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올라타
아사쿠사를 떠나고
우에노 근처 지하도에 내려 아메요코(アメ横)로 갑니다.
아메요코 상점가는 우에노역에서 오카치마치역 사이 철길 아래 늘어선 상점가인데
아메요코라는 이름이 붙게 된 이유에 대해 2가지 설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한국의 양키시장처럼 미국에서 온 물건들이 거래된다고 해서 아메리카의 아메가 붙었다는 설이 있고
다른 하나는 사탕을 파는 가게가 많아서 아메(飴)가 붙었다는 설이 있는데
두 이야기 모두 2차대전 이후 암시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생긴 유래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그래서 가이드의 안내에 따르면 아메요코 일대에는 독특한 옷을 파는 가게나 과자를 파는 가게들이 많다고 하는데
옷이 됐든 과자가 됐든 그다지 끌리는 품목은 아니네요.
물론 여기도 일반적인 시장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서
여행 오기 전부터 눈여겨보던 야키토리집이나 야키니쿠집이 있긴 합니다만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아 식당은 패스하고 다른 볼거리를 찾아보러 갑니다.
뜬금없는 한류를 만나 당황해하며
JR 우에노역을 지나 조금 더 북쪽으로 가면 여러 박물관이 몰려있는 우에노공원이 나옵니다.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도쿄국립박물관이지만
여기를 다 둘러보려면 시간이 한참 걸릴 테니 포기하고
간단히 둘러볼만한 우에노모리미술관(上野の森美術館)으로 가봤는데...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가 그냥 전시가 아니라 소드 아트 온라인 전시네요.
아예 모르는 라이트노벨도 아니니 전시를 보라면 볼 수 있겠지만
하필이면 사전 예약자만 볼 수 있는 전시라서 안에 들어가 볼 수도 없습니다.
이대로 돌아가기는 아쉬우니
미술관 건너편에 있는 키요미즈칸논도(清水観音堂)에 가보죠.
일본 천태종 산하 칸에이지(寛永寺)의 일부인 키요미즈칸논도는
교토에 있는 키요미즈데라(清水寺)를 본떠 만든 건물입니다.
일본에서는 절 이름 앞에 산호(山号)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하는데
칸에이지에는 토에이잔(東叡山)이라는 산호가 붙어 있습니다.
이건 동쪽에 있는 히에이잔(比叡山)이라는 뜻으로
히에이잔이라는 산 역시 교토에 있는 산인 데다 일본 천태종의 총본산 격인 곳이라
꽤나 귀한 이름이 붙은 셈입니다.
에도 막부 시기 정권을 잡고 있던 토쿠가와 가문의 위패를 모시는 등 정치적으로도 중요했던 절 같은데
어째 지도를 보면 칸에이지가 가지고 있던 땅이 죄다 우에노공원이 돼버렸네요.
칸에이지의 본당은 여기서 북쪽으로 조금 더 걸어야 하기 때문에 관음당에서 관세음보살상만 보고 갑니다.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하고 있어 사진을 남기지는 못했네요.
공원 구경은 이 정도로 마치고 JR 우에노역으로 들어가니
일본 철도 개업 15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Suica 세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5,000세트 한정 판매를 하는데
제가 교통카드 수집이 취미긴 하지만 일단 이 카드는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고
카드 충전금도 안 들어있는 데다가 2023년 3월 31일까지만 교통카드로 쓸 수 있는 카드를
액자를 같이 준다고는 하지만 15,000엔이나 주고 사고 싶지는 않아서 구매를 걸렀는데요.
2022년 6월 8일부터 카드 판매를 시작했는데
아직도 재고가 남아있는 걸 보면 일본 사람들 생각도 저와 비슷한가 봅니다.
교통카드 구경 외에 여행 정보 업데이트를 위한 이런저런 사진을 찍고
아메요코 집결지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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