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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3.03.30 도쿄

24. 실패한 비행기 개발의 흔적이 있는 미츠비시 미나토미라이 기술관

 

 

요코하마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를 두 다리가 너무 아파 걷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요코하마역 버스 정류장에서 89번 버스를 타

 

 

 

 

피아 아레나 MM 정류장에 내려

 

 

 

 

미츠비시중공 요코하마빌딩에 있는

 

 

 

 

미츠비시 미나토미라이 기술관으로 갑니다.

 

 

 

 

미츠비시중공업의 조선, 철도, 항공 분야의 기술을 홍보하는 곳인데

 

여기서 보고 싶은 건 따로 있거든요.

 

 

 

 

일단 들어가서 입장료 500엔을 냅니다.

 

아쉽게도 티켓은 따로 안 주고 영수증으로 끝.

 

 

 

 

안으로 들어가면 미츠비시에서 만든 로켓 H-IIA 모형이 떡하니 놓여 있고

 

 

 

 

유리카모메 전동차 모형이라던지

 

 

 

 

히로시마 전철 노면전차 모형이라던지

 

상용화에 성공해 수주 실적을 쌓은 생산품이 여럿 보이거든요.

 

 

 

 

그런데 딱 하나, 양산에 실패해서 대규모 손실을 내버린 것이 있으니

 

바로 미츠비시 스페이스 젯입니다.

 

예전 명칭인 미츠비시 리저널 젯, 줄여서 MRJ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 같네요.

 

 

 

 

이 비행기는 미츠비시 중공업의 자회사 미츠비시 항공기에서 개발을 진행했던 여객기로

 

영토가 좌우로 긴 데다 주요 섬인 홋카이도, 혼슈, 시코쿠, 큐슈 외에도 수많은 섬에 공항이 있어

 

일본 내 국내선 수요가 넘치는 상황이라

 

이 수요에 더해 해외 수요를 고려하면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인지

 

2003년 일본 경제산업성의 프로젝트로 시작해서 미츠비시가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일본 국내선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전일본공수가 대량으로 주문을 하는 등 잘 나갈 것만 같아 보였으나

 

개발이 계속 지연돼서 인도가 늦어지더니

 

매출이 없으니 미츠비시 항공기는 자본잠식에 빠지고 부품 제조사도 연달아 재정난에 휘말리고

 

MRJ를 주문했던 전일본공수도 비행기가 제때 들어오지 않으니 기재 운용에 차질을 빚는 등

 

이래저래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고베제강 품질조작 사건에 피해자로 얽히는 등의 일도 있었네요.

 

 

 

 

여기에 쐐기를 박은 게 바로 코로나인데

 

그 넘치던 항공수요가 순식간에 박살이 나버리자

 

15년간 1조 엔을 태우면서도 버텨왔던 미츠비시가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포기해

 

2023년 2월 공식적으로 미츠비시 스페이스 젯 사업이 끝났습니다.

 

 

 

 

미츠비시 미나토미라이 기술관에서는 미츠비시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전시물로 포장돼 있지만

 

현실은 꿈과 희망으로 넘쳐나는 이곳과는 거리가 멀죠.

 

 

 

 

미츠비시 중공업 자체는 보잉 787의 주익 전체를 비롯해서 다양한 여객기 부품을 만들어온 회사이고

 

항공산업 전체로 따지면 2차 대전 때에는 제로센을 만들었고

 

일본군이 자위대로 바뀐 뒤에는 항공자위대에서 쓸 F-2 전투기를 만들고 F-35를 라이선스 생산하는 등

 

기술이 없는 회사가 아님에도

 

 

 

 

모든 걸 일본 기술만으로 만들겠다는 자부심 또는 오만,

 

지나치게 낙관적이던 사업 계획과 목표,

 

외국인력에 대한 배척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서 결국 실패했네요.

 

 

 

 

실물 비행기가 모조리 스크랩돼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여기에서는 모형으로나마 외관을 볼 수 있어 시간을 내 방문했습니다.

 

 

 

 

위에서 여객기와 관련해서 미츠비시를 신나게 깠지만

 

나머지 전시물을 통해 보여주는 미츠비시의 기술력 자체는 훌륭한데요.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만든 크루즈선 크리스털 하모니를 비롯해서 다양한 배를 만들고

 

 

 

 

한국에서도 인천국제공항 탑승동으로 이동할 때 타는 셔틀트레인에 도입된 크리스털 무버를 비롯해서

 

 

 

 

다양한 철도 차량을 만들고 있고

 

 

 

 

해저 65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대심도 유인 잠수선인

 

 

 

 

신카이 6500(しんかい6500)도 미츠비시에서 만들었고

 

 

맨 오른쪽 로켓이 2023년 3월 7일 발사에 실패한 H-III 모형입니다.

 

 

모든 과학기술이 집약된 우주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일본에서 쏘아 올리는 인공위성 대부분은 미츠비시에서 만든 로켓을 타고 궤도에 진입합니다.

 

이런 회사가 어째 항공기는 저렇게...

 

 

 

 

2층 전시실로 올라가면

 

미츠비시 중공업의 자회사 미츠비시 파워에서 담당하는 발전사업과 관련된 전시물이 나옵니다.

 

 

 

 

여전히 말이 많은 원자력을 비롯해서

 

 

 

 

화력발전에 대한 전시물을 보여주더니

 

 

 

 

뜬금없이 넷제로에 대한 메시지로 마무리.

 

 

 

 

다시 1층으로 내려와

 

미츠비시 중공업이 운영하는 우라와 레즈 다이아몬즈에 대한 홍보존을 봅니다.

 

정작 우라와 레즈 다이아몬즈는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옛 우라와시)에 있고

 

여기 요코하마는 닛산이 대주주인 요코하마 F. 마리노스가 있는 동네인데...

 

 

 

 

이 외에 내부 절단면을 보여주는

 

 

 

 

이런저런 철도 모형이라던지

 

 

 

 

이래저래 복잡한 감정을 가지게 만드는

 

 

 

 

미츠비시에서 만든 다양한 병기와

 

 

 

 

한국과 관련해서 납북사건에 휘말린 아픈 역사가 있는 YS-11 모형을 보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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