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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먹을 것을 찾아서

오장동에서 먹는 함흥냉면 (2020.10.17) 오랜만에 서울에 와서 오장동으로 갑니다. 을지로 일대에는 오래된 냉면집이 많은데 오장동에는 유독 비빔냉면 형태로 먹는 함흥냉면집이 많습니다. 여러 집들이 개업 연도를 적어두고 자기네가 오래됐다고 자랑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오장동흥남집에 가보겠습니다. 오리지널 함흥냉면은 회를 양념장에 무친 고명이 올라가는 회냉면이겠지만 저는 회를 못 먹으니 대신 고기냉면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냉면은 뭘 고르든지간에 11,000원이네요. 선불로 계산을 하고 먼저 따뜻한 육수를 마시고 있으니 오이를 빼달라고 부탁한 고기냉면이 나왔습니다. 분식집에서 먹곤 하는 비빔냉면에 비해 양념장이 적고 대신 육수를 약간 부은 듯이 국물이 있는 편인데 이게 오장동 일대 냉면집의 특징이라데요. 자리마다 취향에 맞게 넣어먹으라는 추가 양념이..
의도치 않게 고기 없는 식사를 하고 나온 한식뷔페 (2020.10.10) 화서역 철길 건너편에도 작은 먹자골목이 있는데 처음으로 여기에 있는 식당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대유평 한식뷔페라는 곳인데 주로 바로 옆에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영업하는 것 같네요. 선불로 6,000원을 내고 음식을 퍼가려는데... 어째 음식 중에 고기 반찬이 없네요. 한식뷔페 하면 생각하는 그 흔하디 흔한 제육볶음마저 없습니다. 굳이 따진다면 짜장밥에 고기가 들어가긴 가는데 그 조그만 고기를 먹는다고 고기를 먹었다고 할 수 있을지... 일단 밥 위에 짜장을 붓고, 떡볶이와 버섯볶음, 가지볶음, 단호박튀김, 그리고 김치 콩나물국을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밖에서 고기 없는 식사를 하는 것은 상당히 오랜만인데... 맛은 한식뷔페하면 생각나는 그 맛입니다. 크게 기대하면 안 되고 배..
반반 카레 먹고 입가심은 카페 모카로 (2020.10.09) 일주일 만에 다시 행궁동을 찾아 오랜만에 골목길을 걸어본 뒤 모나미카레라는 곳에 왔습니다. 저녁 영업 시작 시간이 애매하게 5시 반이라서 식당 옆에 놓인 대기 자리에 앉아 기다리다 문이 열리자마자 식당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아봅니다. 주기적으로 메뉴가 바뀐다는 모나미 카레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파는 카레는 새우 크림 카레와 소고기 토마토 카레, 그리고 둘을 섞은 반반 카레입니다. 그러면 반반 카레를 먹어봐야겠죠. 홀로 감성 넘치게 불빛을 내는 무드등을 보며 기다리다 반반 카레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슬슬 해가 져물어가서 그런지 사진이 좀 어둡게 찍히네요. 그래서 기본 카메라 앱 대신 다른 앱을 켜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역시 음식은 필터빨이네요. 카레를 보면 밥을 담벼락처럼 단단히 쌓고 왼쪽에는 새우 크림 카..
스타필드 와서 돈 쓴 곳은 결국 식당, 오한수 우육면가 (2020.10.08) 안성에 스타필드가 정식 개장한 다음날인 10월 8일 개장 시간보다 조금 일찍 스타필드 안성에 와봤습니다. 코앞이 안성 IC이고, 안성시와 평택시 사이의 아주 애매한 경계에 지어놔서 양쪽 도시 사람들은 물론 기타 도시 수요까지 모두를 끌어오겠다는 의도가 보입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들이 어딘가로 뛰어가길래 멋모르고 저도 같이 뛰어갔는데 알고 보니 토이킹덤 럭키박스 구매용 티켓이네요. 굳이 내돈 내가며 되팔기도 귀찮은 럭키박스를 살 생각은 없으니 번호표만 받고 나왔습니다. 3층으로 올라온 뒤 천천히 걸어보며 뭔가 살 것이 있나 살펴보는데 이름 그대로 카페 전첼을 수족관으로 꾸민 카페 데 아쿠아를 지나면서 자기도 모르게 건너편 공차를 홍보하는 철갑상어를 본 뒤 1층 행사장에 레고 전시가 열린 것을 보고 급하..
