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모노세키여행

19. 해저를 걸어서 키타큐슈로 히노야마 로프웨이를 타고 산에서 내려왔는데 버스가 오려면 한참 남아서 내리막길을 따라 걸어 미모스소가와공원에 왔습니다. 바다를 낀 공원치고는 특이한 전시물이 많이 있는데 추리소설가 마츠모토 세이쵸의 반생의 기록(半生の記) 문학비야 그가 어릴 적 이 일대에 살았다고 하니 있을 법도 한데 이 커다란 대포는 평온한 공원 분위기와는 조금 안 어울리죠. 사실 공원이 있는 단노우라 일대는 대양에서 일본 내해로 진입하는 길목이라 오래전부터 서양 세력들이 일본 막부에 개항을 요구하면서 침입했던 곳이고 당시 시모노세키 일대를 관할하던 쵸슈번은 사진에 찍힌 쵸슈포(長州砲)를 앞세워 1863년 5월부터 6월 사이 칸몬 해협을 지나가는 외국 선박을 공격했습니다. 이에 1864년 미국,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4개국 연합 함..
18. 히노야마 로프웨이 아침 먹을 식당이 애매해서 평소대로 굶을까 하다 모처럼 해외에 왔으니 아침을 먹고 가자 해서 호텔 조식권을 샀는데 기대에 비해 맛이 실망스러워 구시렁거리면서 아침을 먹고 체크인을 마친 뒤 스타벅스에 들러 레몬 케이크 프라푸치노를 마십니다. 히로시마에서 처음 먹어본 뒤로 계속 이 음료에 꽂혀서 커피도 안 마시고 이것 위주로 마시게 됐네요. 이날 첫 여행지는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할 건데 시모노세키역 버스터미널 1번 승강장에서 출발하는 히노야마행 10번 버스를 탑니다. 히노야마로 가는 버스는 10번뿐인데 배차간격이 1시간 간격이라 사전에 계획을 잘 짜야하는데요. 나중에 버스를 탄 뒤에 알게 된 건데 1번 승강장에서 미모스소가와(御裳川) 정류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조금 걸으면 굳이 10번 버스를 타지 않아도 ..
17. 돌고 돌아 시모노세키로 히로시마 여행을 마치고 시모노세키로 넘어가려는데 쿠레에서 식사를 못했으니 히로시마역에서 에키벤을 사서 신칸센에서 먹기로 합니다. 파는 곳은 히로시마인데 정작 하카타 명물이라는 야키토리 벤토를 사고 하카타 방면으로 가는 신칸센 사쿠라에 승차. 미리 예약해둔 자리에 앉아 닭고기로 가득한 도시락을 먹습니다. 목적지는 시모노세키지만 도착한 역은 신시모노세키역 다음 역인 코쿠라역인데요. 코쿠라역에 도착하자마자 죽어라 뛰어 반대 방향 승강장으로 건너가 오카야마까지 가는 신칸센 코다마를 타고 자유석 자리에 앉아갑니다. 처음부터 히로시마역에서 신시모노세키까지 가는 코다마를 타는 방법도 있지만 코다마는 모든 역에 서는 열차라서 이동시간이 좀 많이 걸리거든요. 코쿠라역에서 고생하더라도 열차를 갈아타는 게 20분 정도 더 ..
해협 산책 승차권(카이쿄 산사쿠 킷푸) 시모노세키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산덴교통에서 판매하는 해협 산책 승차권(카이쿄 산사쿠 킷푸, 海峡散策きっぷ)입니다. 시모노세키역에서 카라토시장(카라토 정류장)까지 구간을 하루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버스표입니다. 소비세 인상 이후로는 어른 370엔 어린이 190엔에 팔고 있습니다. 시모노세키역에서 카라토까지 왕복 요금은 440엔이니 눈곱만큼이긴 하지만 70엔 이득입니다. 아카마 신궁, 칸몬 터널 등은 패스 유효범위 밖이라 조금 아쉽네요. 물론 카라토 정류장에서 도보로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지만 아카마 신궁, 칸몬 터널도 버스로 이동하고 싶다면 칸몬 노스텔직 카이쿄 버스 티켓(510엔)을 사면 됩니다. 한편 산덴교통 버스는 산큐패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시모노세키는 큐슈가 아니지만 큐슈와의..
8. 칸몬기선 카라토 시장에서 바다를 따라 쭉 걸어 칸몬기선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모지코행 배를 탈 수 있습니다. 시모노세키와 모지코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지만 상당히 가까워서 배가 20분 간격으로 다닙니다. 시모노세키에서 모지코까지 요금은 400엔입니다. 산큐패스가 있으면 따로 표를 사지 않아도 되지만 당일치기 여행에 산큐패스는 사치라서 표를 샀죠. 뱃시간이 가까워져 승선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마침 배가 바로 도착했네요. 좌석은 전부 자유석이라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습니다. 조종석이 드러나있어 배를 모는 모습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치를 유리창으로 보긴 아까워서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갔습니다. 배 위에는 경치를 바라볼 수 있게 의자가 마련돼있네요. 출발 시간이 되어 시모노세키를 출발했습니다. ..
