당시 공지에는 내부 공개를 안..
3년만의 모임을 위해 찾은 합정 파티룸 플레이스오 (2022.05.28) 코로나로 인해 카톡으로 연락만 하지 얼굴을 못 본 지 오래된 10년 지기 친구들과의 모임. 이제는 모여도 되지 않을까 하는 의견들이 모여 합정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한 파티룸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작지만 눈에 띄는 입간판에 적힌 플레이스오라는 파티룸 이름을 보고 CU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면 새하얀 커튼으로 둘러싸인 새하얀 공간이 나오는데 앉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햐안 소파에 눈길이 가다가도 파라솔과 해먹이 있는 탁 트인 테라스로 나와 평소와는 다른 눈높이에서 홍대와 합정 거리를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바라보는 게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파티 준비를 위해 금방 정신을 차려야 했지만. 그렇게 모임 준비를 끝내고 나니 밤이 되었습니다. 헬륨 풍선이나 와인잔 같은 소품은 파..
가보지 못한 뱅크시 디즈멀랜드의 기억 (2021.09.21) 이상하게 갈 때마다 갤러리 이름이 미묘하게 바뀌는 듯한 갤러리아포레 지하 갤러리를 찾아 아트 오브 뱅크시 월드투어 인 서울 전시를 관람합니다. 만화로 표현한 듯한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면 나오는 작품들은 그야말로 현대미술의 아이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들이죠. 반전, 반권위, 반자본주의를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미술 시장에서는 천정부지로 작품 가격이 오르는 모습을 보면 복잡한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철저히 정체를 숨긴 비밀의 작가라는 특이성과 기습적으로 나타나 작품을 만들어내고는 사라지는 작업 과정, 자신의 작품을 경매가 종료되는 그 순간에 파괴시키는 등의 가십거리 등 그야말로 인기가 없을 수 없는 정체성을 모조리 갖추고 있어 주요 활동지인 영국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도 작품을 볼 수 있네요. 개인적으로..
불안함을 사진에 담은 알렉스 프레거 사진전 (2022.03.12) 오랜만에 잠실로 가는 버스를 타고 알렉스 프레거라는 작가의 사진전이 열린 롯데뮤지엄에 왔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5,000원인데 사진전이 열리기 2달 전에 티켓을 사서 저렴하게 관람했네요. 알렉스 프레거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사진가로 주로 5~60년대 미국 사회 분위기가 떠오르는 소품과 연출기법을 사용하는 작가라고 합니다. 이런 설명에 걸맞게 벽에 걸린 사진들을 보면 조금 오래된 미국 시기를 다룬 영화가 떠오르네요. 시대적인 분위기와 함께 대부분의 사진에서 느껴지는 기분은 바로 불안감인데, 사진에 담긴 사람들의 눈을 보면 어딘지 보르게 불안한 시선이 느껴지고 흔히 일어나는 일상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사람들의 시선을 의도적으로 가리거나 사방으로 분산시키는 등 의도된 연출을 통해 불안함을 만들어냅..
벚꽃인파를 피해(?) 들어간 63빌딩 (2022.04.09)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전철에서 바라본 벚꽃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원래 계획했던 일정을 열심히 뜯어고쳐 허탕을 치면서도 크게 개의치 않고 여의도로 달려갔는데 3년 만에 꽃구경을 하러 여의도를 찾은 사람들로 이미 인도는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원래 이런 시즌은 꽃구경이 아닌 사람 구경하러 가는 것이라지만서도 참...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리는 곳은 여의도 서쪽 여의서로(윤중로) 일대지만 그쪽까지 걸어가다 진이 다 빠질 것 같기도 하고 이미 여의나루역 근처에서 벚꽃 구경은 실컷 했으니 빽빽하게 하늘을 덮은 벚꽃 사이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63빌딩으로 도피(?)를 해봅니다. 63빌딩에 있는 아쿠아플라넷과 전망대, 미술관을 함께 보는 종합권을 살 건데 가격이 32,000원으로 다른 아쿠아플라넷 지점에 비해 꽤나 저..
5년만에 먹는 대만 컵라면 만한대찬 (2022.04.05) 대만 여행 가는 사람들이 까르푸에 들러 한 박스씩 사곤 하던 대만 라면 만한대찬(滿漢大餐). 저도 대만 여행을 가면서 현지에서 컵라면을 사서 먹곤 했는데 대만을 갈 수가 없으니 못 먹어본 지도 꽤 됐습니다. 올해 들어서 해외여행이 속속 풀리고는 있는데 제가 자주 가는 일본과 대만 두 곳은 문을 연다는 기약이 없으니 모처럼 생각난 김에 인터넷에서 바가지를 듬뿍 당해 샀습니다. 왼쪽 빨간색 컵라면은 마라냄비우육면(麻辣鍋牛肉麵)이고 오른쪽 보라색 컵라면은 훙샤오우육면(紅焼牛肉麺)인데 대만에서 먹어봤던 컵라면은 왼쪽 마라맛이니 이걸 먼저 먹어봅니다. 분말 스프와 액상 스프, 그리고 마라맛 기름을 꺼내 면 위에 붓고 뜨거운 물을 부어 잠시 후 뚜껑을 열어 잘 저어줍니다. 6년 전 먹었던 만한대찬에는 소고기가 이렇..
