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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3.03.30 도쿄

23. 들어가자마자 놀란 하라철도모형박물관

 

 

케이큐 뮤지엄에 이어 이번에도 철도와 관련된 박물관을 갈 건데

 

 

 

 

이번에는 회사가 아닌 개인이 주도해서 만든 박물관인

 

 

 

 

하라철도모형박물관으로 갑니다.

 

 

 

 

예전에는 별다른 예약 없이 바로 관람할 수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사전 예약제로 바뀌었거든요.

 

 

 

 

 

그런데 하필이면 인터넷 예약 사이트가 외국인에게는 철옹성과 같은 이플러스고

 

그마저도 제가 예약하려 할 때에는 사이트가 오류가 나서

 

일본에 입국한 날에 패밀리마트를 찾아 멀티복사기에서 입장권을 예약했습니다.

 

 

 

 

예약한 시간은 오후 2시인데

 

이전 일정인 케이큐 뮤지엄 관람이 너무 일찍 끝나 1시 45분에 왔거든요.

 

다행히 내부가 그렇게까지 붐비지 않아서 바로 입장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이곳을 세운 하라 노부타로의 인사말이 나오는데

 

하라 노부타로는 철도를 너무나도 사랑해서 일본을 비롯해서 해외에 있는 여러 철도를 접한 뒤

 

직접 기차모형을 만들거나 주문제작해서 수많은 컬렉션을 갖췄고

 

그중 일부를 박물관을 세워 대중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모형 기차도 여럿 있는데

 

들어가자마자 저를 당황하게 만든 모형이 이 전동차 모형입니다.

 

 

모형이 아닌 실제 열차는 평양 철도성 혁명사적관에 보존 중이라고 하네요.

 

 

모형 앞에 붙은 이름표에 적힌 글자는 金剛山電気鉄道22号.

 

그러니까 금강산전기철도 22호입니다.

 

해방 전 철원역에서 험한 산길을 지나 금강산 내금강역까지 가던 한반도 최초의 전기철도인데

 

경성에서 금강산을 잇는 가장 빠르고 편한 교통수단이라 이용객이 많았지만

 

태평양 전쟁 때 물자가 부족해 선로를 뜯어가 사실상 폐선됐고

 

광복 후에는 전쟁으로 쑥대밭이 돼 흔적도 없이 사라진 비운의 노선입니다.

 

이걸 대체 어떻게 알고 만들었나 했는데

 

안내문을 읽어보니 하라 노부타로가 젊을 때 금강산전기철도를 타기 위해 한반도를 여행한 적이 있고

 

그때 찍은 사진과 영상, 그리고 제조사의 카탈로그를 바탕으로 이 모형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처음 본 모형부터 저에게 엄청난 충격을 줘서

 

 

한국에서는 오리엔트 특급이라는 명칭이 더 유명하죠.

 

 

그 옆에 있는 하코네 등산철도 치키형 치키1호와

 

오리엔트 급행 객차 모형이 평범하게 보일 지경입니다.

 

 

 

 

반대편에는 JR 큐슈에서 운행하는 단체 전세 전용 특급 열차

 

아루렛샤(或る列車)에 대한 패널이 놓여 있는데

 

 

 

 

이 열차는 하라 노부타로가 직접 만든 열차 모형을 베이스로 디자인한 열차입니다.

 

메이지 시대 말기 큐슈 철도라는 사철이 미국에 호화 객차를 발주했는데

 

이 열차가 일본에 왔을 때에는 큐슈 철도가 이미 국유화된 뒤라

 

정기 운행 대신 임시편으로만 운행하다 내부를 개조해서 전국 각지로 뿔뿔이 흩어졌는데

 

이 객차가 시나가와 조차장에 보관 중일 때 하라 노부타로가 외부는 물론 내부까지 사진으로 남겨

 

열차 모형으로 만들어냈고

 

신규 고급 열차 디자인을 고심하던 JR 큐슈가

 

큐슈 지역과 연관이 있는 이 열차를 베이스로 새 열차를 만들어낸 것이죠.