받자마자 김이 새버린 아바이국밥 (2020.10.05) 시흥시청 근처의 한 순댓국집에 들어갔는데 특이하게도 순대국밥 옆에 아바이국밥이라는 메뉴가 적혀 있습니다. 대창으로 만드는 아바이순대라도 넣어주는걸까요? 대체 뭔 국밥일까 하는 호기심에 주문해봤습니다. 그렇게 저 정체모를 국밥에 기대하며 기다리다 바글바글 끓는 뚝배기를 받았는데... 국을 충분히 식히고 휘휘 저어보니 순댓국과 딱히 건더기가 다를게 없습니다. 순대도 일반적인 고기순대고. 일반 순대국밥과는 1,000원 차이나는데 다른 식당에서 '특'으로 파는 것을 여기서는 이름만 다르게 파는 것 같습니다. 맛 자체는 괜찮으니 맛있게 먹었는데 이래저래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래도 뚝배기를 깔끔하게 비울 만큼 맛은 만족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예전에 한번 와본 '커피와 케잌'에 들러 아메리카노를 챙기고 나..
우동집 타쿠미에서 우동 대신 먹은 치킨동 (2020.09.26) 평택에 와서 호수 하나만 보고 가기는 아쉬우니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비전동에 있는 타쿠미라는 우동집인데 입구에 사누키 우동 전문점이라고 적혀 있는데 사누키 우동은 일본에서 우동으로 유명한 시코쿠 카가와현에서 만들어진 우동입니다. 카가와현의 옛 지명이 사누키라서 사누키 우동이라고 불리는데 라멘보다 우동을 더 많이 먹는다는 이 지역에서는 쫄깃한 면발을 즐기기 위해 우동을 차갑게 만들어서 먹기도 한다고 하죠. 이를 반영하듯이 냉우동을 판다고 팻말에 적어놨네요. 다만 저는 일본 여행을 수도 없이 갔다 왔으면서도 일본에서 우동을 거의 먹어본 적 없을 정도로 우동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여기서 우동만 팔지는 않으니 다른 메뉴를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아래쪽에 돈부리(덮밥)이 3가지 적혀 있는데..
수원에서 찾은 3,500원짜리 국밥집 (2020.09.24) 남문 상권의 중심인 남문시장도 아니고 남문로데오거리도 아닌 교동사거리 인근에 있는 해운대국밥을 찾았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저 믿기지 않는 가격을 알게 된 뒤로 대체 어떻게 팔길래 저런 가격이 나오나 싶어서 호기심에 와봤죠. 식당 밖에 걸린 사진을 보면 상당히 멀쩡한데 자세한 것은 직접 메뉴를 받아봐야 알겠죠. 3,500원짜리 소고기국밥을 주문하니 밥 위에 뜨끈한 국물을 부은 채로 나왔습니다. 경상도에서 먹는 빨간 소고기 뭇국이네요. 콩나물을 넉넉하게 담아서 시원한 국물을 먼저 맛보고 3,500원이라는 가격 치고는 꽤나 많이 들어간 고기를 밥과 함께 퍼서 먹어봅니다. 고기를 큼지막하게 썰었지만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힙니다. 먹으면 먹을 수록 3,500원에 이 맛과 이 양이라는 것이 참 신기한데요. 아무..
오랜만에 생각나서 가본 파파이스 (2020.09.19) 인터넷에서 꽤나 많이 돌아다닌 이 사진을 보고 오랜만에 파파이스가 생각났습니다. 일단 회사 측에서는 한국 철수가 아닌 일부 지점 폐점이라고 선을 긋고는 있지만 전체 매장 개수가 한참 후발주자인 노브랜드 버거보다도 적은 상황인지라 이래저래 파파이스 입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이네요. 결국 12월 3일부로 철수 보도가 나왔습니다. 파파이스 이름을 들은 김에 오랜만에 파파이스를 가봤습니다. 전국에 지점이 없는 도시가 수두룩한데 다행히(?) 수원에는 뉴코아 동수원점 지하에 지점이 있어서 여기로 가봤습니다. 미국 루이지애나쪽 프랑스계 이주민들이 먹던 케이준 스타일 패스트푸드를 전문으로 하는 파파이스. 파파이스에서 파는 메뉴는 대부분 닭고기를 쓰기에 예전에는 치킨버거라는 이름 대신에 치킨 샌드위치라..
