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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짧은 나들이

어른이 돼서 다시 걸어보는 초등학교 등굣길 (2020.04.26) 초등학생 시절 살았던 구운동 강남아파트에 오랜만에 와봤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 계단을 오르고 동산을 넘어 구운초등학교로 갔는데 어른이 돼서 어릴 적 걸었던 등굣길을 다시 걸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어릴 때에는 그렇게 가팔라보였던 계단이 어른이 되어 다시 보니 그저 그런 계단으로 보이네요. 한편으로는 계단 옆 비탈길을 미끄럼틀삼아 놀다 어머니께 혼났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계단을 오르니 이제는 바닥이 고무 매트로 바뀐 놀이터가 보이고 놀이터 뒤 작은 동산도 보입니다. 구운초등학교 교가가 '여기산의 숲속에서 새소리가 들려오면~'으로 시작하는데 어릴 때에는 당연히 구운초등학교 뒤를 감싸고 있는 이 산이 여기산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산은 여기가 아니라 농촌진흥청 옆에 있는 산이더군요. 이곳..
소득 없이 나온 아크앤북 (2020.04.18) 을지로입구역 1-1번 출구로 나오면 아크앤북이라는 서점이 나옵니다. 내부를 제법 고풍스런 인테리어로 꾸민 것이 눈에 띄는데 그중에서도 여러 사람들의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책으로 아치를 만들어 꾸민 통로. 이 통로 덕에 인스타그램에 별의별 사진이 올라오는가 하면 서점에서도 대놓고 사진 찍으라고 포토존 팻말을 세워두기도 했습니다. 가까이서 책을 봐도 참 신기하긴 한데, 이거 하나 보자고 서점에 온 것은 아닙니다. 이날의 목적은 선불카드인 코나카드와 아크앤북이 제휴해서 출시한 기프트카드. 카드 디자인이 참 맘에 들어서 선불카드에 충전할 돈을 제법 넉넉히 들고 왔습니다만 카운터에 문의해보니 판매를 끝낸지 오래인가 보네요... 갑자기 허무해집니다. 서점 안에 별의별 카페나 레스토랑이 있으니 기프트카드 살 돈으로 ..
석유비축기지 대신 문화비축기지 (2019.12.14) 작년 12월, 서울월드컵경기장 옆에 있는 문화비축기지를 찾았습니다. 유사시를 대비해서 석유를 비축하던 탱크가 문화시설로 재탄생한 곳인데 석유탱크가 주는 독특한 분위기때문인지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경으로 등장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주말을 맞아 모두의 시장이라는 행사가 열렸는데 여기에는 별 관심이 없으니 패스. 문화비축기지에는 석유탱크로 사용하던 탱크 T1부터 T5와 문화비축기지로 재생하면서 새로 만든 커뮤니티 센터 T6이 있는데 우선 T1부터 들어가봅니다. 비스듬한 경사를 걸어 올라가면 유리로 만든 파빌리온 한 가운데 이환희 작가가 만든 조각이 있고 그 주변에는 유리에 칠한 안상훈 작가의 그림이 있습니다. 그 뒤로는 문화비축기지를 감싸는 매봉산을 볼 수 있네요. 파빌리온으로 올라가는 길 옆에 있는 작은..
서호공원에서 가벼운 산책 (2019.11.30) 율현중학교 옆을 흐르는 서호천을 따라 경기도 삼남길 제4길 서호천길로 지정된 산책로를 걸어 서호공원에 왔습니다. 오래전 정조 시절 수원화성을 축조하면서 같이 만든 저수지 축만제가 그대로 남아 서호공원이 됐는데, 지금도 주변에 논밭이 있어 저수지로 쓰는 것 같지만 그보다는 호수공원으로서의 존재감이 더 커 보입니다. 경기도 삼남길과는 별개로 수원시에서 지정한 수원 팔색길 안내판을 보고 나서 저수지를 빙 둘러싼 산책로를 걸어갑니다. 조금 걷다 보니 웬 나무 판때기로 가린 공간이 나오는데 안내판을 읽어보니 철새 간이 탐조대라고 합니다. 별의별 철새들이 서호를 찾는다고 하는데 어째 간이 탐조대 주변에는 물닭 한 마리만 눈에 띕니다. 이제는 정말 끝물인 단풍을 즐기면서 호수 끄트머리에 오니 여기에 새들이 몰려 있네..
