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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짧은 나들이

즉석 카메라를 사기 위한 짧은 여정 (2021.10.02) 홍대에 있는 카메라 가게 로모그래피 앰버시 스토어. 필름 카메라를 다루고 있는 상점 겸 사진관인데 여러 카메라가 놓여 있지만 로모그래피에 왔으니 로모 카메라를 먼저 구경해봐야겠죠. 러시아의 광학기업 로모(LOMO, ЛОМО)에서 만든 LC-A 등의 카메라는 다른 카메라에 비해 사진 외곽이 어두워지는 비네팅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사진을 찍어냅니다. 다른 카메라라면 결함으로 욕먹을 법하지만 이 비네팅 효과가 독특한 색감과 결합돼 로모만의 매력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네요. 로모가 로모그래퍼라고 불리는 마니아를 만들어냈지만 필름 카메라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후지필름의 인스탁스 필름을 사용하는 즉석 카메라 '로모 인스턴트'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버건디 색깔..
국립수목원과 광릉 (2021.06.20) 포천아트밸리를 떠나 다음 목적지로 가던 중 가산면에 들러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가산면에 들르는 김에 오랜만에 가산농협에 와봤더니 버스 크기는 달라졌지만 농협에서 운행하는 공영버스가 여전히 있네요. 평일에만 운행하고 교통카드도 받지 않아 외지인이 이용하기엔 참 불편한 버스지만 그래서 괜히 한번 타보고 싶은 노선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어려울 것 같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타보기로 하고 농협 근처에 있는 순댓국집에서 점심을 먹은 뒤 광릉수목원이라는 이름이 괜히 더 친숙한 국립수목원에 도착했습니다. 국립세종수목원을 다녀왔으니 포천에 있는 국립수목원도 가보자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는데 사실 국립수목원은 코로나19 유행 전부터도 예약제로 관람객을 받아서 예약을 미리 하지 않으면 관람이 불가능한 곳입니다..
모노레일 타고 오르는 포천아트밸리 (2021.06.20) 이른 아침 세종포천고속도로를 달려 포천아트밸리에 도착했습니다. 오래전에는 화강암을 캐던 채석장이었는데 시대가 바뀌면서 가치가 떨어진 채석장을 관광지로 바꿔서 경치를 감상하는 곳이 되었죠. 산을 깎아 돌을 캐는 채석장답게 포천아트밸리를 둘러보려면 언덕길을 올라야 하기에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서 모노레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요금은 별도. 그러니 포천아트밸리 입장료와 모노레일 요금을 합쳐서 9,500원을 냈습니다. 포천사랑상품권 결제는 안 되는 것 같은데 어째 입장료를 내니 종이 지역화폐 1,000원을 돌려주네요. 표를 사고 입구로 들어가니 모노레일이 내려오고 있길래 부랴부랴 모노레일 탑승장으로 뛰어가서 모노레일에 올라탔습니다. 제법 경사진 길을 오르면서 돌을 캐던 흔적을 찾아보려고 레일 좌우를 열심히 ..
멋진 누각에서 잠시 쉬다 간 국립세종수목원 (2021.06.19) 즐거웠던 공주에서의 경비행기 체험을 마치고 집으로 바로 올라오자니 괜히 아쉬워서 옆동네 세종으로 이동해 국립세종수목원에 놀러 왔습니다. 무인 발권기에서 입장권을 온실 미관람권으로 사는 바람에 저 커다란 온실에는 못 들어가지만 온실 말고도 둘러볼 곳은 많으니 천천히 수목원을 둘러봅니다. 가장 먼저 온 곳은 궁궐정원인데요. 창덕궁 후원에 있는 부용지 일대의 부용정과 어수문, 주합루를 본떠 만든 공간입니다. 주합루 대신 솔찬루라는 현판이 걸린 누각으로 올라가니 2층은 아쉽게도 올라가 볼 수 없지만 사방이 탁 트인 1층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쉴 수 있는 점이 참 좋습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느라 몸에 쌓인 피로를 잠시 풀고 쉬다 자리에서 일어나 이번에는 분재원에 들어가서 작은 화분 위에서 작게 자라지만 ..
