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먹은 진에어 기내식 (2021.01.12)

 

 

말 그대로 시장이 박살난 항공업계에서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는데

 

진에어에서 자사 쇼핑몰을 통해 기내식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진에어에서 기내식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저 메뉴들이 정말 진에어에서 파는 기내식인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가격은 각 세트별로 10,000원이고 배송비는 별도로 3,000원인데

 

3개 묶음을 주문해도 할인은 없네요.

 

 

 

 

기내식이 생각보다 조건이 까다로워서 단가가 비싼 편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한 끼 식사로 10,000원은 만만치 않은 가격이죠.

 

하지만 저는 저런 종이 쪼가리만 보면 환장하는 버릇이 있어서 주문해봤습니다.

 

 

 

 

우선 캐슈넛 치킨 기내식 세트를 열어봤습니다.

 

생각보다 그럴듯한 기내식입니다.

 

 

 

 

박스 뒷면에 적힌 제조원을 보니 정말 기내식을 만드는 회사에서 이 음식도 만들었네요.

 

그나저나 재료에 케첩이 적혀 있는데... 저걸 미리 알아차렸어야...

 

 

 

 

아무튼 메인 요리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데우고 비닐을 뜯어 사진을 찍어봅니다.

 

조명 때문에 그다지 먹음직스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사진 필터 앱의 힘을 빌려보죠.

 

훨씬 낫네요.

 

 

 

 

특이하게 취나물이 들어간 밥과 양념이 버무려진 치킨, 그리고 캐슈넛을 숟가락에 담고 먹어보는데...

 

입안을 가득 채우는 것은 닭고기맛도 취나물 맛도 아닌 케첩 맛입니다.

 

굴소스를 넣은 컹파오 치킨(Kung Pao Chicken)이나 궁바오지딩(宮保雞丁, Gōngbǎo jīdīng)과는 너무나도 다른

 

국적을 잃어버린 맛이라고나 할까요.

 

케첩 맛이 너무 강해 제 입맛에는 좀 별로였습니다.

 

 

 

 

애피타이저 겸 사이드로 나온 샐러드는 러시안 샐러드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아마 올리비예(салат Оливье)라는 샐러드인가 봅니다.

 

 

 

 

이름은 뭔가 이국적인 느낌이지만

 

알고 보면 여러 다진 재료를 마요네즈에 버무려 먹는 너무나도 친숙한 샐러드라서...

 

어째 먹으면 먹을수록 뭔가 후회가 몰려오네요.

 

 

 

 

디저트로 나오는 슈크림과 모닝빵을 먹으며 조금은 실망한 혀를 달래 봅니다.

 

 

 

 

다음으로 먹어볼 기내식은 크림 파스타 세트.

 

 

 

 

삶은 새우를 올린 크림 파스타에 콩 샐러드, 망고 푸딩과 모닝빵이 담긴 세트입니다.

 

 

 

 

크림 파스타를 먹어보니 크게 적을만한 것이 없는 적당히 고소하고 적당히 느끼한 크림 파스타인데

 

 

 

 

지난번에 먹은 그 밥에 비하면 호불호 없이 무난하게 맛있어서 좋습니다.

 

 

 

 

같이 나오는 샐러드가 하필이면 콩이라서 엄청 푸석푸석한데

 

크림 파스타를 같이 먹으니 좀 낫네요.

 

 

 

 

디저트로 나오는 망고 푸딩도 무난하게 먹어서

 

세 기내식 세트 중 제일 만족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먹은 기내식은 비프 굴라쉬 파스타 세트.

 

 

 

 

펜네 파스타 위에 헝가리식 스튜인 굴라시를 얹은 비프 굴라쉬 파스타와

 

월도프 샐러드, 브라우니, 모닝빵으로 구성됐습니다.

 

 

 

 

기내식 포장을 위해선지 국물을 거의 없앤 굴라시를 먹어보니

 

두툼한 고기가 부드럽게 씹혀서 먹기 좋습니다.

 

향신료 향이 조금 나는데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네요.

 

 

 

 

애피타이저 겸 사이드 메뉴로 나온 월도프 샐러드는

 

사과, 호두, 샐러리 등을 마요네즈에 버무린 샐러드입니다.

 

설명만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사라다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월도프 샐러드가 일본에서 변형된 음식이 사라다니까요.

 

마요네즈 때문에 맛이 약해진 햄과 아삭한 사과가 참 어색한 듯하면서도 맛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달달한 브라우니 한 조각을 먹는 것으로 기내식 식사는 모두 끝.

 

 

한동안 저가 여행사만 이용하면서 일본 당일치기를 했기에

 

기내식을 먹어본지도 엄청 오래됐네요.

 

가격을 생각하면 역시 한솥 도시락을 사 먹는 것이 낫지만

 

보딩패스 모양 종이 쪼가리를 보면서 기내식 박스에 담긴 음식을 먹어보니 기분만은 즐거웠습니다.

 

기분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