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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1~4호선

126. 신설동역 - 간판 없는 돼지국밥집 작년 11월 신설동역 유령 승강장 방문에 이어 신설동역에 다시 왔습니다. 가야지 가야지 하고 계속 안 가던 국밥집에 가보려 신설동역에 왔죠. 신설동역 4번 출구로 나와 동대문등기소 주변을 서성이면 좁은 골목길이 여럿 나오는데, 그런 골목길에 별다른 간판 없이 국밥을 파는 가게가 있습니다. 네이버 지도나 다음 지도에서 여길 주소로 검색하면 '순대국집'이라는 이름이 보이긴 한데, 그냥 순대국집으로 검색하면 주변 순대국집만 나오니 여길 찾아올 때에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하정로4길 12'로 검색하는게 편합니다. 가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니 제가 첫 번째 손님인가 봅니다. 여기서 파는 메뉴는 참 단순합니다. 가게 밖에 분명 순대국이라는 문구가 걸려 있지만 정작 순대는 안들어가는 돼지국밥이 6,000원, 머릿..
453. 안산역 - 원곡동 다문화거리 4호선 안산역에 왔습니다. 안산시 중심에서 조금 먼 곳에 지어진 곳이지만 역 이름에 안산이 붙었는데, 안산역이 종착역이던 시절 열차가 안산으로 간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종착역 이름을 안산역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안산역 맞은 편은 그 유명한(?) 원곡동입니다. 중국어를 포함해 온갖 외국어로 적힌 간판을 볼 수 있죠. 그만큼 외국인도 쉽게 볼 수 있어 안산시에서는 이 일대를 다문화거리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돈을 입금할 일이 있어 근처에 있는 신한은행을 찾았더니 한국어라곤 유리문에 붙여진 '바로바로 코너' 뿐이네요. 아마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다양한 외국인들이 부대끼면서 사건 사고도 많이 일어나지만 다양한 외국 요리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날 원곡동을 찾은 이유 역시 외국..
222. 강남역 -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 展 죽전역에 이어 강남역에 도착했습니다. 늘 북적이는 곳이지만 일요일 오후는 비교적 한가롭네요. 약속이 잡히거나 해서 강남역에 오는 일은 자주 있는 편이지만 '여행'하러 강남역에 온다는 것은 평소에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대체 강남역 주변에서 뭘 해야 할까 고민했는데,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보던 전시전이 강남역 주변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강남역 남쪽에 있는 강남미술관을 찾았습니다. 여기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 展'입니다. 원래는 1월 28일까지만 열리는 전시였는데 인기가 많아 2월까지 전시 기간이 연장됐습니다. 입장권을 산 뒤 안으로 들어갑니다. 처음부터 해학이 담긴전시물이 등장하는데, 대충 전시 내용을 알 것 같습니다. 전시실을 지하철 역으로 꾸며 지하철을 타는 군상들의 ..
P144-1. 광명역 - 코스트코를 지나 무의공 이순신 장군묘로 인천공항에서 8857번을 타고 광명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 버스를 탄 승객은 저 혼자뿐이었고,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도 없으니 이 버스는 버스 기사만 태운 채 용인으로 향합니다. 광명역 주변에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은데, 일단 배가 고파서 코스트코를 찾았습니다. 코스트코는 회원제 할인마트지만 푸드코트는 회원이 아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죠. 코스트코 광명점은 출구를 따라 쭉 들어가면 푸드코트가 보입니다. 회원카드는 없어도 되지만 결제는 삼성카드가 아니면 오로지 현금만 가능하니 주의.(이제는 현대카드만 쓸 수 있습니다.) 가격을 보니 참 착합니다. 핫도그+탄산음료가 2,000원에 피자 1조각이 2,500원. 칼초네도 4,000원밖에 안하네요. 뭘 먹을지 고민하다 핫도그 세트와 치킨 토마토 피자 ..