원주혁신도시 옆 폐역 반곡역 (2021.09.18) 추석 연휴 때문에 중고거래 배송을 기다릴 수 없어 시흥에서 원주까지 차를 끌고 와서 중고 직거래를 했는데요. 중고거래만 하고 가자니 괜히 아쉬워서 근처에 있는 반곡역에 들렀습니다. 일단 반곡역 주변 울타리에 걸린 반곡역과 관련된 사진들을 둘러보는데 아쉽게도 폐역 직전에 찍은 사진은 없나 봅니다. 반곡역은 특이하게도 한번 폐역됐다 다시 영업을 시작했던 간이역인데요. 반곡동 일대에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주변 마을이 모조리 공사판이 되어 여객수요가 없어지는 바람에 2007년 영업을 중지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혁신도시 조성이 끝나니 원주혁신도시에서 가장 가까운 이 반곡역을 버리기 너무 아까웠기에 2014년 다시 여객영업을 시작했죠. 보통 이런 간이역은 역 근처 마을에 사는 어르신들이 장 보러 이용하곤 하는데 반..
투명 보트 타러 간 활옥동굴(2021.09.12)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하고 신립이 배수진을 쳤다는 충주 탄금대에 와서 안개가 망친 남한강 경치에 실망하고 2013년쯤 친구 자전거를 빌려 남한강 자전거길을 달릴 때 방문했던 충주댐에 들러 그때와는 좀 많이 달라진 충주댐 전시관과 자전거길 스탬프를 찍는 카페를 잠깐 들르고 활옥동굴에 왔습니다. 활옥동굴이라는 이름에서 활옥은 지명이 아니라 이곳에서 캐던 광석입니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활석, 활옥, 백운석 등을 캐다 2010년 들어 채산성 문제로 채굴을 중단하고 대신 이곳을 관광지로 개발하기 시작해 2019년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표소 주변을 보면 자연동굴과는 다르게 공장 분위기가 많이 나고 주차장 역시 폐공장 부지를 활용해서 쓰고 있습니다. 천천히 둘러보면 관람하는데 한 시간쯤 ..
봉담읍 작은 서점 모모책방 (2021.09.11) 화성 봉담읍에 있는 모모책방이라는 작은 독립서점에 들렀습니다. 예전에 일요일에 한번 와봤다가 문이 닫혀 있길래 토요일에 와본 건데 알고 보니 주말에는 원래 문을 안 연다고 하네요. 마침 토요일에 주인분이 일이 있어 잠시 나온 거라고 하는데 덕분에 또다시 헛걸음을 하는 일은 피했습니다. 독립서점인 데다 규모 자체가 작아 가지고 있는 책이 많지 않지만 이런 독립서점은 다양한 책을 보는 재미가 아니라 다른 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책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죠. 크고 작은 책 중 모모책방에서 발견한 책은 섀도웨이라는 얇은 책입니다. shadow와 way를 합쳐 지은 제목인데 6명의 작가가 가진 사라진 공간에 대한 기억을 쓴 에세이네요. 누구나 지금은 가볼 수 없는 공간에 대한 기억이 하나쯤은 있을 테고 저 역시 책..
