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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국

피순대가 들어간 순댓국 (2023.05.07) 수원 호매실에 있는 작은 먹자골목에 있는 순댓국집. 보통 순댓국이 아닌 피순대를 넣은 순댓국을 판다고 해서 동네 사람들 말고는 찾기 애매한 자리에 있는 이 식당에 들어와 피순대국 특을 주문합니다. 순댓국을 주문하니 기본 반찬이 나오는데 반찬 중에 돼지귀 무침이 있다는 것도 참 비범하네요. 같이 나온 부추 무침을 곁들여 먹다 팔팔 끓는 순댓국 뚝배기가 나와 빈 접시를 옆으로 치웁니다. 피순대는 전북 전주, 충남 논산 등 중부 지역 일부 도시에서 먹는 순대인데 이름대로 창자에 선지를 채워넣어 순대를 만듭니다. 가게마다 선지를 넣는 비율이 다른데 여기는 야채나 찹쌀 등 다른 소를 섞어 어느 정도 타협을 본 것 같네요. 고기 순대나 당면 순대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이걸 어떻게 먹냐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맛이 ..
막창 순댓국에 이은 육개장 순댓국 (2020.10.27) 지난번에 삼형제 시골순대에서 막창순대가 들어간 순댓국을 먹은 뒤 그때 못 먹어본 육개장 순댓국을 먹으려고 다시 삼형제 시골순대를 방문했습니다. 기본 순댓국이나 육개장 순댓국이나 가격은 동일하게 8,000원인데 육개장 순댓국은 뚝배기가 아닌 양은냄비에 담아서 나오네요. 국에 들어간 건더기는 분명 순댓국에 들어가는 것들인데 육개장 느낌이 나도록 빨간 양념과 계란물을 풀었습니다. 물론 순대는 기본 순댓국처럼 큼지막한 막창순대. 당연히 소고기를 쓴 육개장과 같은 맛이 나지는 않지만 고기와 순대 이외의 재료는 거의 동일하니 육개장 느낌은 납니다. 육개장보다 더 기름지지만 엄청 얼큰해서 그런지 느끼함이 덜한 것도 특징이네요. 기본 순댓국을 먹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건더기가 푸짐하게 들어가서 꽤나 오래 식사를 하..
막창순대를 파는 삼형제 시골순대 (2020.10.21) 이사를 하고 알아본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집 근처에 국밥집이 있느냐입니다. 집 근처에 순댓국집이 몇 곳 있던데 그중 삼형제 시골순대라는 곳에 왔습니다. 육개장순대국이라는 특이한 메뉴가 눈에 들어오긴 하지만 일단 기본 메뉴인 순대국밥을 주문했습니다. 뚝배기에 담긴 모습은 여느 순댓국과 다를 게 없지만 뚝배기에 담긴 순대가 남다르네요. 위에 메뉴판을 다시 보면 특이하게 막창순대를 팔고 있는데 굳이 순대를 두 가지나 구비할 필요는 없으니 순댓국에 들어가는 순대 역시 막창순대입니다. 암뽕순대라고도 부르는 막창순대는 소창을 쓰는 일반적인 순대에 비해 크기가 크고 그만큼 잡내도 강합니다. 순댓국 자체가 돼지 잡내가 어느 정도 나는 편인데 막창순대를 쓰면 그 냄새가 조금 더 심하죠. 대신 막창이 크기가 크니 순대 크..
받자마자 김이 새버린 아바이국밥 (2020.10.05) 시흥시청 근처의 한 순댓국집에 들어갔는데 특이하게도 순대국밥 옆에 아바이국밥이라는 메뉴가 적혀 있습니다. 대창으로 만드는 아바이순대라도 넣어주는걸까요? 대체 뭔 국밥일까 하는 호기심에 주문해봤습니다. 그렇게 저 정체모를 국밥에 기대하며 기다리다 바글바글 끓는 뚝배기를 받았는데... 국을 충분히 식히고 휘휘 저어보니 순댓국과 딱히 건더기가 다를게 없습니다. 순대도 일반적인 고기순대고. 일반 순대국밥과는 1,000원 차이나는데 다른 식당에서 '특'으로 파는 것을 여기서는 이름만 다르게 파는 것 같습니다. 맛 자체는 괜찮으니 맛있게 먹었는데 이래저래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래도 뚝배기를 깔끔하게 비울 만큼 맛은 만족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예전에 한번 와본 '커피와 케잌'에 들러 아메리카노를 챙기고 나..