내장탕을 먹으려고 다시 찾은 양평해장국 (2020.09.17) 오랜만에 양평해장국집이 생각나서 들렀습니다. 지난번에는 상당히 담백한 해장국을 먹어봤으니 이번에는 내장탕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분명히 내장탕을 주문했는데 주방에서 주문을 잘못 들었는지 뚝배기를 급히 가스버너에서 빼고 다시 올리는 해프닝을 겪은 뒤 콩나물이 듬뿍 들어간 내장탕을 받았습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숟갈 떠 보니 해장국과 마찬가지로 국물이 참 맑습니다. 콩나물을 저렇게 듬뿍 담았으니 국물이 안 맑기도 어려울 것 같지만 아무튼 기존에 먹던 내장탕과는 좀 많이 달라 보입니다. 그래도 건더기를 휘휘 저어 보니 내장이 듬뿍 들어갔고 고추기름을 잘 풀어보니 색깔만큼은 내장탕답게 나오네요. 겨자 양념을 잘 풀어서 내장을 찍어먹어 보고 충분히 식은 내장탕에 밥을 말아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합니다. 내장을..
어려운 시기에 문을 연 만둣집 (2020.08.29) 8월 중순 옷가게가 있던 자리가 비워지고 그 자리에 만둣집이 들어섰습니다. 장호덕 손만두라는 곳인데 SBS 생활의 달인에 나왔던 사람이 프랜차이즈를 차렸나 봅니다. 하필이면 수도권 코로나 대폭발 시기인 8월 중순에 문을 열었는데 식당에서 만두를 먹고 갈 자리 없이 오로지 만두를 빚기만 하고 포장판매를 해서 그런지 만두 맛이 정말 뛰어난 것인지 오픈빨과 함께 초반 성적은 꽤나 괜찮아 보입니다. 의외로 동네에 만두 전문점이 지금까지 단 한 곳도 없었다는 점도 한몫하는 것 같네요. 그래서 저도 만두를 몇 개 들고 왔습니다. 만두는 고기만두와 김치만두를 작은 만두와 왕만두, 새우를 넣은 왕만두 이렇게 3가지로 파는데 작은 만두와 왕만두는 4,000원, 새우만두는 5,000원입니다. 우선 고기 새우만두를 한입 베..
닭곰탕과 솥밥으로 챙긴 말복 (2020.08.15) 초복, 중복을 모조리 스쳐 지나갔기에 광복절과 겹친 말복을 챙기러 집을 나섰습니다. 도착한 곳은 수원 통닭거리 근처에 있는 수원성 진닭통닭. 요리와 관련해서 자랑하듯이 걸어놓은 상장을 지나 자리에 앉아 한방닭곰탕을 주문. 조금 오래 기다려서 음식이 나왔습니다. 진하게 우러난 닭곰탕도 닭곰탕이지만 6,000원에 솥밥이 나온다는 점에 절로 감탄하게 되네요. 밥을 박박 긁고 뜨거운 물을 부은 뒤 숭늉이 잘 우러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선 국물을 맛봅니다. 진한 닭맛이 잘 우러난 국물입니다. 숟가락으로 뚝배기를 휘휘 저어보니 살코기도 제법 넉넉하게 들어갔네요. 밥을 잘 만 다음 닭곰탕과 함께 나온 부추를 적당히 집어 닭곰탕에 담고 숟가락으로 밥과 살코기, 부추를 함께 떠먹습니다. 딱히 흠잡을 데 없이 무난하게 맛..
국가대표 조리실장 출신 요리사의 설렁탕 (2020.07.21) 오랜만에 석계역 음식문화거리를 다시 찾아 지난번에 가지 못한 정지춘설렁탕에 다시 왔습니다. 2002년 월드컵 국가대표팀 조리실장을 지냈다는 경력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식당 한 쪽에 각종 기사 스크랩과 히딩크 감독, 안정환, 박지성 등 국가대표 선수와 함께 찍은 사진이 붙어 있고, 당시 국가대표 유니폼 위에 받은 사인도 걸어놨네요. 설렁탕집에 왔으니 설렁탕을 보통으로 주문해봅니다. 설렁탕집에 빠지면 섭섭한 깍두기와 함께 밥이 나오고 곧이어 설렁탕이 나왔습니다. 뚝배기를 살살 휘저어보니 안에 들어간 소면과 양지가 보이네요. 파를 듬뿍 넣고 소금과 고춧가루도 살살 뿌려 잘 휘저은 뒤 밥을 말아 식사를 해봅니다. 설렁탕을 먹었을 때 처음 느낀 감정은 의외로 당혹감이었는데요. 국물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소고기의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