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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짧은 나들이

멋모르고 도전한 늠내길 (2020.11.08) 시흥시청 앞 공사장 근처에는 시흥시에서 늠내길이라는 이름을 붙인 산책로가 있습니다. 늠내길 제1코스 숲길은 시청에서 군자봉을 거쳐 능곡동 주변을 빙 둘러가는 길인데 전체 거리 12.5km에 소요시간이 4~5시간으로 결코 만만하게 볼 코스가 아닙니다.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걷는 것은 아닌데 일단은 가을이 가기 전에 단풍을 보고 싶어서 산행을 선택했거든요. 그런데 가파른 길을 올라 정신을 차려보니 어째 단풍을 볼만한 나무가 별로 없네요. 다시 헥헥거리면서 가파른 길을 올라 늠내길 코스를 알려주는 화살표를 따라 걸어 옥녀봉에 도착했습니다. 일단은 산봉우리에 올라왔으니 시청 방향을 바라봤는데 나무가 빽빽이 들어서서 경치를 볼 수가 없네요. 마저 가던 길을 걸어 작고개 방향으로 갑니다. 계속 늠내길을 걸으니 산 ..
작은 영화관이 된 카페 (2020.10.24) 연남동에 있는 코코샌드라는 카페에 오니 커다란 영화 포스터가 걸려 있습니다. 삼성전자에서 자사 제품 홍보를 위해 체험 공간으로 이곳을 빌린 것이죠. 세상에서 가장 작은 극장이라는 콘셉트로 꾸민 이곳에서 영화 대부분을 갤럭시 S20이나 갤럭시 노트20으로 촬영한 단편영화 '언택트'를 상영했습니다. 이 정보를 미리 알았으면 영화 사전예약을 했을텐데 너무 늦게 아는 바람에 영화를 여기서 보지는 못했지만 대신 체험이라도 해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발열체크를 하고, QR코드를 찍은 뒤 스탬프 엽서를 받고 이런저런 체험 공간에 방문해봅니다. 가장 먼저 8K QLED TV가 놓인 자리에 앉았습니다. 대화면 TV를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치고박는 중인데 기술적인 측면에서 LG전자가 만든 OLED TV가 사실상 ..
시크리드 지갑 사러 왔다 허탕 (2020.11.07) 오랜만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와서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살림터로 들어갑니다. 잠시 길을 헤매다 아크 오브 디자인이라는 가게에 왔는데... 문이 굳게 닫혀 있네요. 코로나로 인해 쇼룸을 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이날 사려고 했던 것은 시크리드에서 만든 카드 지갑. 금속 재질로 만든 카드 지갑인데 색상이 여러 가지고, 머니 밴드와 같은 옵션도 다양해서 기왕이면 직접 눈으로 보면서 사려고 했건만 실패했네요. 일단 지갑 구매는 다음으로 미루고 잠시 근처를 돌아다니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오프라인 구매를 실패했으니 대신 온라인으로 주문을 했습니다. 가격은 배송비 제외 38,000원. 박스를 열면 통으로 다듬어진 금속 외관이 눈길을 끄는 카드 지갑과 한국어로 적힌 품질 표시 종이가 담겨 있습니다. 검은색이나 은..
서교동 나들이 - 수카라, 소극장 산울림, 뽈랄라백화점 (2020.10.18) 오랫동안 서교동에 자리 잡고 공연을 열고 있는 소극장 산울림. 이곳 1층에는 '수카라'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당연히 여느 카페와 마찬가지로 안에서 커피를 마시고 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테이크 아웃만 하고 있네요. 예전에 방문했을 때의 수카라는 전기레인지와 싱크대 등이 드러나있고 조명이 주황색이라 가정집 주방 느낌이 나던 카페였습니다. 여기서 드립 커피를 주문해서 커피를 얼린 얼음을 띄워 먹곤 했는데...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을 보니 올해 들어 상당히 어려움을 겪다 다시 힘을 내서 테이크 아웃 위주로 장사 노선을 틀은 것 같습니다. 장사 방식은 바뀌었지만 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은 모습을 보고 맛있어 보이지만 죄다 채식이라 한편으로는 꺼려지는 음식에 기겁하며 언젠가 다시 앉을 자리가 들어설 공간에..