푸른 초원 위 안성팜랜드(2021.06.12) 올해부터 차를 끌고 다니는 여행을 시작했으니 차 없이는 가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던 곳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이날 방문한 곳은 안성시에 있는 안성팜랜드. 홈페이지에서조차 대중교통을 통한 접근은 버스가 아닌 택시 타고 오라고 안내하는 곳입니다. 기본적인 입장권에 더해 이런저런 체험권을 더해서 판매하고 있는데 일단 입장권만 구매하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널찍한 들판 곳곳에 볼거리들이 많은데 가장 먼저 가본 곳은 조금은 재미없는 팜랜드 역사관입니다. 1960년대 서독으로부터 차관을 받아서 국내 최초 현대식 낙농목장인 한독낙농시범농장을 이 자리에 지었는데요. 목장으로서의 기능은 2000년대 초반 사라지고 대신 농축산 테마공원 개발을 추진해서 2011년 11월에 개장한 게 안성팜랜드입니다. 쓸데없는 역사이야기를 보..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온 별빛마을 포토랜드 (2021.06.04) 한밤중에 수원에서 시흥으로 이동할 때마다 한밤중에 온갖 화려한 불빛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곳이 있길래 저기는 대체 뭐하는 곳인가 궁금했습니다. 나중에 지도앱을 켜서 검색해보니 별빛마을 포토랜드라는 작은 테마파크네요. 그래서 직접 와봤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7,000원인데 아직 해가 다 지지 않아 날이 환하니 시간을 때울 거리가 필요하기도 하고 마침 안산시 경기지역화폐를 여기서 쓸 수 있길래 거울 미로 입장권까지 합쳐 딱 11,000원을 채우고 결제했습니다. 입구 옆 왠 상어 머리가 곳곳에 박힌 건물로 들어가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따온 듯한 거울 미로가 나오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거울 때문에 어디가 뚫려있고 어디가 막혀있는지 알기 어려우니 벽을 만지면서 이동해야 하기에 비닐장갑..
부분 개방 중인 옛 미군기지 부평 캠프 마켓 (2021.07.25) 아파트 상가에 있는 작은 카페에 들러 하비에르 마리스칼이 그린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스코트 코비를 잠시 구경하고 아메리카노를 챙긴 뒤 한쪽에는 덤프트럭이, 다른 한쪽에는 공사를 위해 덮은 천들이 놓인 좁은 길을 걸어갑니다. 이날의 목적지는 미군이 오랫동안 주둔하던 부평 캠프 마켓. 인천 사람은 아니지만 부영공원을 다녀오고, 부평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전시를 보면서 이 땅에 대해 제법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는데요. 올해 토지 정화작업을 마친 캠프 마켓 일부 부지를 일부 개방한다는 소식을 듣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이곳까지 걸어왔습니다. 정문에 세워진 초소 옆 외부에 일부 개방한 B구역 안내도와 주요 건물 사진을 가볍게 둘러보고 이동 동선을 따라 걸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의외로 건물이 아닌 야구장입니..
공주 하늘 위를 나는 경비행기 (2021.06.19) 경비행기를 타보기 위해 공주 정안천 옆 둑에 있는 정안 이착륙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적당한 곳에 주차를 마치고 왠 개 한 마리가 있길래 사진을 찍어본 뒤 네이버에서 예약한 경비행기 체험을 할 비행기 앞에 도착했습니다. 경비행기에 쓰이는 부품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교체를 해야 하는 소모품이라서 이런 비용들을 줄이기 위해 비행 교습용으로 대여를 해주거나 아니면 이곳처럼 일반인들에게 비행 체험 프로그램을 판매하면서 유지비를 보태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항에서 볼법한 커다란 비행기는 제조사가 몇 안되기에 딱 보면 대충 어디서 만든 비행기구나 하고 아는 편인데 경비행기는 별의별 제조사가 많아서 대체 어디서 만든 어떤 모델인지 전혀 감이 안 잡히네요. 나중에 관련 커뮤니티에 물어보니 조디악(AMD Zodi..
왕송호수 옆 의왕스카이레일 (2021.06.13) 의왕 왕송호수 옆에 의왕스카이레일이라는 짚라인이 있습니다. 오래전에 부곡동 일대를 둘러볼 때에는 그냥 넘어갔는데 하늘에 대한 열망을 참지 못해(?) 플라잉 수원에 이어 상공에서 놀아보려고 왔습니다. 아무래도 위험이 있는 레저다 보니 티켓을 구매하기 전에 탑승동의서를 작성하고 매표소로 갑니다. 분명히 의왕도시공사에서 운영하면서도 의왕사랑상품권을 받지 않아 신용카드를 꺼내 15,000원을 결제했습니다. 덤으로 무게도 매표소 앞에서 쟀네요. 결제를 마치면 팔에 팔찌를 채워주고 덤으로 티켓도 주네요. 주말이지만 딱히 대기열이 없어서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갑니다. 복장에 대한 안내를 다시 한번 읽어보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경치를 바라보려는 찰나 바로 위에서 올라오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짚라인에 타기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