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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3.06.09 히로시마, 키타큐슈

16. 시간이 남아 찾아간 슛케이엔 쿠레역 근처에 있는 두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다시 쿠레역으로 돌아갔는데 눈앞에서 열차를 놓치는 바람에 다음 열차까지 시간이 붕 떠서 간단히 배나 채우고 갈까 했거든요. 끌리는 식당은 못 찾았지만 대신 어디서 많이 본 컵라면을 파는 잡화점을 발견했습니다. 컵라면만 파는 정도가 아니라 마스크팩도 팔고 음료수도 팔고 서울우유는 아예 별도로 냉장고를 두고 팔고 있네요. 자위대 기지가 있어 다른 곳보다 보수세가 강한 도시에 이런 가게를 발견하니 괜히 신기합니다. 식사는 포기하고 쿠레역에 들어온 열차에 올라타 코스트코도 지나고 히로시마 토요 카프의 구장 마츠다 줌줌 스타디움 히로시마도 지나 히로시마역에 도착했습니다. 일본으로 오기 전 히로시마 여행은 해상자위대 쿠레사료관까지 보고 시모노세키로 넘어가는 일정으로 잡았..
15. 커다란 잠수함이 있는 해상자위대 쿠레사료관 야마토 뮤지엄 옆에는 커다란 잠수함 1척이 놓여있는데 이 잠수함이 있는 시설은 일본 해상자위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쿠레사료관입니다. 일본 제국 시절 쿠레에 해군 진수부가 있었기에 지금도 해상자위대 기지가 여럿 있어 이런 박물관을 쿠레시에 세운 것 같네요. 입장료는 무료니 바로 안으로 들어가 일본 제국 해군 시절까지 길게 잡은 해상자위대의 역사를 보는 둥 마는 둥 하며 2층으로 올라갑니다. 2층 전시실에서 다루는 주제는 소해활동이라는 상당히 생소한 말인데 소해에 쓰인 掃는 소탕하다 할 때 쓰는 한자 쓸 소입니다. 그러니 한자만 보면 바다에 있는 무언가를 쓸어버린다는 의미겠죠. 소해활동에서 쓸어버리는 대상은 바로 기뢰입니다. 바다에 있는 기뢰를 제거하는 작업인 minesweeping를 한자어로 번역하면서 sw..
14. 과학관의 탈을 쓴 야마토 뮤지엄 계속 타다 보니 이제는 좀 지겨운 레드윙 열차를 타고 실사로 보니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키키를 보며 이동해 히로시마로 들어가기 전 카이타이치역에 내려 또다시 쿠레선 열차에 탑니다. 히로역으로 가는 쾌속 아키지라이너를 타고 이동한 곳은 쿠레시의 중심 역 쿠레역. 동쪽 요코스카처럼 이곳도 해군 도시기에 일본제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와 관련된 관광지가 많은데 그중 하나가 야마토 뮤지엄입니다. 정식 명칭은 쿠레시해사역사과학관인데 정작 입장권을 사면 정식 명칭보다 별칭인 야마토 뮤지엄이 훨씬 크게 찍혀 있고 티켓에 담긴 사진도 일본제국 해군 전함 야마토 모형인 것을 보면 여기가 과학과 대체 무슨 관련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입장권을 사고 안으로 들어가 가장 먼저 1/10 사이즈 야마토 모형을 보고 본격적..
