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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

6. 스나바에서 커피를 사고 쿠라요시로 톳토리시에 있는 카페 중에 스나바 커피라는 카페가 있는데 이 카페가 생기게 된 계기가 상당히 골 때립니다. 톳토리현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됐다는 것을 상징하는 소재가 바로 스타벅스였는데요. 톳토리현에는 스타벅스 지점이 하나도 없던 상황에서 바로 옆 동네 시마네현에 스타벅스가 들어서자 히라이 신지 현지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스타바(스타벅스)는 없어도 스나바(모래사장)은 있다'는 말을 남겼는데 이 말이 상당히 화제가 되면서 톳토리 현지 기업에서 아예 스나바 커피를 차린 것이죠. 스나바 커피가 문을 열고 나서 1년 뒤인 2015년에 마침내 톳토리현에도 스타벅스 매장이 문을 열면서 더 이상 위의 말장난을 쓰지 못하게 됐지만 아무튼 스나바 커피는 지금도 톳토리에서 장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에피소드를 알고..
5. 톳토리 사구에서 맞는 일출 다른 때보다 조금 여유 있게 일어나 토요코인 식당에서 주는 아침을 먹고 남들보다 조금 일찍 여행을 시작합니다. 톳토리를 대표하는 관광지는 단연 톳토리 사구인데 관광 루프 버스 기린사자(키린지시)도 톳토리 사구에 가지만 현재 시간은 아침 6시 50분. 관광 루프 버스가 움직이기엔 너무 이른 시간입니다. 그러니 다른 버스를 알아봐야겠죠. 사큐히가시구치(沙丘東口)로 가는 버스를 타고 사구까지 걸어가기로 합니다. 교통카드를 쓰지 못한다는 안내문을 확인하고 3번 승강장으로 이동해 7시에 출발하는 32번 버스에 탑니다. 톳토리역을 출발하고 20분쯤 지나 버스에서 내리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아직 해가 완전히 뜨지 않았네요. 지도를 따라 오르막길을 걸으니 모래의 미술관이 나오네요. 사구라는 이미지를 살려 모래로 온갖..
4. 기차만 타다 숙소로 비는 거의 그쳤지만 여전히 날씨는 안 좋다 보니 역에서 멀리까지 돌아다니긴 싫어서 요나고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중국집을 찾아갑니다. 가게 이름은 다이렌(大連). 여느 중국집처럼 라멘과 볶음밥을 파는데 라멘과 볶음밥을 같이 주는 세트가 800엔이길래 이걸 먹기로 합니다. 덤으로 야키교자도 주문. 작은 그릇(小盛り)이라길래 양은 크게 기대 안 했는데 받고 나서 보니 양이 결코 작지 않네요. 다닥다닥 붙여 구운 교자만두는 만두피가 너무 달라붙어 계속 찢어지는 게 아쉬웠지만 라멘이나 볶음밥은 꽤나 맛있네요. 식사를 마치고 카페에서 나와 다시 요나고역으로. 열차를 타러 승강장 안으로 들어오니 사카이미나토역으로 가는 승강장 안내판에 '게게게의 키타로'의 요괴 눈알 아버지가 그려져 있습니다. 게게게의 키타로를 그린..
3. 사라지기 전 탄 특급 야쿠모 파노라마석 5시간 동안 기차를 탔는데 제가 히로시마역에서 뽑은 승차권의 목적지는 니미역이 아닌 요나고역(米子駅)이라서 또 열차를 타고 한참을 이동합니다. 니미역에서 요나고역까지는 특급 요나고가 운행하고 있는데 국철 시절 만들었던 열차가 노후화돼서 2024년 4월부터 왼쪽에 있는 신차가 야쿠모에 투입될 예정이라 폐차되기 직전의 구형 열차를 타고 가기로 합니다. 시간대별로 운행하는 열차 사양이 제각각이라 열차가 몇량짜리인지, 타는 곳은 어디인지 알려주는 표가 따로 있네요. 제가 탈 야쿠모 17호는 그린샤에 파노라마석이 있는 편성이라서 어차피 교통패스 없이 제돈 다 주고 이동하고 있으니 그린샤 좌석을 질렀습니다. 그것도 열차 앞 경치가 바로 보이는 맨 앞자리. 오래된 열차인 만큼 좌석도 오래됐지만 대신 쿠션 하나는 기가..