553. 상일동역 - 재건축을 비껴간 순댓국집 상일동역 4번 출구로 나오니 이 일대에 있던 주공아파트들이 재건축으로 사라졌고 대신 새 아파트들이 들어서 입주도 끝났거나 여전히 지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개발 일변도의 모습에서 한발짝 물러나 아직까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시장도 있네요. 고덕전통시장이라 부르던 시장은 말이 시장이지 실제로는 가설 건축물을 지은 노점상이었기에 재건축과 함께 사라졌지만 노점이 아닌 제대로 된 건물에 들어선 상가들은 주변 아파트 모습이 바뀌는 와중에도 변화와는 상관없이 이렇게 남게 됐습니다. 시장에 있는 여러 식당 중 소문난순대집이라는 곳에 들어가 봤습니다. 식당이 지닌 세월을 보여주는 듯한 오래된 메뉴판을 보고 순대국밥을 주문하니 이렇게 뚝배기에 가득 담긴 순댓국이 나왔습니다. 숟가락을 휘휘 저으며 ..
924. 사평역 - 오래된 식당 생각나는집 9호선 사평역에 왔습니다. '사평역'하면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이 먼저 떠오르는데 이 사평역은 상상의 역이라 9호선 사평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9호선 사평역은 사평대로에서 따와서 한자 표기도 다르네요. (9호선은 砂平驛, 시나 소설은 沙平驛) 사평역에서 가까운 곳에 반포역도 있고 고속터미널역도 있어서 사평역만의 역세권은 상당히 좁고, 아파트나 학교를 제외하면 그다지 눈에 띄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반포1동주민센터 안에 있는 늘봄커피라는 카페로 들어가 커피를 마시고 나온 뒤 여행글이랍시고 썼었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특색있는 카페도 아니고, 평일에만 여는 주민센터에 방문한 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해서 사평역 주변을 조금 더 알아본 뒤 다른 역보다 사평역에서 가까운 식당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삼..
350. 가락시장역 - 가락시장 옆 가락몰에서 이른 아침을 2010년 10월의 어느 날 이른 아침, 가락시장역에 왔습니다. 가락시장역 옆에는 당연히 가락시장이 있는데 여기서 농수산물을 사러 온 것은 아니니 시장은 가볍게 둘러보기만 하고 가락몰로 이동해 밤낮으로 일하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식당이 있나 찾아봅니다. 3층으로 올라오니 24시간 영업하는 순댓국집이 있네요. 역시 24시간 영업할만한 곳은 국밥집뿐인가 봅니다. 식당 이름은 장터순대국. 적당히 빈자리에 앉아 순댓국 1그릇을 주문. 미리 얼큰하게 양념장을 푼 순댓국이 나왔습니다. 재래시장 현대화 작업을 거쳤지만 일단은 여기도 재래시장에 있는 식당이기에 순댓국에서 진한 돼지고기 냄새가 납니다. 좋게 보면 투박하고, 나쁘게 보면 잡내를 거의 잡지 않은 순댓국입니다. 냄새에 걸맞게 곱창이 듬뿍 들어갔네요. ..
옆동네 푸짐한 순댓국집 명가네 순대국 (2020.02.07) 날씨가 추워지니 뜨끈한 국물이 생각납니다. 밖에 돌아다니기 심상찮은 시기지만 멀리 가는 건 아니니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마스크를 쓴 채로 옆동네에서 제법 유명한 순댓국집으로 갑니다. 명가네 순대국이라는 곳인데, 구운동에서 꽤나 오랫동안 장사를 하고 있는 국밥집입니다. 예전에는 참누리파크 아파트 앞에 있었는데 오랜만에 와보니 롯데슈퍼 옆으로 이전했네요. 예나 지금이나 메뉴판은 제법 간단합니다. 순대국과 특순대국, 그리고 술국인데 직원분이 주문을 받을 때에는 남자용과 여자용이라고 해서 건더기 양을 조절해 주방에 주문을 합니다. 특순대국을 주문한 뒤 밑반찬이 깔렸습니다. 편육으로 식욕을 돋우며 순댓국이 나오기를 기다리다 뚝배기를 받은 뒤 국을 빨리 식히려고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보는데 건더기가 참 푸짐합니다..