바닷길이 아닌 하늘길로 들어간 제부도 (2022.04.02)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난 주말 수면시간 때문에 12시가 한참 지난 시간에 오이도역으로 와서 123번 시내버스를 타고 배곧신도시를 짧게 지나 시화방조제를 달려 대부도에 진입, 대부도 남쪽에 있는 탄도항에 도착했습니다. 탄도항 주변에 누에섬이니 박물관이니 하는 볼거리가 제법 있지만 이날의 목적지는 안산시 탄도항이 아닌 화성시 전곡항이니 탄도방조제를 걸어 전곡항으로 향하면서 잠시 바다 구경을 하는데 전곡항을 바라보니 작년에 못 보던 시설이 있네요, 화성시에 진입해서 역시나 작년에는 못 본 전기차 충전시설과 작은 전기버스에 신기해하며 고렴산에 지어진 서해랑 케이블카에 도착했습니다. 화성시 바다 관광지로 유명한 제부도와 전곡항을 잇기 위해 2021년 12월에 영업을 시작한 해상 케이블카입니다. 요즘 들어 지어지는 ..
고추가 들어간 치즈돈가스 (2022.03.19) 오랜만에 인사동에 들러 간 곳은 인사동과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귀귀 개인전. 인터넷에서 유머 소재로 활용되는 만화가 귀귀의 작품을 전시하는 개인전인데 단순히 웹툰 그림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그린 웹툰을 모티브로 새로 그린 그림을 액자에 걸어두고 그 옆에 QR코드를 통해 귀귀 블로그로 들어가 그림과 관련된 웹툰을 감상하는 전시입니다. 예상치 못하게 잘 그린 그림을 봐서 당황하면서도 오랜만에 본 웹툰을 보니 내가 아는 그 귀귀가 맞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전시 관람은 이정도로 하고 식사를 하러 조금 위로 걸어가 미술관옆돈까스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바로 옆에는 선재아트센터라는 갤러리가 있고 조금 더 걸어가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있으니 상당히 직관적이면서도 잘 지은 이름입..
고소하고 매콤한 탄탄맨션 탄탄면 (2022.03.01) 여의도에서 전시를 보고 저녁을 보러 홍대에 왔습니다. 지난번에 돈가스를 먹으러 왔을 때 우연히 탄탄면 가게를 알게 돼서 한번 와봤습니다. 식당에 들어와서 키오스크를 누르니 바로 세트 메뉴가 나오네요. 기본 탄탄면은 일본식 국물 자작한 탄탄면인 것 같고 대륙에서 먹는 비벼먹는 탄탄면은 비빔 탄탄면으로 따로 팔고 있습니다. 탄탄면에 공깃밥을 같이 주는 구성이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문을 마치고 본격적인 저녁 시간이 되기 전이라 한가한 식당을 둘러보면서 적당히 빈 자리에 앉았습니다. 자리마다 탄탄면에 곁들여먹는 소스와 향신료가 놓여 있고 각 재료에 대한 설명도 적혀 있는데 이번에는 기본으로 먹어보죠. 주문한 음식을 받고 자리로 돌아오니 탄탄면 자체는 다른 곳과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른 데에서는 보지 못한 재..
파스텔톤 사진으로 가득한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2022.03.01) 휴일을 맞아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더 현대 서울을 굳이 찾아 6층 ALT.1에서 열린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을 보기로 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5,000원인데 사전에 9,000원으로 예약해서 티켓에는 초대권으로 찍혔네요. 엄청 붐비는 쇼핑몰에 열린 전시라서 그런 건지 인스타그램에 소문이라도 난 건지 티켓 발권과는 별개로 입장 대기를 해야 해서 잠시 시간을 때우려고 5층 블루보틀로 내려왔는데 여기도 입장 대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도 커피 마시는 줄이 전시 입장 줄보다는 빨리 줄어들어서 뉴올리언스를 주문해 마시다 입장 안내 메시지를 받고 전시실로 들어갔습니다. 전시실에 들어가자마자 만나는 사진은 조화와 함께 걸린 분홍빛 꽃들이고 꽃을 지나 나오는 사진들도 인물이면 인물, 풍경이면 풍경 모두 화사하..
바나나 소스에 찍어 먹는 혼가츠 치즈돈가스 (2022.02.26) 홍대에 있는 혼가츠라는 돈가스 식당에 왔습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치니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치즈돈가스니 치즈돈가스와 버터갈릭감자튀김 세트를 주문했는데 기본으로 나오는 장국과 함께 빈 접시가 여럿 나옵니다. 그래서 일전에 다녀온 돈가스 식당처럼 여기도 소스가 여럿 있나 하고 보니 바나나 소스라는 생전 처음 보는 소스가 있네요. 왼쪽이 바나나 소스고 오른쪽이 일반적인 돈가스 소스인데 바나나를 넣었다는 소스가 조금 더 밝고 노란색을 띠는 것이 뭔가 차이가 나긴 합니다. 돈가스에 바나나라니 황당하면서도 어이가 없지만 젓가락으로 찍어 먹어보니 바나나맛이 꽤나 느껴지면서도 달고 새콤한 맛이 의외로 돈가스에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렇게 소스에 감탄하면서 괜히 여러 번 찍어 먹다 보니 메인 요리인 치즈돈가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