2. 게이비선 일주 - 미요시역에서 니미역까지 미요시역으로 돌아오니 미요시역을 지나는 게이비선과 후쿠엔선의 춘하추동 사진을 모은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정작 미요시역과 별 관련 없는 특급 야쿠모 사진도 잔뜩 붙어 있는데 게이비선이든 후쿠엔선이든 특급 야쿠모가 다니는 하쿠비선이든 산인 지방과 산요 지방을 연결하는 인요연락선이니 사진을 거는 기준을 좀 크게 잡은 걸까요? 빠르게 사진 구경을 마치고 이제 기차를 타러 갑니다. 미요시역에서는 히로시마역 방향, 빈고오치아이역 방향, 후츄역 방향 이렇게 세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거의 매 시간마다 1회씩 있는 히로시마 방향 기차에 비해 다른 두 방향 기차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게다가 잘 보면 빈고오치아이역이나 후츄역으로 가지 않고 그전에 멈추는 열차도 많네요. 그만큼 히로시마역 방향이 아닌 다른..
1. 게이비선 일주 - 히로시마역에서 미요시역까지 2월에 홋카이도 여행을 갈 예정이었기에 1월에는 일본 여행을 할 생각이 없었으나 지난 12월 여행 때 귀국 직전 히로시마 지역 교통카드 PASPY를 잃어버리는 대참사가 생겼습니다. 다른 카드라면 어쩔 수 없지만 나중에 다시 사야지 하고 참겠지만 PASPY는 조만간 단종될 예정이라 시간 여유가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때마침 제주항공이 히로시마 노선을 겨울 한정 2데일리로 증편했겠다 해서 급하게 여행 일정을 짰습니다. 12월에 인천 공항에서 노숙해보면서 그냥 자면 미칠 듯이 추워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 숙박비 내는 셈 치고 스카이 허브 라운지에 들어가 간단히 야식을 먹고 노숙보다 불편한 취침을 한 뒤 좀비처럼 게이트로 걸어가 비행기를 탔는데 인천공항 트래픽 이슈로 7시 45분 출발 예정이던 비행기가..
25. 공항에서 시간이 너무 남아 둘러본 산케이엔 해가 뜨기 전 숙소를 떠나 눈이 내리는 하늘을 보고 조금 불안해하며 이른 아침을 먹으러 이번에도 마츠야로 갑니다. 이번에도 규동과 순두부, 미니 김치찌개로 아침을 먹고 나오니 살짝 해가 뜨고 있네요. 히로시마역 신칸센구치로 가서 7시에 출발하는 공항리무진 버스에 승차. 눈이 내리는 창밖을 보니 참 적절한 때에 일본을 떠나네요.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한 뒤 공항 근처에 있는 산케이엔이라는 정원을 갈지 말지 고민하다 아직 문을 열 시간이 아니라서 일단 체크인을 하려고 했는데 제주항공 카운터로 이동해보니 아직 문을 열려면 1시간이나 남았네요. 히로시마 시내에서 공항까지 한참 걸려서 일부러 여유 있게 왔건만... 그래서 시간을 때울만한 거리를 찾다 가챠 샵이 있어서 한번 구경해 보니 정말 인기가 대단한 건지 니케..
24. 지난 히로시마 여행 때 미룬 숙제를 처리하는 밤 게스트하우스 바로 앞에 있는 엔코바시쵸역에서 노면전차를 타는데 출퇴근시간도 아닌데 전차 안이 승객들로 바글바글합니다. 한참을 고통받다 혼도리에 내려 다이소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고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구석진 곳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잠시 들릅니다. 지난 6월 히로시마 여행 때 평화기념공원에 들렀지만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들르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거든요. 다시 히로시마에 왔으니 시간을 내 짧게 묵념을 하고 공원을 떠납니다. 지난 여행 때 미룬 숙제가 하나 더 있는데요. 내장 튀김을 먹었던 아키쨩에 다시 왔습니다. 호르몬 텐푸라를 이번에도 먹을 거긴 한데 지난번에 그냥 지나친 이 오뎅이 너무나도 먹고 싶었거든요. 두부와 곤약, 고기 꼬치를 퍼서 접시에 담아 먹는 동안 주문한 호르몬 텐..
