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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먹을 것을 찾아서

고추가 들어간 치즈돈가스 (2022.03.19) 오랜만에 인사동에 들러 간 곳은 인사동과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귀귀 개인전. 인터넷에서 유머 소재로 활용되는 만화가 귀귀의 작품을 전시하는 개인전인데 단순히 웹툰 그림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그린 웹툰을 모티브로 새로 그린 그림을 액자에 걸어두고 그 옆에 QR코드를 통해 귀귀 블로그로 들어가 그림과 관련된 웹툰을 감상하는 전시입니다. 예상치 못하게 잘 그린 그림을 봐서 당황하면서도 오랜만에 본 웹툰을 보니 내가 아는 그 귀귀가 맞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전시 관람은 이정도로 하고 식사를 하러 조금 위로 걸어가 미술관옆돈까스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바로 옆에는 선재아트센터라는 갤러리가 있고 조금 더 걸어가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있으니 상당히 직관적이면서도 잘 지은 이름입..
고소하고 매콤한 탄탄맨션 탄탄면 (2022.03.01) 여의도에서 전시를 보고 저녁을 보러 홍대에 왔습니다. 지난번에 돈가스를 먹으러 왔을 때 우연히 탄탄면 가게를 알게 돼서 한번 와봤습니다. 식당에 들어와서 키오스크를 누르니 바로 세트 메뉴가 나오네요. 기본 탄탄면은 일본식 국물 자작한 탄탄면인 것 같고 대륙에서 먹는 비벼먹는 탄탄면은 비빔 탄탄면으로 따로 팔고 있습니다. 탄탄면에 공깃밥을 같이 주는 구성이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문을 마치고 본격적인 저녁 시간이 되기 전이라 한가한 식당을 둘러보면서 적당히 빈 자리에 앉았습니다. 자리마다 탄탄면에 곁들여먹는 소스와 향신료가 놓여 있고 각 재료에 대한 설명도 적혀 있는데 이번에는 기본으로 먹어보죠. 주문한 음식을 받고 자리로 돌아오니 탄탄면 자체는 다른 곳과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른 데에서는 보지 못한 재..
바나나 소스에 찍어 먹는 혼가츠 치즈돈가스 (2022.02.26) 홍대에 있는 혼가츠라는 돈가스 식당에 왔습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치니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치즈돈가스니 치즈돈가스와 버터갈릭감자튀김 세트를 주문했는데 기본으로 나오는 장국과 함께 빈 접시가 여럿 나옵니다. 그래서 일전에 다녀온 돈가스 식당처럼 여기도 소스가 여럿 있나 하고 보니 바나나 소스라는 생전 처음 보는 소스가 있네요. 왼쪽이 바나나 소스고 오른쪽이 일반적인 돈가스 소스인데 바나나를 넣었다는 소스가 조금 더 밝고 노란색을 띠는 것이 뭔가 차이가 나긴 합니다. 돈가스에 바나나라니 황당하면서도 어이가 없지만 젓가락으로 찍어 먹어보니 바나나맛이 꽤나 느껴지면서도 달고 새콤한 맛이 의외로 돈가스에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렇게 소스에 감탄하면서 괜히 여러 번 찍어 먹다 보니 메인 요리인 치즈돈가스가..
수원 화성 옆 경주기사식당 (2021.08.08) 주말을 맞아 장안문으로 산책 온 김에 점심도 먹고 가기로 마음먹고 근처에 있는 경주기사식당에 들렀습니다. 기사식당을 여러 번 가보면서 내가 스스로 조리해먹는 음식만 먹어봤기에 이번에는 미리 조리가 되어 나오는 찌개를 시켜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식탁에 놓인 가스 버너를 보고 나니 결국 이번에도 직접 조리해 먹는 제육볶음을 주문했습니다. 쌈채소를 비롯한 반찬을 차리고 나서 불판 위 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다 쌈을 싸서 먹기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기사식당에서 먹는 식사가 저렴한 가격에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는데 제육볶음 가격이 9,000원인걸 보면 이제 좋던 시절은 다 가버렸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밥천국에서 파는 제육덮밥 가격이 생각나면서도 조리방법도 다르고 먹는 방법도 다르니 비교 생각은 잠시 접어..