13. 폐선 전에 타본 스카이레일 타다노우미항에 돌아온 뒤 아까 걸어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갑니다. 철도 건널목을 건너면서 괜히 좌우를 살펴보고 타다노우미역에 도착. 여기서 쿠레선 열차를 타고 미하라역으로 다시 가야 하는데 열차 시간표를 보니 배차간격이 참 처참하네요. 파란색 숫자로 적힌 시간은 관광열차 성격의 etSETOra라서 논외로 치면 1시간에 1대 꼴로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 정도면 일본 지방 재래선 치고는 양호한 수준이니...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전날 호텔로 배송을 시킨 로이즈 초콜릿 한정판 복숭아맛 초콜릿을 꺼내 열심히 우걱우걱 먹어치우고 타다노우미역 근처에 있는 타케하라시 관광에 대한 소개문을 간단히 읽어봅니다. 옛 모습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풍경 보존 지구 같은 관광지가 있고 타다노우미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
12. 토끼로 가득한 섬 오쿠노시마 오쿠노시마에 도착하니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조금은 뜬금없게도 버스인데 시내버스는 아니고 큐카무라호텔(休暇村大久野島)까지 가는 무료 셔틀버스입니다. 버스 출발까지 조금 시간이 남아 주변을 둘러보니 별명이 토끼섬인 곳답게 어렵지 않게 토끼를 찾을 수 있네요. 출발 시간이 되어 버스를 탄 뒤 오쿠노시마를 떠난 배를 보고 바다가 보이는 캠핑장도 보고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이 보이는 토끼도 실컷 봅니다. 버스가 걷는 속도와 비견될 정도로 상당히 천천히 달려서 사진을 찍기에 전혀 문제가 없네요. 호텔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린 뒤 각양각색의 토끼를 찍어봅니다. 오쿠노시마는 오랫동안 군사시설로 써왔던 섬인데 일본이 막 개항하던 시절 유럽으로부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이곳에 포대를 두었고 섬을 지도에서 지워버리는 등 아무나 ..
11. 토끼섬으로 가는 길 일본 여행 와서 늦잠을 자는 게 소원이라면 소원인데 워낙 일정을 빽빽하게 짜는 버릇때문에 6시 49분 출발하는 신칸센을 타야 해서 결국 이날도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도 포기한 채 체크아웃을 마치고 히로시마역에 왔습니다. 히로시마에 본사를 둬서 그런지 히로시마역에 놓인 마쓰다의 CX-60 뒤에 있는 도토루에서 모닝 커피를 마시고 신오사카행 코다마를 타러 갑니다. 코다마로 운행하는 이 열차는 왕년에 히카리 레일스타라는 애칭을 붙여 산요 신칸센에서 운행했던 열차인데 지정석 좌석 배열을 3+2가 아닌 2+2로 하고 특별 좌석도 설치하는 등 JR 서일본에서 제법 공을 들였던 열차입니다. 하지만 큐슈 신칸센 전 구간이 완공되고 산요 신칸센과 노선을 합쳐 운행하게 되자 히카리 레일스타로 운행하던 열차는 히카리보다 아..
10. 히로시마에 왔으니 오코노미야키를 눈앞에서 히로시마역으로 가는 전차를 놓치는 바람에 일단 아무 전차나 타고 갑니다. 히로시마 전철은 노선이 갈라지는 역에서 다른 방향으로 가는 전차로 갈아타면 환승할인을 제공하는데요. 위의 노선도에서 커다란 원으로 그려진 역에서 갈아타면 됩니다. 히로시마항으로 가는 3번 전차를 탔기에 히로시마역으로 가는 전차가 여럿 있는 카미야쵸니시역에 내렸는데 기껏 전차를 기다렸더니 아까 놓친 2번 전차가 오네요. 그냥 후쿠시마쵸역에서 기다릴걸 그랬나? 종점 히로덴히로시마역은 상당히 분주해서 전차 안에 설치한 교통카드 단말기만으로는 승객을 모두 처리하기 어려워 승강장에 요금 정산용 기계를 따로 마련해 두고 전차가 역에 도착하면 출입구 근처로 기계를 끌고 가 승객을 맞이합니다. 위의 사진에서도 출입구 주변에 기계를 끌고 ..
9. 소 내장을 튀겨 주는 아키쨩 여행 오기 전부터 미리 알아본 식당이 히로시마 전철 정거장 근처에 있고 파스피에 잔액이 넉넉하게 남아있어서 미야지마구치역에서 히로시마 전철 열차를 타고 갈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소요 시간이 2배 차이가 나니 바로 마음을 바꿔 JR 미야지마구치역으로 가서 빨간 열차를 탑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답게 여러 언어로 적어둔 열차 이용 안내문에 한국어가 미묘하게 번역이 잘못돼서 괜히 불편해하며 히로시마 방향으로 가는 열차에 타니 2023년 4월 1일부로 시모노세키까지 확대된 교통카드 서비스 구역 광고가 보입니다. 열차 내 노선도에도 넓어진 교통카드 사용 구역을 하늘색으로 표시해두고 있는데 저도 그렇고 다른 외국인 여행객도 그렇고 히로시마와 그 주변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교통패스를 사서 ..