 

전시된 모형에 대한 하라 노부타로의 일화들이 하나같이 참 비범합니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면

 

 

 

 

방 양쪽을 가득 채운 모형이 그야말로 눈 돌아가게 하고

 

 

 

 

철도 모형을 만들기 위해 모은 수많은 책과 설계도를 보면 하라 노부타로의 집착이 느껴집니다.

 

 

 

 

제법 익숙한 열차도 여럿 보이는데

 

 

 

 

비교적 최신 열차인 신칸센 E5계 모형(사진에서 맨 오른쪽)도 있네요.

 

 

 

 

다음 공간으로 넘어가

 

수집품을 모으기 위한 하라 노부타로의 기행과도 같은 일화를 보면서

 

 

 

 

그가 모은 다양한 승차권을 감상합니다.

 

 

 

 

정말 비범한 승차권은 따로 모셔두고 있는데 그건 아래에서 다시 다뤄보죠.

 

 

 

 

사진 및 영상 촬영을 위해 썼던 카메라와

 

 

 

 

테이프 및 필름 편집 및 영사를 위한 장비를 지나면

 

 

 

 

한눈에 봐도 오래된 모형이 나타나는데

 

이건 독일 부퍼탈에 있는 세계 최초의 모노레일을 가지고 만든 철도 모형입니다.

 

 

 

 

1919년에 만든 모형을 영국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낙찰받아 손에 넣었다고 하네요.

 

 

 

 

방에서 나오면 다시 승차권 컬렉션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토카이도 신칸센 개통일 날짜가 찍힌 1번 승차권이 있습니다.

 

 

 

 

1964년 당시에는 이미 전산을 통해 특급열차 승차권을 발매하고 있었는데

 

토카이도 신칸센 개통으로 하루 6만 석의 지정석이 추가되면

 

당시 전산망을 통해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서서

 

개통 당시에는 역 창구에서 수작업으로 승차권을 발권했는데요.

 

이 승차권을, 그것도 1번이 찍힌 승차권을 받기 위해

 

신칸센 개통 9일 전에, 그것도 신오사카역이 다 지어지기도 전에 자리를 잡아 결국 표를 샀다는

 

컬렉터로서는 정말 대단하지만 그야말로 민폐로 가득한 이야기가 이 승차권에 담겨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아시아 최초의 지하철인 도쿄 지하철 긴자선을 가장 먼저 타기 위해 줄을 서는 등

 

좋게 말해서 철도를 너무나도 사랑했기에 별의별 일을 벌여

 

 

 

 

이렇게 볼거리 넘치는 철도모형 박물관을 만들었으니

 

 

 

 

이제는 세상을 떠나고 없는 할아버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2012년 박물관 개관 후 1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특설 부스를 둘러보고

 

 

 

 

다음 공간으로 이동하면

 

 

 

 

실내 철도 디오라마 중에서는 세계 최대를 논할 정도로 큰 이치방 테츠모 파크 디오라마가 나오는데요.

 

 

 

 

가운데 있는 유럽풍 기차역을 중심으로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라운드 하우스 형태의 차량기지 같은 시설이 보이고

 

 

 

 

그 주변을 별의별 기차가 돌아다니면서 기차 소리를 냅니다.

 

 

 

 

탱크로리(조차)를 몰고 가는 디젤기관차도 보이고

 

 

 

 

일본에서는 이제 보기 힘든 객차를 몰고 가는 전기기관차도 보이고

 

 

 

 

현실이라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컨테이너 화물을 몰고 가는 증기기관차도 보이네요.

 

 

 

 

외형은 철도와는 거리가 멀지만

 

법적으로는 철도와 묶어서 다루기도 하는 케이블카(로프웨이)도 쉴 새 없이 움직입니다.

 

 

 

 

조명이 어두워서 사진을 많이 남기진 못했지만

 

그래도 여기가 금강산전기철도 모형을 제외하면 박물관에서 제일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가상의 공간을 만든 디오라마를 떠나

 

 

 

 

요코하마 일대를 재현한 디오라마를 보고 나서

 

 

 

 

하라철도모형박물관에서 나와

 

 

 

 

또 다른 박물관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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