226. 사당역 -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옛 벨기에 영사관) 친구들과의 모임이 잡혀 사당역에 왔습니다. 약속시간은 7시인데 조금 빨리 왔네요. 카페에서 죽치고 않아있을 수도 있지만 기왕 여기에 온 김에 역 근처에 있는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에 왔습니다. 제법 고풍스런 모습인데, 회현동에 있던 옛 벨기에 영사관 건물을 남현동으로 옮긴 뒤 미술관으로 이용하고 있죠.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니 건물 자체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상설전과 함께 '망각에 부치는 노래'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선 망각에 부치는 노래'를 보기로 했습니다. 이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소장한 작품 중 일부를 보여주는 전시로 설명에 의하면 잊는 행위와 그로 인해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다양한 맥락을 담고 있는 작품을 보여줍니다. 이런 주제가 잘 와닿았냐고 묻는다면 그건 모르겠지만 말이죠. 이번 전시 제..
239. 홍대입구역 - 연남동 라틀타이완에서 먹은 곱창국수 날씨가 가장 춥다던 1월 12일, 괜히 집을 나와 추위에 떨면서 홍대입구역에 왔습니다. 보통 홍대입구역에 올 때에는 동교동 방향으로 가는 편인데, 이번에는 경의선숲길을 따라 연남동으로 향합니다. 모처럼 먹을 것을 찾아 온 이날의 목적지는 리틀 타이완입니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홍콩 사람이 한국에서 대만 음식을 맛보고는 대만 현지와 맛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한 동영상을 봐서 언제 한번 가봐야지 하고 생각만 하다 실행에 옮기게 됐죠. 다만 해당 영상에 나온 곳은 한양대 지점인데, 검색해보니 한양대 지점이 문을 닫은 것 같아 연남동으로 오게 됐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대만 모습이 담긴 여러 사진이 벽에 걸려 있고, 카운터에는 펑리수, 누가 크래커, 밀크티 등 대만에서 가져온 간식거리가 보입니다. 처음에 올 ..
136. 노량진역 - 사육신공원 용산에서 볼일을 본 뒤 버스를 타고 사육신공원으로 왔습니다. 계유정난 이후 단종 복위를 노리다 죽은 사육신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사육신이 처형된 뒤 시신을 생육신 중 한 명인 김시습이 수습해 이곳에 묻었다고 전해집니다. 공원 입구를 지나니 홍살문이 나옵니다. 홍살문은 왕족의 무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충효가 깊은 사람이라고 국가에서 인정한 사람의 무덤에도 세워집니다. 사육신은 조선 전기까지만 하더라도 왕에게 반기를 들고 역모를 꾀하던 사람이었으니 역적으로 취급됐지만 조선 후기 숙종대에 이르러 이들의 신분을 복권하면서 사육신묘 아래에 민절서원을 세워 사육신에 대한 제사를 지내게 됐죠. 이런 역사를 생각해보면 아마 홍살문도 숙종 재위 시절 세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홍살문을 지나 나오는..
429. 신용산역 - LS용산타워 자전거 갤러리 '두바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집으로 향하다 잠시 볼일이 있어 신용산역에 내렸습니다. 버스 정류장을 보니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설치된듯한 구조물이 아직 남아 있네요. 출구 맞은 편에 LS 용산타워가 있는데, 여기에 시간 때우기 좋은 곳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데 볼일이 있어 가지 않았는데, 2017년 8월 1일 찍은 사진을 대신 올려봅니다. LS 용산타워 2층에 위치한 자전거 갤러리 '두바쿠'입니다. 오래된 자전거를 여럿 전시하고 있는 공간이죠. 검색해보니 LS그룹 구자열 회장이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을 맡을 정도로 자전거를 좋아해 여기에 자신이 수집한 자전거 일부를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나무로 만든 자전거부터 앞바퀴가 뒷바퀴보다 훨씬 큰 오디너리 자전거, 바퀴에 스프링이 달린 자전거 등 기술 발전..