필름을 파는 자판기, 필름로그 (2020.10.17) 오장동을 떠나 쌍림동에 있는 좁은 골목길을 걸어 눈에 띄는 노란 자판기 앞에 섰습니다. 저 자판기를 관리하는 곳의 이름은 필름로그. 바로 이 35mm 카메라 필름을 취급하는 곳입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지털카메라마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그럼에도 필름 카메라를 꾸준히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술적인 이유일 수도 있고 여전히 디지털 카메라가 주지 못하는 느낌때문일 수도 있겠죠. 자판기를 보니 필름 카메라로 입문할 용도로 쓸 저렴한 카메라를 파는 것 같은데 특이하게 몇몇 카메라는 업사이클 카메라입니다. 필름 카메라보다도 시장에서 서있을 자리가 없는 일회용 카메라를 가지고 여러 번 쓸 수 있게 손을 본 카메라를 업사이클 카메라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네요. 예전에도 미라클같은 재생 일회용 카메라가 있..
마지막으로 걸어본 일월저수지 (2020.10.17) 조금은 갑작스럽게 수원을 떠나 이사를 하게 돼서 수원시 공공자전거 타조를 타고 마지막으로 일월저수지를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공원 동쪽 입구로 진입해 조금 지나면 수원수목원 조성 안내도가 세워져 있습니다. 일월저수지와 성균관대 사이 농지를 이용해서 수목원을 짓는다는 계획이 오래전부터 있어왔는데요. 예전에 계획을 볼 때에는 2020년쯤 완공이라고 했었는데 이런 계획이 늘 그렇듯이 계획이 미뤄지고 미뤄지고 하며 아직 삽도 못 파고 있습니다. 그래도 일단 올해부터는 뭔가 계획이 진척된 것인지 기존에 밭이 있던 자리에 경작 금지 경고 팻말이 세워지더니 경작지가 하나둘씩 잡초가 무성한 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조감도에 그려진 그 모습을 볼 수 있기를. 조금 더 걷다 보면 야쿠르트 아줌마가 장사를 하고 있습..
북한산성 따라 북한산 횡단 (2020.10.03) 개천절 겸 추석 연휴 이른 아침 구파발역으로 와서 역 근처 김밥집에서 오랜만에 김밥 한 줄을 사고 주말에만 운행하는 8772번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으로 갑니다. 명절 연휴에는 등산객 좀 적으려나 했는데 그 기대는 제 망상이었나 봅니다. 그래서 물을 마시더라도 코를 마스크로 가린 채로 물을 마시고 앞사람과의 거리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등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금까지 지하철을 타고 별의별 곳을 돌아다니면서 북한산성 대서문이나 보국문 등산로 입구까지는 가봤지만 본격적으로 북한산 등산을 해본 적은 없기에 날을 잡아서 북한산성 대서문으로 진입해 북한산성 곳곳을 돌아보다 북한산성 보국문으로 내려가는 일정을 잡았습니다. 공사가 끝나고 말끔한 모습을 드러낸 대서문을 통과하며 북한산성에 진입, 지난번..