7. 해협 산책 아카마신궁 관람을 마치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시간이 지나도 신호가 바뀔 생각을 안합니다. 알고보니 신호등 옆에 붙은 버튼을 눌러야 신호가 바뀌네요. 일본을 그렇게 자주 왔다갔다 했으면서 이런 경험은 또 처음입니다. 한국에도 이런 곳이 있긴 한데, 한국에서도 별로 해보지 않은 경험이라 말이죠. 일반인용 버튼과 장애인용 버튼이 따로 있는데, 아마도 파란 불이 들어오는 시간이 더 길 것 같네요. 아무튼 불이 들어왔으니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아카마 신궁 맞은 편 구석진 곳에는 조선통신사 상륙기념비가 있습니다. 조선을 출발한 통신사는 혼슈에 상륙할 때 시모노세키로 상륙해 아카마 신궁에서 머물렀다고 하네요. 이곳에 기념비가 세워진 데에는 이유가 있는 셈인데, 이 곳을 알지 못하면 지나치기 쉬운 곳에 있는 것은 좀..
6. 아카마 신궁 시모노세키를 대표하는 신사, 아카마 신궁에 도착했습니다. 헤이안 시대 말기 일어난 겐페이 전쟁 때 죽은 안토쿠 덴노를 모시는 신사죠. 안토쿠 덴노는 한국 나이로 3세에 덴노로 즉위해 8세에 죽은, 그야말로 단명한 덴노입니다. 겐페이 전쟁 때 안토쿠 덴노를 모시던 다이라 가문이 패색이 짙어지자 안토쿠 덴노의 외할머니가 안토쿠 덴노에게 용궁으로 간다고 말하면서 함께 바다에 뛰어내렸다고 하는데, 말 그대로 정치의 희생양이 된 것이죠. 신사가 언덕에 지어져서 계단이 이어집니다. 날씨가 너무나도 좋아 계단 올라가기가 짜증날 정도라 문제였지만. 신사로 들어가기 전 마음을 씻는다는 의미로 손을 씻는 공간이 있는데, 신사의 예법을 잘 모르는 외국인은 이곳이 약수터인가 하고 물을 마실 수 있으니 그러지 말라는 뜻의 영어..
5. 청일강화기념관 시모노세키역을 나와 버스 매표소로 가서 해협 산책 승차권(海峡散策きっぷ)을 샀습니다. 시모노세키역에서 카라토시장 사이 구간을 하루 동안 이용할 수 있는 교통패스로 가격은 360엔이니 왕복만 해도 이득입니다. 이날 일정상으로는 버스를 한 번만 탈 계획이라 손해지만, 방문 기념 겸 수집용으로 하나 샀죠. 아카마 신궁, 칸몬 터널 등은 패스 유효범위 밖이라 조금 아쉬운데, 저 곳도 버스로 이동하고 싶다면 칸몬 노스텔직 카이쿄 버스 티켓(500엔)을 사면 됩니다. 한편 시모노세키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산덴교통은 산큐패스 회원사입니다. 시모노세키는 큐슈가 아니지만 큐슈와의 교류가 잦기 때문인 듯한데 산큐패스를 가진 여행객이라면 굳이 패스를 살 필요 없이 산큐패스를 버스 기사에게 보여주면 됩니다. 카라토 정류장에 내..
4. 시모노세키로 코쿠라역에 도착한 뒤 시모노세키로 이동합니다. 교통카드에 잔액이 거의 없어 충전을 해야 하는데, 기왕 큐슈에 왔으니 새로 교통카드를 사기로 했습니다. 코쿠라역에서는 JR 큐슈에서 발매하는 교통카드 SUGOCA를 살 수 있는데, 보통 이런 교통카드는 승차권 발매기에서 구매를 하기에 코쿠라역 승차권 발매기를 찾아갔더니 어째 충전만 가능하고 스고카 구매 버튼이 없더군요. 당황해서 옆에서 작업 중이던 직원에게 어떤 기계에서 스고카를 살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그 직원도 승차권 발매기를 몇 번 조작하다 같이 당황해버렸습니다. 결국 승차권 발매기에서는 못 사고 옆에 있는 미도리노마도구치(매표소)에서 카드를 샀습니다. 스고카는 스이카나 이코카처럼 교통카드 기능은 물론 편의점이나 자판기에서 결제용으로 쓸 수 있고, 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