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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5~9호선

757. 삼산체육관역 - 한국만화박물관 일본소녀만화전



인천광역시와 부천시 경계에 지어진 삼산체육관에 왔습니다.


도시 경계지만 두 도시 사이 연담화가 끝난 지 오래라


역 밖으로 나가면 어디가 인천이고 어디가 부천인지 외관만 봐서는 잘 모르죠.


수변로를 기준으로 서쪽이 인천, 동쪽이 부천인데


역에 있는 지도는 죄다 남북이 거꾸로 그려져서 왼쪽이 부천, 오른쪽이 인천입니다.





이날 방문지는 부천에 있는 한국만화박물관입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이라 같은 건물을 쓰고 있습니다.





박물관으로 걸어가니 왠 전차두 대가 놓여 있습니다.


바로 옆이 드라마 야인시대 세트장이 있던 곳인데,


세트장을 없애고 캠핑장으로 바꾸면서 둘 데가 없어진 전차를 여기에 놓았나 봅니다.





드라마를 위해 만든 전차라서 그런지





운전대가 비교적 간단하네요.





박물관 입구에 박물관에서 열린 두 특별전 안내가 보입니다.


왼쪽은 박부성 화백을 다루는 전시고,


오른쪽 전시는 일본 소녀만화를 다루는 전시인데, 오른쪽 전시를 보러 여기 왔습니다.





일본만화를 다루는 전시답게 역시나 사진 촬영은 금지됐네요.



이 전시는 태평양전쟁 이후부터 현대까지의 일본 소녀만화를 3세대로 구분해


각 세대별로 어떤 특징을 보이는지 비교해보는 전시였습니다.



1950년대 와타나베 마사코 등 여성 만화가가 처음으로 등장한 시기를 1세대로 잡았는데,


이때는 전후 시기인 만큼 고난을 극복하고 행복을 성취하는 주제를 다룬 만화가 많습니다.


은하철도 999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마츠모토 레이지도 이때 데뷔를 했죠.



2세대는 70년에서 80년대로 잡고 있는데


SF, 사극, 모험 등 소녀만화에도 장르 다양화가 진행됐고 내용도 보다 풍부해졌습니다.


유리가면으로 유명한 마우치 스즈에는 소녀만화를 남녀간 연애 이야기에서 탈피해


동성 간의 사제, 라이벌 관계에 초점을 맞췄고,


하기오 모토는 소녀만화 독자를 소녀에서 탈피해 성인 여성도 읽을만한 주제를 다뤘고,


쿠라모치 후사코는 '만화적인' 연애가 아닌 실제로 연애를 하는 듯한 이야기를 그려내


독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인 3세대는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로


코믹 마켓(코미켓) 출신 만화가가 소녀 만화에 진출하면서


그동안 주류 매체에서 무시됐던 야오이, BL로 불리는 남성 동성애 만화가 등장하거나


여기서 영향을 받은 작품이 등장한 시기입니다.


음양사를 그린 오카노 레이코, 백귀야행을 그린 이마 이치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를 그린 요시나가 후미 등 어디선가 들어본 작품이나 작가가 보이네요.



아무래도 한국 만화계가 일본 만화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라


한국 순정만화 역시 이와 비슷한 흐름을 따라갈 것 같은데,


공간 한계 때문인지 애초에 한국 만화는 다룰 계획이 없던건지 한국 만화 흐름과의 비교는 없습니다.


이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위의 전시만 볼 계획이었지만 모처럼 여기 왔으니 다른 전시도 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만화를 그리고 미국으로 이민 간 박부성(본명 이세희) 작가의 작품을


그의 생애와 함께 다루는 전시입니다.





그는 평북에서 태어나 광복을 맞이한 뒤





월남하고 전쟁을 겪은 사람입니다.





이 시절 사람들이 다 그랬겠지만 복잡한 시대를 산 사람인 것이죠.





대학교 시절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뒤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 전까지의 그의 작품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는데





박부성이 만화를 그릴 때





그의 삶이 영향을 강하게 미쳤는지





근현대를 다룬 작품이 여럿 보입니다.





전시를 다 보고 계단을 따라 내려오니 만화도서관이 보입니다.


한국에서 출판된 거의 모든 만화를 소장하고 있는데,


어째 지금까지 한 번도 이용해본 적이 없네요.


이날도 시간 관계상 그냥 갔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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