인사동과 북촌 사이, 미니언즈 특별전, 지유가오카 핫쵸메, 오레노라멘 (2019.11.16) 인사동에 '안녕인사동'이라는 쇼핑몰이 들어서면서 지하에 인사 센트럴 뮤지엄이라는 전시공간이 생겼는데 개관 첫 전시로 미니언즈 특별전이 열리고 있어 주말에 이곳을 찾았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5,000원인데 미니언즈 캐릭터 라이선스를 계약해 카드 디자인에 써먹고 있는 신한카드가 이번 전시도 후원하는지 신한카드로 결제하면 12,000원으로 20% 할인됩니다. 미니언즈 카드로 긁으면 10,500원으로 30% 할인되네요. 미니언즈 카드를 만들어두긴 했지만 입장료 정보를 미리 알고 오지 않아 집에 두고 왔으니 아쉬운 대로 신한카드 20% 할인만 받았습니다. 티켓을 받아 보니 여러 미니언 중 주역으로 활약하는 케빈, 스튜어트, 밥이 담긴 티켓이 랜덤으로 나오나 봅니다. 유난히 입장줄이 길어서 주말이라 사람이 ..
삽교호 함상공원 (2019.07.09) 달력을 앞으로 많이 넘겨 지난 7월, 평택 서쪽에 있는 안중터미널에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목적지는 당진에서 아산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삽교천. 삽교천이라는 하천 자체는 홍성군에서 예산군을 거쳐 아산만으로 흘러가고 삽교라는 지명은 예산군에서 삽교읍으로 쓰고 있지만 삽교천 방조제가 있는 당진시 신평면에 있는 버스 터미널이 신평이라는 지명 대신 삽교천을 명칭에 쓰고 있어서 매표소 위에 적힌 노선 안내에는 삽교천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평택에서 출발한 당진행 시외버스를 타고 아산을 거쳐 아산만을 달리면서 저 멀리 있는 서해대교를 보기도 하고 삽교천 방조제 위를 달리면서 삽교호도 바라보다 당진시에 진입, 삽교천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터미널 주변은 삽교호 관광지라고 해서 놀이공원도 있고 코앞이 바다니 해산물을..
1년 만에 다시 찾은 용문사 (2019.11.10) 이른 아침 동서울터미널에 왔습니다. 아침은 간단하게 롯데리아에서 해결하고 버스를 타러 갑니다. 이날의 목적지는 용문사. 작년에 가지만 남은 은행나무를 본 게 아쉬워서 인터넷에 올라오는 용문사 은행나무 사진을 보면서 적절한 시기를 찾다 날을 잡고 떠납니다. 6시 50분 동서울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양평터미널을 거쳐 7시 53분 용문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용문에 승객을 내린 버스는 횡성으로. 작년까지만 해도 터미널이 용문역에서 가까운 시내에 있었는데 교통 혼잡 문제를 해결하려고 용문다목적청사를 건설하는 김에 청사 옆에 버스터미널을 새로 지었습니다. 홍천에서 양덕원, 용두리를 거쳐 용문으로 오는 홍천군 버스는 용문터미널 안으로 들어오지만 용문에서 여주 북내면을 거쳐 여주터미널로 가는 여주시 버스는 터미널 밖에..
숲길 개방 기간에 온 태릉과 강릉 그리고 화랑대 철도공원 (2019.10.09) 지난 8월에 태릉과 강릉을 방문했을 때에는 두 왕릉을 잇는 숲길을 막아놓고 있어서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는데요. 숲길 개방 기간이 다시 돌아와서 한글날에 태릉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입장료를 내고 티켓을 받은 뒤 안내도를 확인하고 걸어갑니다. 무덤 구경은 지난번에 실컷 했으니 가볍게 사진만 찍고 바로 숲길로 고. 태릉과 강릉 사이 거리는 짧지만 두 왕릉을 연결하는 길이 언덕길이라서 만만하지 않습니다. 숲길 안내문을 보면 왕복 이동 시간이 대략 1시간 반이라고 적혀 있는데 그럴만합니다. 요즘 들어 더 조심해야 하는 멧돼지 유의사항 안내문을 읽고 다시 언덕길을 낑낑 걸어올라 정상(?)에 도착하니 올라올 때는 미처 못 본 이정표가 놓여 있네요. 바로 강릉을 향해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도 쉬운 길은 아니지만 ..