가격이 오른 옛집국수의 김밥과 국수 (2022.02.13) 전쟁기념관에 들러 K-9 자주곡사포 개발 과정에서 선행시제품으로 나온 XK9를 보고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가기로 했습니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왔다고 자랑하듯이 역사를 붙인 이곳은 옛집국수. 바로 밑 용산은 재개발이 진행됐지만 이곳은 옆이 국방부라 고도제한 등 각종 규제가 얽혀 있어 옛 모습을 지금도 유지하는 곳이고 옛집국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식당 안쪽 모습은 과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메뉴판에 적힌 가격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식자재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오른 것을 모르지 않기에 가격이 오른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이제는 선뜻 카드를 꺼내기 힘든 가격이 되어버려 음식을 먹기 전부터 아쉽습니다. 국숫집에 왔으니 온국수 1그릇을 시키고 특이하게 이곳 김밥..
강남에서 먹는 5천 원어치 라면 정식 (2021.08.04) 강남역 5번 출구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빌딩 지하에 꽃보다라면이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점심에는 라면을 비롯한 식사류를 파는 식당으로, 저녁에는 안주거리를 파는 술집으로 장사하는 곳인데 지금은 점심시간이니 오른쪽 메뉴판을 봐야겠죠. 5,000원짜리 라면에 생닭 육수를 쓴다는 사실이 의심스러우면서도 일단 라면정식을 주문했는데 정식이라는 이름에 걸맞을 양의 음식들이 나왔습니다. 양은냄비에 끓인 라면은 물론 네모난 도시락에 나온 이른바 '추억의' 도시락에 더 달라고 하면 주는 잡채를 비롯한 반찬까지 5,000원짜리 상차림치고는 상당히 푸짐합니다. 생닭 육수를 넣었다는 라면은 스프 때문인지 맛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본 이상은 하고 분홍 소시지와 김치볶음, 멸치볶음, 계란 프라이를 넣은 도시락..
몇 안 남은 5,000원짜리 순댓국 (2022.02.06) 먼 훗날 대림삼거리역이 들어설 자리 근처에 있는 오래된 국밥집에 왔습니다. 60년이 넘도록 장사를 하고 있어 시청으로부터 서울미래유산 지정을 받은 삼거리먼지막순대국이라는 곳인데요.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역사를 보여주는 듯한 옛 사진이 있고 지금까지의 가격 변천사를 보여주는 표도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보통 순댓국이 5,000원밖에 안 한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죠. 더 이상 국밥이 가성비를 따질 수 없는 가격이 된 요즘 심지어 서울 한복판에서 파는 순댓국 가격이 5,000원이라는 사실에 반신반의하며 보통을 주문했습니다. 보통으로 주문하면 뚝배기 안에 밥이 미리 들어간 채로 국밥이 나옵니다.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 건더기를 확인해보니 가격이 싸다고 해서 살코기를 적게 넣거나 하지 않고 상당히 ..
저녁 겸 야식거리로 산 푸짐한 닭강정 (2022.02.25) 퇴근길에 볼일이 있어 부천에 왔다 허탕 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잠시 소사역 근처에 들렀다 가기로 했습니다. 소사역 4번 출구에서 역곡역 방향으로 걷다 보면 아파트 공사장 옆 오피스텔에 금땡이 닭강정이라는 곳이 나오는데요. 여기서 저녁 겸 야식거리로 닭강정을 사가기로 했습니다. 메뉴 자체는 여느 호프집과 크게 다를게 없지만 후라이드로 할지 양념으로 할지는 늘 고민되죠. 그래서 후라이드와 순한맛 양념을 섞어 반반으로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메뉴판 가격보다 1,000원이 오른 8,000원. 이미 식당 안에 자리를 잡고 저녁 겸 반주를 즐기는 분들이 많아 주문을 하고 꽤나 오래 기다려서 주문한 닭강정을 받았습니다. 8천 원어치 닭강정치고는 뭔가 많아 보이는데 일단 집에서 풀어보도록 하죠. 집에 도착해서 봉지를 ..