만석공원 한 바퀴 (2020.09.20) 어릴 때에는 자전거를 타고 수원 만석공원에 자주 가곤 했는데 자전거를 잃어버린 뒤로는 한 번도 가본 기억이 없습니다. 아마 10년이 넘게 안 가본 것 같네요. 머릿속 이미지와는 너무나도 달라진 만석공원을 찾아 가볍게 걸어봤습니다. 조선 정조 때 화성을 조성하면서 같이 만든 저수지 만석거를 따라 난 산책로를 걸으면서 저수지 수질 개선용으로 만들었으니 안에 들어가서 물놀이하지 말라는 방류수로를 보기도 하고 너무 작게 펴서 흐릿하게 보이는 하얀 연꽃을 보기도 합니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서 문을 잠갔는지 아무도 없는 스케이트보드장을 지나 커다랗게 자란 연잎을 보다 가까이서 보기도 하고 산책로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 놓인 이병희 동상에 다가가 수원시 국회의원을 비롯한 간단한 약력을 읽어보기도 합니다. 시설 노후화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2020.07.12) 정말 오랜만에 뮤지컬을 보러 한강진역과 연결된 블루스퀘어에 왔습니다. JTN이벤트 정기 서비스로 예약한 티켓을 받고 코로나 19 관련해서 자가 문진표도 받았습니다. 이번에 본 뮤지컬은 오페라의 유령인데 한국 라이선스판이 아닌 월드투어판이라 외국인 배우들이 내한해 공연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무대 보랴 자막 보랴 왔다 갔다 해야 해서 내한공연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연회비 내서 받는 서비스로 보는 공연이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못 되네요.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시간이 조금 남으니 사지도 않을 MD나 구경해봅니다. 한창 뮤지컬에 빠져 살 때에는 일일이 프로그램북을 사 모았는데 프로그램북을 사봐야 몇 번 펼쳐보지도 않으니 아끼는 책 몇 권을 빼고는 죄다 처분해버렸네요. 오페라의 유령을 대표하는 소품인 팬..
수원 칠보산 등산 (2020.06.28) 13-1번 시내버스를 타고 호매실 옆 시골 분위기 물씬 나는 자목마을에 진입, 칠보산입구 정류장에 내려 칠보산으로 올라갑니다. 칠보산을 오르는 코스가 상당히 많은데 이중 칠보산종점 정류장에서 오르내리기 좋은 코스는 용화사 옆길로 가는 2번 코스와 한 번에 칠보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3번 코스가 있습니다. 2번 코스로 올라갔다 3번 코스로 내려오기로 결정하고 용화사 옆 제대로 보이지 않는 안내문을 읽은 뒤 호기롭게 등산을 시작했는데... 너무 오랜만에 등산을 해서 그런지 마스크를 낀 상태로 등산을 해서 그런지 몸이 갑자기 안 좋아집니다.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속은 메스껍고... 이대로 내려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고작 200m짜리 산도 못 올라간다니 스스로가 좀 한심해지네요. 다행히 10분쯤 쉬니 좀 나..
여기산 주변 (2020.05.23) 서호 옆에 있는 작은 동산 여기산(麗岐山). 여기산 아래에 여기산 공원이 있어 여러 사람들이 뛰놀고 있지만 정작 산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는데요. 백로, 해오라기, 왜가리 등 여러 새들이 쉬다 가는 곳이라서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데다 산 일부는 농촌진흥청이, 일부는 경찰 기동대가 차지하고 있어 이런저런 이유로 외부인들의 접근을 막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여기산에서 발굴된 유적지에 대한 안내문이 여기산 안쪽이 아니라 여기산 공원 입구에 세워져 있네요. 여기산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지만 그래도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서 도로를 따라 여기산 외곽을 걸어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에 왔습니다. 선거연수원 건물 근처에 문으로 막힌 길이 하나 있는데요.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우장춘 박..
철도 모형으로 가득한 인천 기차왕국박물관카페 (2020.04.30) 지난 3월 17일, 뜬금없이 서울 삼청동에 있는 삼청기차박물관에 대해 쓴 글의 조회수가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평소에 조회수가 그다지 높은 글이 아니었기에 상당히 의아했는데요. 알고 보니 이날 KBS2 생생정보에서 기차 모형이 있는 카페를 소개한 클립이 나와서 이곳이 어디인지 알고 싶던 사람들이 기차 모형을 검색해서 일단 나오는 글은 죄다 눌러본 것이죠. 안타깝게도 방송에 나온 곳은 삼청기차박물관이 아니었기에 급히 글 위에 간단히 안내문을 적어놓았습니다. 어쨌거나 방송 덕에 흥미로운 곳을 알게 되어서 당장이라도 찾아가고 싶었지만 3월은 아직 코로나로 인해 멀리 외출하기 어려웠기에 오랫동안 기다리다 비교적 바이러스가 잠잠해진 4월 30일 집을 나서서 전철을 타고 인천대공원역에 하차, 생생정보에 나온 바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