천일홍 축제 전에 찾은 양주 나리공원 (2019.09.13) 잠실역에서 G1300번 버스를 타고 양주 고읍지구로 왔습니다. 유승한내들.한양수자인2단지아파트 정류장에서 내리고 횡단보도를 건너 80번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2시간에 1대꼴로 다니는 77-1번 버스가 더 빨리 오네요. 그래서 이 버스를 타고 나리공원 정류장에 내려 꽃구경하러 갑니다. 양주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는 9월 21일부터 22일까지인데 꽃구경은 9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가능해서 괜히 번잡한 축제 행사장에서 힘겹게 사진 찍느니 한가할 때 둘러보자 해서 추석 이른 아침에 왔습니다. 나리공원은 입장료를 받는데 성인은 2,000원, 청소년과 군인은 1,000원입니다. 회암사지박물관과 마찬가지로 양주시민과 도시 이름이 '주'로 끝나는 도시 시민은 입장료를 50% 할인받습니다. 메인 축제 기간인 21일..
유적 따라 서산시티투어 (2019.08.24) 짧게 예산 여행을 다녀온 뒤 옆동네 서산 여행도 다녀오면 괜찮겠다 싶어 일정을 고민해봤습니다. 서산 마애삼존불이나 해미읍성처럼 제법 유명한 관광지도 있다 보니 가고 싶은 곳은 금방 결정이 됐는데 문제는 늘 그렇듯이 교통편이죠. 버스 시간표를 뒤지면서 일정을 만들어가다 이럴 바엔 그냥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는 게 낫겠다 싶어 시티투어를 예약했습니다. 문제는 시티투어를 예약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인데 서산시청 홈페이지에서 시티투어를 신청해도 최소 인원인 10명이 채워지지 않으면 시티투어 일정 자체가 취소됩니다. 수차례에 걸친 시도 끝에 8월 24일 출발하는 서산시티투어 역사체험코스가 확약돼서 서산으로 내려갑니다. 서산시에는 기차역이 없어 버스를 타고 갑니다. 수원터미널에서 한서대, 해미, 서산을 거..
수원 문화재 야행 - 화성행궁 야간관람 가볍게 둘러보기 (2019.08.11) 올해도 수원 문화재 야행 축제가 열렸습니다. 수원화성 일대에서 이런저런 행사가 열리는데 기본적으로는 인터넷에서 예약을 해야 행궁 관람이나 가이드 투어 등에 참가할 수 있죠. 네이버 예약에서 미리 행궁 야간 입장을 예매해서 입장권을 받았습니다. 행궁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사람들이 행궁 앞 광장을 둘러쌓은 채 서 있습니다. 무슨 공연이라도 열린 건가 하고 보니 조선 시대 무예 훈련을 재연하는 공연이 열렸네요. 입장권을 보여주고 행궁 안으로 들어가니 이번에도 화성행궁 건물을 스크린으로 활용해서 여러 미디어아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조가 쓴 한자를 광섬유를 통해 다양한 색으로 채우는 작품은 이번에도 등장했네요. 화성행궁이야 여러 번 가본 곳이고 미디어 파사드 상연도 2년 전에 본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서 가볍..
예산여행 - 수덕사 (2019.06.30) 충의사 관람을 마치고 547번 버스를 탄 뒤 버스에 달린 와이파이를 이용해 사진을 정리하다 수덕사 정류장에 내렸는데... 여느 산보다도 더하게 상업화가 진행됐네요. 프랜차이즈 카페에 편의점에... 호객용으로 나눠주는 뻥튀기를 뜯어먹으며 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수덕사 안내도를 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꽤 큽니다. 대웅전 뒤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나오는 정혜사는 시간상 못 보겠다 싶어 대웅전까지만 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수덕사는 백제 말에서 고려 초 사이에 지어진 유서 깊은 절이라 문화재로 지정돼서 입장료를 받는데요. 입장료는 성인 기준 3,000원입니다. 현금을 내고 입장권을 받은 뒤 가벼운 등산을 합니다. 일주문을 지나 금강문을 거쳐 사천왕문까지 지나니 제법 힘이 듭니다. 잠시 쉬면서 다시 안내도를 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