23. 신칸센을 타고 히로시마로 사카이시역에서 한와선 열차를 타고 오사카로 돌아가도 되지만 굳이 난카이 사카이히가시역까지 버스를 타고 와서 삼성페이에 등록한 삼성 비자카드로 개찰구를 통과해 보고 오사카로 올라가려는데 뭔가 이상한 열차가 왔네요. 센보쿠 고속철도에서 운행하는 철도무스메 래핑 열차인데 센보쿠 고속철도 철도무스메 캐릭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철도회사 캐릭터까지 있네요. 철도무스메 15주년 기념 캐릭터 총선거 결과를 반영한 라인업인가 싶어 찾아보니 그건 또 아니라서 그냥 새로운 이벤트를 하고 싶었나 봅니다. 신이마미야역에 도착해서 JR로 갈아타는데 여기서부터는 산요 신칸센 편도 할인 승차권을 써서 이동합니다. 신이마미야역에서 안 내리고 난바에서 지하철 미도스지선으로 갈아타면 신오사카역까지 이동할 때 환승 횟수를 1번 줄일 수 ..
22. 알폰스 무하 전시를 본 김에 다시 간 사카이 알폰스 무하관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기엔 규동만 한 게 없는데 또 마츠야를 가자니 오사카역에서 좀 멀어서 의외로 한 번도 안 가본 요시노야에서 네기타마규동(ねぎ玉牛丼)을 주문한 뒤 빠르게 점심을 해결하고 오사카역으로 돌아와 유료 착석 서비스지만 좌석이 다른 좌석과 똑같아 아는 사람들에게는 비웃음만 받는 우레시트(うれしート) 홍보 전단지를 보며 괜히 웃고 한와선 키슈지 쾌속 열차에 서서 갑니다. 2024년 중 하쿠비선 특급 야쿠모 정기운용에서 빠지는 오래된 열차와 관련 있는 캠페인 광고를 보고 사카이시역에 내렸는데 사카이시가 관광지로 유명한 동네도 아닌데 어느새 사카이시 방문이 3번째네요. 이번에도 사카이 알폰스 무하관으로 와서 어느새 여기에도 도입된 캐시리스 결제에 깜짝 놀라며 새롭게 바뀐 입장권을 받고 특별전을 관람..
21. 오사카로 가서 다시 만난 알폰스 무하의 그림들 킨카쿠지에서 버스를 타고 오사카로 가는 전철을 타야 하는데 버스 노선도를 보니 사이인역에서 내려 한큐로 갈아타는 것이 종점 교토역에서 JR을 타는 것보다 빠를 것 같네요. 별다른 교통패스 없이 교통카드만 써서 돌아다니고 있기에 회사를 따질 필요 없이 그때그때 교통수단을 선택해서 이동합니다. 한큐 사이인역은 특급열차가 서지 않는 역이니 오사카 방향으로 가는 아무 열차나 타고 카츠라역에 내린 뒤 여기서 오사카우메다행 특급열차로 갈아타 푹신한 시트를 어떻게든 사수해 앉아갑니다. 언제나 분주한 오사카우메다역에 도착하니 2024년 여름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유료 지정석 서비스 PRiVACE 광고가 걸려 있네요. 인구 감소에 더해 코로나로 승객 감소 직격타를 맞은 철도 회사들이 열심히 살길을 찾고 있는데 오사카 일대..
20. 건물 하나 보러 간 킨카쿠지(금각사) 긴카쿠지(은각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 킨카쿠지(금각사)일텐데 비슷한 이름과는 다르게 두 절은 거리가 제법 멀리 떨어져 있어 둘을 묶어서 보는 것은 그다지 추천할만한 여행이 못 됩니다. 하지만 저는 남들 다 가는 긴카쿠지를 일본 여행을 시작한 뒤로 8년 만에 가봤으니 킨카쿠지도 이번에 안 가면 앞으로도 안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두 절을 잇는 204번 버스를 타고 긴카쿠지에서 킨카쿠지로 이동합니다. 늘 막히기로 유명한 교토 시내를 지나가느라 거리에 비해 참 오랜 시간을 길바닥에 뿌리며 목적지인 킨카쿠지미치 정류장에 도착.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버스에서 내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킨카쿠지로 걸어갑니다. 긴카쿠지의 진짜 이름이 긴카쿠지가 아닌 지쇼지이듯이 킨카쿠지의 진짜 이름도 킨카쿠지가 아닌 로쿠온지..