205.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 동대문운동장 기념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도착했습니다. 지금은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끄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있는 곳이지만 예전에는 동대문운동장이 있던 곳입니다. 그래서 옛 역명도 동대문운동장역이었죠. 그래서 이번에는 동대문디지털플라자 대신 동대문운동장 기념관으로 향합니다. 동대문디지털플라자 뒤로 돌아가니 커다란 조명탑과 함께 동대문운동장 기념관이 보입니다. 기념관 앞에는 왠 건물터가 드러나 있습니다. 동대문운동장을 헐고 공원을 짓기 전 한양 성곽 발굴 작업을 벌여 나온 건물지를 복원한 것이죠. 동대문운동장 기념관 옆에는 이 발굴작업으로 복원된 이간수문이 있습니다. 기념관 안으로 들어가 전시물 관람을 시작합니다. 동대문운동장의 역사는 1925년 경성운동장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식민통치에 반발하는 조선인들을 스포츠로 회유하는 ..
127. 동묘앞역 - 동묘공원 동대문역에서 애매하게 멀리 떨어져 있어 별개의 역이 된 동묘앞역. 동묘앞역이라는 역명은 동묘공원 근처에 지어져서 붙은 이름인데, 동묘는 한양 동쪽에 있는 관왕묘라는 뜻에서 붙은 별칭으로 여기서 말하는 관왕은 바로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입니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 파병온 명나라에 대한 은혜를 갚는다는 의미로 명나라에서 널리 퍼지던 관우 신앙을 반영해 사당을 세웠다고 하네요. 한양에는 동묘 이외에도 관왕묘가 4곳이 더 있었다고 하는데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것은 동묘가 유일합니다. 3번 출구로 나와 동묘공원 입구로 가는 길에 온갖 물건을 파는 벼룩시장이 나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물건을 보러 온 사람들과 물건을 팔러 온 사람들이 뒤섞여 붐비는데 다른 사람들을 따라서 잠시 시장 구경을 해보니 제법 멀쩡해보이는 접..
132. 시청역 - 환구단과 황궁우 정동에서 구 러시아공사관을 본 뒤 계속 걸어 시청역에 도착했습니다. 시청 앞 광장에는 이번에도 스케이트장이 만들어졌네요. 구 러시아공사관에 이어 이번에는 황궁우로 향합니다. 러시아공사관에서 1년간 지내다 경운궁(덕수궁)으로 이동한 고종은 청 사신을 맞이하던 남별궁을 부수고 환구단(원구단)을 지은 뒤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환구단에서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했습니다. 환구단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인데, 중국 역대 왕조는 오직 중국 황제만이 하늘에 제사를 지낼 수 있다고 주장했고, 성리학식 명분론을 받아들인 조선 유학자 역시 이를 근거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행사를 반대해 왔습니다. 하지만 고종 치세에는 청이 청일전쟁의 여파로 조선에서의 지배권을 상실했기에 더이상 중국과 사대관계를 맺지 않고 동등한 위치에 서겠..
327. 경복궁역 - 통인시장 엽전 도시락 안국역에 이어 경복궁역에 도착했습니다. 역 이름대로 경복궁이 코앞이지만, 오늘은 경복궁 대신 역 주변을 둘러보려 합니다. 마침 점심시간이 다가와서 근처 통인시장에서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엽전도시락으로 유명해진 곳인데, 생각보다 시장 규모가 작네요. 엽전을 사러 고객만족센터로 향합니다. 5,000원을 내고 엽전 10푼과 도시락판을 받았습니다. 카드를 받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안될 것 같네요. 엽전은 가맹점 팻말이 놓인 가게에서 반찬과 교환할 수 있습니다. 보통 엽전 두 푼을 반찬 하나와 바꿀 수 있습니다. 반찬 종류는 다양하니 무턱대고 바꾸지 말고 가게를 전반적으로 둘러본 뒤 사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담으로 엽전 1개를 1냥으로 쓰는 걸 쉽게 볼 수 있는데, 조선시대 화폐 단위를 알아보면 엽전 1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