다양한 방법으로 맛본 미락소바 모듬카츠 정식 (2022.02.18) 서울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나니 오랜 공복으로 배가 많이 고파 푸짐하게 먹으러 영등포구청역 근처에 있는 돈가스집에 왔습니다. 식당 이름은 미락소바. 상당히 비좁은 가게지만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에도 손님들로 북적북적한데요. 일일 수량이 제한돼있다는 상 로스카츠 정식은 진작에 품절이라 대신 모듬카츠 정식으로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하고 나니 메뉴판 옆에 이것저것 붙은 종이들이 눈에 띄어 차근차근 읽어보는데요. 트러플 오일과 함께 찍어 먹으라는 소금이 3가지나 있고 트러플 오일 외에도 돈가스에 찍어먹을 소스가 다양합니다. 주문을 하고 조금 오래 기다려서 정식 한 상을 받았습니다. 등심으로 만든 로스카츠는 네모낳게, 안심으로 만든 히레카츠는 둥글둥글하게 모양을 잡아 모듬으로 시켜도 둘이 확연하게 구분이 되네요..
반룡산에서 먹은 이북식 가릿국밥 (2022.01.16) 마이아트뮤지엄에서 고갱 전시를 보고 나서 근처에 있는 반룡산이라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반룡산은 함경남도 황해군에 있는 산 이름인데 이름값하듯이 여기는 함흥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입니다. 메뉴판 맨 위에는 회냉면이 적혀 있지만 이번에는 가릿국밥을 먹어보도록 하죠. 보통 국밥을 주문하면 뚝배기에 팔팔 끓인 채로 담아서 오기 마련인데 여기서 파는 가릿국밥은 평양 온반처럼 널찍한 국그릇에 적당히 따뜻한 상태로 나왔습니다. 국밥에 들어가는 재료도 특이한데 잘게 썬 계란 지단과 널찍하게 썬 두부, 그리고 선지가 들어가고 진하게 우려낸 사골 육수 대신 쇠고기를 고아 만든 맑은 국물을 사용합니다. 한동안 진한 국물로 만든 국밥에 익숙해져 있다 전골처럼 맑은 국밥을 먹으니 가정식 쇠고기뭇국을 먹는 듯한..
스낵카에서 먹는 간단한 저녁 (2021.12.20) 석수역 바로 옆에 있는 석수스넥카에 왔습니다. 2020년에 짧은 기간 동안 영동스낵카와 강남스낵카를 다녀온 뒤로 거의 1년 만에 스낵카를 방문했네요. 스낵카는 버스를 개조해 음식을 팔던 이동식 식당으로 푸드트럭의 조상쯤 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버스 차량의 노후화, 위생 문제 등의 이유로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죠. 오래전 석수역에 왔을 때에는 스낵카가 버스 원형을 꽤나 유지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스낵카 외관 곳곳이 조금씩 달라진 게 보입니다. 그래도 버스를 개조해 음식 조리나 식사를 할 수 있게 만든 스낵카라는 본연의 기능은 잘 남아있습니다. 스낵카 안으로 들어가서 잠시 메뉴판을 보다 가볍게 저녁을 먹고 갈 심산으로 잔치국수를 한 그릇 주문했습니다. 스낵카 내부는 세월이 묻어나는데 Q..
김밥에 계란말이를 감싼다고 해도... (2021.11.26) 인천터미널 근처 로데오광장에 노점이 몇 곳 있는데 그중 까치네떡볶이라는 곳에 왔습니다. 노점상에서 파는 분식들이 메뉴가 대부분 그게 그거지만 여기서 파는 김밥은 좀 많이 다릅니다. 계란 지단을 빼고 김밥을 말은 뒤 반대로 김밥을 계란 지단으로 둘둘 말아 계란말이 김밥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네요. 가격이 3,000원이니 일반적인 김밥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그래도 괜히 맛이 궁금해져서 계란말이 김밥 하나 떡볶이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김밥을 주문하면 계란말이 김밥을 썰고 그 위에 떡볶이 국물을 부어 주네요. 영롱한 비주얼에 감탄하면서 김밥 한 점을 젓가락으로 들어 맛을 보는데... 그냥 김밥을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 맛입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계란은 어차피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니 계란을 김밥 밖에 둘둘 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