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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17.08.29 시모노세키, 모지코

4. 시모노세키로



코쿠라역에 도착한 뒤 시모노세키로 이동합니다.


교통카드에 잔액이 거의 없어 충전을 해야 하는데, 기왕 큐슈에 왔으니 새로 교통카드를 사기로 했습니다.


코쿠라역에서는 JR 큐슈에서 발매하는 교통카드 SUGOCA를 살 수 있는데,


보통 이런 교통카드는 승차권 발매기에서 구매를 하기에 코쿠라역 승차권 발매기를 찾아갔더니


어째 충전만 가능하고 스고카 구매 버튼이 없더군요.


당황해서 옆에서 작업 중이던 직원에게 어떤 기계에서 스고카를 살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그 직원도 승차권 발매기를 몇 번 조작하다 같이 당황해버렸습니다.





결국 승차권 발매기에서는 못 사고 옆에 있는 미도리노마도구치(매표소)에서 카드를 샀습니다.


스고카는 스이카나 이코카처럼 교통카드 기능은 물론 편의점이나 자판기에서 결제용으로 쓸 수 있고,


전국 상호 이용 카드라서 큐슈 지역을 포함해서 도쿄나 오사카 등 다른 지역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첫 충전 시에는 보증금 500엔 포함 2천 엔이 필요하고, 이후부터는 1천 엔 단위로 충전할 수 있습니다.





10시 27분 시모노세키행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조금 시간이 남았네요.


잠시 다른 일을 해봅니다.





오사카에서 산 이코카 잔액을 다 쓸 겸 해서 역사 내 편의점에 들러 물을 사기로 했습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때 교통카드 잔액이 부족하면 남은 돈은 현금으로 낼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1엔짜리 동전 처리하기 참 좋죠.


여행을 시작하기 전 생수 한 병을 사서 여행하는 편인데, 


생수는 110엔이고 카드 잔액은 109엔이라 나머지 1엔을 내고 생수를 마셨습니다.

영수증에는 교통계 IC 지불액 109엔, 기타 지불액 1엔이라고 찍혔네요.





옆에 있던 열차를 찍어봤습니다.

코쿠라역에서 타는 보통열차는 진행 방향에 따라 좌석을 움직일 수 있는 크로스시트가 일반적이죠.




하지만.......


키타큐슈와 시모노세키를 잇는 열차는 두 대도시를 잇는 열차답지 않게 상당히 낡았는데,


키타큐슈 지역은 교류, 시모노세키 지역은 직류를 사용해 전기가 달라


두 방식을 모두 쓸 수 있는 열차를 투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짧은 구간 때문에 신차를 사긴 아까웠는지


신차가 큐슈 곳곳에 투입되는 와중에도 아직도 저런 열차(415계 전동차)를 운행하고 있죠. 


좌석이 비둘기호 느낌 물씬 풍기는 박스 시트입니다.





열차에 앉은 뒤 옆을 보니 관광열차 '유후인노모리'가 보이네요.


원래 유후인노모리는 하카타역을 출발해 큐다이 본선을 거쳐 유후인, 오이타, 벳푸로 향하는 열차인데


지난 7월 큐슈를 강타한 태풍 난마돌의 영향으로 철교가 말 그대로 물에 떠내려갔기에


지금은 하타카역에서 코쿠라역을 거쳐 닛포 본선을 따라 오이타로 향합니다.





코쿠라역을 출발한 열차는 모지역을 거쳐 칸몬 터널에 진입합니다.


칸몬 터널은 세계 최초 철도 해저터널인데,


전쟁이 한창이던 1942년에 단선 터널이 뚫리고 1944년에 복선 터널이 뚫렸습니다.


미군이 일본을 공습해 칸몬 해협을 배로 잇는게 어려워져서 최대한 빨리 터널을 뚫었다는군요.


문제라면 이 터널이 너무 좁아 전기를 교류로 바꿀 수 없어 이 고물 열차가 지금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해저터널에 기지국따윈 설치하지 않은건지 전파가 안잡히네요..





터널을 빠져나와 지상으로 나왔습니다.


바로 옆에 차량기지가 보이는데, 차들이 죄다 낡았네요.


오사카처럼 사철과 경쟁을 하는 곳은 신차가 자주 투입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구형 차가 투입되기 마련인데,


특히 시모노세키 지역은 이런 고물차의 최후를 맞는 곳으로 철도 동호인들에게 악명 높은 곳입니다.





구석에 산인 본선을 달리는 관광열차 '마루마루노하나시'가 보입니다.


저 열차 역시 구형 열차를 개조한 열차죠.





시모노세키역에 도착했습니다.


역명판은 JR 서일본 양식이지만 JR 서일본과 JR 큐슈가 같이 쓰는 역입니다.


다만 역무원은 JR 서일본 소속이라 JR 큐슈에서 발행하는 패스는 교환을 못하죠.





개찰구는 두 회사가 공용해서 쓰는데, 


문제는 JR 큐슈는 교통카드 이용 범위에 시모노세키역을 포함시켰지만 JR 서일본은 그렇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개찰구마다 교통카드(IC카드)는 큐슈 방향으로만 쓸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시모노세키는 버스도 교통카드를 안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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