8. 물이 빠진 미야지마 이츠쿠시마 신사 안을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며 걸어가던 중 이츠쿠시마 신사 앞바다가 물이 빠지는 것을 보고 이츠쿠시마 신사는 바다에서 보면 되겠다 싶어 이츠쿠시마 신사 관광은 이 사진으로 퉁치기로 합니다. 시선을 돌려 바다에 세워진 오토리이로 가니 아직 토리이 근처에는 물이 들어오고 있어 가까이 가지 못합니다. 밀물 때에는 배를 타고 토리이로 가볼 수 있고 썰물 때에는 토리이까지 걸어가서 기둥을 직접 만져보거나 신사에서는 제발 그러지 말라고 하지만 굳이 기둥에 동전을 박는 사람들의 만행을 볼 수 있는데 물이 더 빠지기까지 기다리긴 뭣해서 이정도 거리에서 토리이를 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출구로 이어지는 복도 옆을 걸어 이츠쿠시마 신사를 빙 돌아가는데 지붕을 고치는 공사 현장을 보니 새삼 신사 ..
7. 굴 양식장을 보여주는 미야지마 수족관 미야지마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와서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 이츠쿠시마 신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미야지마 수족관이 있길래 열심히 걸어서 미야지마 수족관에 왔습니다. 시에서 운영하는 곳치고는 꽤나 크기가 커서 놀라며 표를 사러 가는데 입장료가 참 애매한 가격인 1,420엔이네요. 기념품점에서는 신용카드를 받으면서도 정작 입장료는 현금만 받아서 투덜투덜대며 표를 사고 안으로 들어가면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번에 끄는, 그리고 다른 수족관에서는 본 기억이 거의 없는 어패류가 나오니 다름아닌 굴입니다. 그중에서도 여기서 다루는 굴은 일본에서 마가키(マガキ)라고 부르는 참굴이네요. 히로시마현을 상징하는 해산물이기도 하고 미야지마로 가는 배를 타면서 굴 양식장을 보기도 했으니 미야지마와 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는건..
6. 미야지마 로프웨이 일반적으로 미야지마(宮島)라고 부르는 이 섬의 공식적인 지명은 이츠쿠시마(厳島)인데 행정구역 명칭도 한때는 이츠쿠시마, 한때는 미야지마로 그때그때 바뀌는 등 일본 현지에서도 특별한 기준 없이 이름이 막 쓰이고 있습니다. 미야지마가 이츠쿠시마보다 1음절 짧아 부르기 편하고 한자로 쓰기도 쉬워서 보통은 미야지마라고 부르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한 일은 관광지 방문이 아닌 편의점 찾기인데 올해 들어서 일본에서 티켓 찾을 일이 좀 잦네요. 어느새 로손 로치케 예약 건수만 10건 가까이 되는 것 같습니다. 티켓 수령을 마치고 로손에서 나와 토요구니 신사의 흰 토리이와 이츠쿠시마의 붉은 토리이를 보면서 섬 안쪽으로 걸어가니 사슴이 등장하네요. 센베만 보면 달려드는 나라공원 사슴에 비해 미야지마..
5. 미야지마로 7년 전 히로시마성을 떠나 미야지마로 갈 때 택시를 타고 히로시마역까지 이동했기에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이번에도 택시를 타고 히로시마 시내를 떠날 건데요. 7년 전으로부터 많은 변화가 일어났으니 택시를 타는 방법도 달라져야겠죠. 일본에서 우버를 처음 이용하면 2,000엔 쿠폰을 주는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가까운 JR 역인 니시히로시마역까지 가는 택시를 부릅니다. 5분 정도 기다려 지정한 위치에 도착한 택시를 보며 손을 힘차게 흔들고 택시에 타 2.5km를 달려 니시히로시마역으로. 예나 지금이나 일본 택시 요금은 살벌하지만 일본에 입국하자마자 등록한 우버 프로모션 코드 덕에 요금 부담 없이 편하게 이동했습니다. 니시히로시마역부터는 JR 열차를 타고 이동할 건데 7년 전 히로시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