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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3.09.13 교토북부, 세토우치

31. 일본에 있는 쑨원기념관

 

 

마이코 공원에 있는 예쁜 건물.

 

 

 

 

정말 뜬금없게도 이곳의 이름은 쑨원기념관.

 

신해혁명의 사상적 리더이자 중화민국의 초대 임시대총통인 쑨원(손문)의 이름을 단 곳입니다.

 

 

 

 

어째서 대만도 아니고 중국도 아닌 일본에 쑨원기념관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안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도록 하죠.

 

 

 

 

이미 다녀온 다리의 과학관과 마이코 해상 프롬나드와의 세트권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후회하며

 

 

 

 

입장료 300엔을 내고

 

 

 

 

안으로 들어가면

 

 

 

 

쑨원의 생애에 대한 안내문과 전시물이 나옵니다.

 

 

 

 

한국에서 쑨원 하면 떠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신해혁명일 텐데

 

만주족이 세운 봉건적인 청나라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쑨원의 사상은 청나라 입장에서 너무나도 위험했기에

 

쑨원은 오랜 시간을 중국 본토가 아닌 해외에서 지내야 했고

 

신해혁명이 일어났던 1911년에도 미국에서 지내다 뒤늦게 혁명에 대응했을 정도로

 

사실 신해혁명에 직접적인 활약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쑨원이 처음 일본에 살았던 시기도 이때인데요.

 

 

 

 

1895년 말 광저우에서 준비하던 무장봉기가 밀고되는 바람에 일본으로 망명했는데

 

이때 일본에 대한 강한 인상을 받았나 봅니다.

 

 

 

 

신해혁명 이후 쑨원이 위안스카이와 갈등을 겪다 계축전쟁을 일으키며 무력충돌을 벌였는데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봉기를 일으키는 바람에 위안스카이를 위시한 북양정부에 진압당했고

 

쑨원은 다시 일본 망명길에 오릅니다.

 

1차 망명 때 잠시 지냈던 코베에 다시 머무르면서 다시 세력을 길러

 

중국으로 돌아가 군벌 난립으로 혼란스럽던 중국 대륙 정치를 수습하고자 노력했는데

 

구체적인 이야기는 여기서 다룰만한 건 아닌 것 같네요.

 

 

 

 

아무튼 쑨원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일본과의 연은 계속 이어졌는데

 

한국에서는 쑨원이라는 휘로, 서양에서는 쑨얏센(Sun Yat-sen)이라는 호로 불리는 반면

 

중화권에서는 쑨중산(孫中山)이라는 호로 불립니다.

 

중산이라는 호는 쑨원이 일본에 살던 시절 사용한 가명 나카야마(中山)에서 따온 것이니

 

이름에서부터 비범한 관계가 느껴집니다.

 

 

 

 

또 1924년 11월 코베를 방문해 대아시아주의 강연을 실시하고 중국으로 돌아갔는데

 

쑨원이 1925년 3월 간암으로 사망했으니

 

죽기 전 그가 했던 주요 활동이 일본 코베에서의 강연이네요.

 

이전의 일본 망명생활과 그의 마지막 일본 방문을 고려해 보면

 

코베에 쑨원기념관 하나쯤 있을만하겠죠.

 

 

 

 

그러면 왜 이 건물이 쑨원기념관이 된 것인가 하니

 

여기가 쑨원이 살던 집은 아니고

 

1913년 쑨원이 코베를 방문했을 때 코베에 살던 중국인들이 쑨원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던 곳입니다.

 

 

 

 

코베에서 활동하던 무역상 오금당(呉錦堂, 우진탕)이 쓰던 별장 마츠카이 별장(松海別荘)인데

 

 

 

 

별장의 주요 시설인 팔각형 모양 누각 이정각(移情閣, 이죠카쿠)가 건물 전체를 부르는 명칭처럼 돼버려서

 

 

 

 

쑨원기념관이라는 이름 옆에 이정각이 괄호로 병기되어 있습니다.

 

 

이정각의 주인 오금당. 일본으로 귀화했으니 '고 킨도'라고 읽어야 할 것 같기도 하네요.

 

 

오금당 사후 이정각은 코베 화교 총회에서 관리했는데

 

 

오금당의 무덤에 대한 안내문

 

 

1983년 코베 화교 총회가 이정각을 효고현에 기증했고

 

 

1948년 11월 12일 쑨중산 선생 기념비 건립 제막식

 

 

쑨원과 연관이 있는 코베시의 이 건물을 기념관으로 만들기로 해

 

 

쑨원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담은 사진

 

 

쑨원의 생일에 맞춰 1984년 11월 12일 쑨원기념관으로 개관했다고 하네요.

 

 

 

1948년 3월 12일 쑨원기념강연회 포스터

 

 

쑨원의 일대기와 건물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훑어보고

 

 

코베 시내 오금당 관련 장소

 

 

건물 밖으로 나와

 

 

 

 

예쁜 건물을 다시 구경해 보고

 

 

 

 

다음 여행지로 이동합니다.

 

 

ps. 쑨원기념관 건물과 아카시 해협 대교 사이에 기묘한 인연이 있는데요.

 

아카시 해협 대교 건설을 위해 원래자리에서 200m 떨어진 지금의 자리로 이동하기로 하고 건물을 해체했는데

 

그 사이에 코베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해체 중이었기에 오히려 지진의 피해를 입지 않아 이렇게 멀끔한 모습으로 건물이 남아있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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