야식은 역시 국밥, 장안순대국 (2019.12.20) 서수원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전 터미널 근처에 있는 장안순대국에서 조금 이른 아침을 먹기로 합니다. 화려한 불빛으로 수육이 삶아져 나오는 시간을 알리고 있지만 새벽 3시면 진작에 매진됐겠죠. 그러니 낙서가 가득한 벽을 마주한 자리에 앉아 순댓국 한 그릇을 주문합니다. 김치와 밥이 깔리고 조금 뒤에는 팔팔 끓는 순댓국도 나왔습니다. 양념장과 새우젓을 넣어 잘 휘젓고 밥을 말아 야식 식사를. 맛이야 다른 순댓국집에서 파는 국밥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제법 꾸준히 이 식당을 찾고 있습니다. 집에서 가깝고, 24시간 영업을 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나면 유독 여기가 생각납니다. 군복을 입고 구운동 주민센터로 가 군대에서 지겹도록 만져본 탄띠를 차고 총을 어깨에 메어 동네를 한 ..
수원역 순대골목길의 세 식당, 명산, 아다미, 일미 순대국 (2019.08.31) 수원역에서 로데오거리로 가기 직전에 있는 골목에는 수원역 순대골목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순댓국집 세 곳이 있습니다. 명산식당, 아다미순대국, 일미식당 이렇게 세 곳이죠. 평소에는 별생각 없이 순댓국을 먹었는데 문득 세 식당에서 파는 순댓국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세 식당에서 각각 순댓국을 주문해 먹어봤습니다. 첫 번째는 명산식당. 수원역 순대골목길에서 가장 처음 순댓국을 먹었던 곳이라 관성적으로 여기를 제일 자주 가는 편입니다. 메뉴판을 보면 순댓국과 별도로 따로국밥이 있는데 순대골목길에 있는 세 식당 모두 따로국밥이 일반 순댓국보다 1,000원 더 비쌉니다. 순댓국은 밥을 미리 뚝배기에 담았다가 국물을 퍼서 주지만 따로국밥은 공깃밥을 따로 줘서 그만큼 뚝배기에 건더기가 더 많이 들..
242. 아현역 - 책도 파는 순댓국집 12월의 어느 날, 저녁을 먹으러 아현역에 내렸습니다. 이제는 아파트가 잔뜩 들어선 아현뉴타운 방향으로 가다 오른쪽으로 꺾어 아직 옛 모습을 간직한 아현시장으로 갑니다. 여러 가게를 지나 은성순대국에 도착했습니다. 영업시간을 빼곡하게 적은 문을 열고 순댓국을 주문한 뒤 자리에 앉았는데 벽에 각종 여행 책이 놓여 있는가 하면 해외에서 찍은 여러 사진도 벽에 걸려 있습니다. 책은 순댓국집 사장님이 직접 중앙아시아 여행을 하면서 쓴 여행기이고 사진도 사장님이 직쩝 찍은 사진들입니다. 중앙아시아 여행을 하게 된 계기를 빼곡하게 적은 신문 기사도 여럿 있네요. 벽에 걸린 책은 여기서 직접 판매도 하는데 판매 수익은 고려인 돕기 운동에 쓰인다고 합니다. 책과는 별개로 순댓국 한 그릇 당 100원씩 모아 여러 후원도..
903. 공항시장역 - 허름한 시장에 남은 허름한 순댓국집 날씨가 더워지던 5월의 어느날 이른 아침부터 공항시장역을 찾았습니다. 공항시장역 옆에는 당연히 공항시장이 있습니다. 시장 건물이 많이 낙후된데다 방을 뺀 곳이 너무 많아 시장이라기엔 좀 많이 어수선합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공항시장에 남아 장사를 계속하는 상점들이 있는데요. 방앗간도 있고, 식당도 있습니다. 그중 한 식당인 공항순대국이라는 가게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습니다. 외관은 허름하지만 그래도 식당 안은 제법 깔끔하네요. 이른 시간에 이런 곳에 와서 아침을 먹는 사람은 저밖에 없는건지 가스 버너에 올라간 뚝배기는 단 하나입니다. 잠시후 바글바글 끓는 순댓국이 나왔습니다. 특별하게 포장할만한 맛은 아니지만 특별하게 모나지도 않은 맛이 나네요. 기분 좋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시장을 나왔습니다. 수도권 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